보험약관 변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7가지 사항은?
보험약관 변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7가지 사항은?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9.03.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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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원(원장 조남희, 이하 금소원)은 문 대통령이 최근에 보험약관의 어려운 용어를 알기 쉽게 변경하라고 주문한 후 금융위와 금감원이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약관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하여 금융위와 금감원이 진정 소비자 보호 의지가 있다면 업무도 모르는 무능한 사무처장, 과장을 TF 팀장으로 구성하면서 말고, 시장전문가를 TF 팀장으로 구성하는 실질적 조치부터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보험상품 약관은 어려운 용어와 애매한 표현이 많아서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깨알같이 작은 글자인데다 외계어투성이로 해독 불가능이고 60~200페이지에 달하여 읽어 볼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약관이 어려워 보험설계사조차 약관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채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들은 상품내용과 유의사항을 잘 모른 채 가입하여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자살보험금,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치료비, 즉시연금 사건도 어렵고 불명확하게 만든 보험약관이 화근이었다. 이는 소비자 배려 없이 관행적으로 약관을 만들어 사용했기 때문이다. 

보험상품 판매 시 약관의 중요내용을 반드시 설명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지만, 정작 보험설계사나 소비자들은 어떤 것이 중요 내용인지 잘 모르고 어떤 방법으로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고, 들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보험업법 시행령 제42조의 2(설명의무의 중요사항 등)에 12가지가 정해져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미흡하여 현장에서 보험설계사의 불완전판매와 소비자의 묻지마 가입이 발생한다. 설령 보험설계사가 12가지를 명확히 알고 설명했더라도 소비자가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수도 없다. 

보험서류 작성 시 ‘보험 상품에 대해 잘 알고 가입한다’는 덧글을 쓰게 하고 얼른 사인하라고 재촉한다. 가입자는 설계사 면전에서 당장 덧글 쓰고 사인할 수밖에 없다. 결국 덧글과 사인은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한 방법이다. 

이런 상황은 보험사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업권에서 서류 작성시 형식적 작성형태가 관행화되어 있는 것이 고질적 문제다. 그야말로 받아쓰기 형태로 이루어지는 현장이 아마도 자연스런 상황, 시장의 현실이건만 마치 보험사만 문제인 것처럼 금융당국은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2019년 1월 23일, 청와대)’에서 “보험약관의 어려운 용어를 알기 쉽게 변경하라”고 주문했다. 한 달 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보험약관 개선 간담회(2019년 2월 26일 보험개발원)에서 “보험약관을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할 때”라며 “소비자가 충분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약관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금융감독원도 ‘약관전문위원회’를 설치, 운영해서 어려운 보험약관을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금소원은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토대로 금융위, 금감원이 보험약관을 변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7가지 사항을 제언해 본다. 

첫째, 금융위는 TF를 똑바로 구성하라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도 모르고, 시장도 모르는 사무처장 등이 TF팀장이랍시고 앉아 하수인 단체를 시켜 세미나 정도 열고 대책이랍시고 발표하는 관행은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부터는 반드시 관변, 하수인 중심의 TF구성이 아닌 실질적이고 합리적 전문가로 TF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보험상품의 단순화를 추진해야 한다. 약관이 쉬워지려면 상품이 먼저 단순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품 단순화도 없이 약관을 쉽게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보험사들 스스로 쉬운 상품, 쉬운 약관을 만들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셋째, 애매모호한 용어나 과장된 문구 등은 없애야 한다. 예를 들어 ‘공시이율’을 ‘저축보험료 공시이율’로 바꿔야 소비자가 오해하지 않는다. ‘직접적인 치료 목적’, ‘회사가 정한 방법에 따라’와 같은 문구는 소비자 관점의 문구가 아니기 때문에 화근이 된다. 특히 “해지환급금은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합니다”라는 문구 등이 그렇다. 소비자는 산출방법서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인지 보지 못했고 설명을 들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 

넷째, 보험약관에 ‘보험금 부 지급 사례’ 등도 추가해야 한다. 현행 ‘보험금 지급사유와 보장내용’이 불명확하고 단서조항이 많아서 보험금 분쟁이 끊이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사업비 공제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은 사업비가 무엇이고 얼마를 공제하는지 모르는 것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어려운 한자용어를 한글세대에 맞춰 쉽게 고치고, 전문용어, 의학용어처럼 사용이 불가피할 경우 하단에 해설(문자나 만화 등)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여섯째, 소비자에게 실제 가입한 약관만 제공해야 한다. 보험사들이 약관 제작경비를 아끼려고 소비자가 가입하지도 않은 각종 특약 약관까지 모두 포함된 약관을 만들어 무차별로 제공하는 것은 가입자에겐 짐만 되고 있다. 

일곱째, 약관의 중요내용을 기재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가입자에게 체크하게 한 후 부본을 교부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가 약관의 중요 내용을 명확히 알고 빠짐없이 설명들을 수 있다. 

금융위·금감원이 보험약관을 얼마나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바꿀 지 두고 볼 일이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현장 모르는 자들끼리, 어용관변 인사중심으로 TF를 구성하여 현실성 없는 대책으로 시늉만 해서는 안 된다. 금융위·금감원이 진정 소비자보호 의지가 있다면 생색이나 홍보성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제로 알기 쉽게 제대로 바꿔려는 자세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금소원 오세헌 국장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알기 쉬운 약관으로 어렵고 복잡한 약관이 아니다. 소비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약관은 무용지물이므로 금융당국은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기존 방식대로 관행적으로 구성해 온 TF 구성방식이 아닌,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하여 운영하려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 과거처럼 금융위 사무처장 등이 TF 팀장을 맡아 실적 쌓기, 홍보용으로 활용되는 행위를 다시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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