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탄발전 중지명령 가능한데도 카드만 ‘만지작’”
“정부, 석탄발전 중지명령 가능한데도 카드만 ‘만지작’”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9.03.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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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1회

얼마 전 사상 초유의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수 일째 뒤덮었다. 중국의 영향이 컸다고 하지만, 국내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충남지역의 석탄화력 발전소와 제철소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큰 영향을 미친다. 서해안의 이른바 ‘석탄벨트’에서 뿜어져 나온 미세먼지는 수도권과 전북, 충북지역에 타격을 준다. 이 세 곳은 미세먼지 ‘레드벨트’(Red Belt) 지대다. 정부는 탈 원전-탈 석탄을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친 원전, 친 석탄으로 가는 모양새다. 국민건강과 안전이 위중한 상황임에도 정치권은 손을 놓고 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

연이은 초미세먼지 공습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9년 동안 석탄발전소를 늘린 것이 결국 터졌다는 지적이다.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다. 수도권에는 석탄발전이 불가능하다보니 충남에 대규모로 석탄발전소가 몰려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충남 신규 석탄발전소가 꽤 들어가서 서해안 일대가 석탄발전 벨트화 됐다.

“특히 충남지역 30개 석탄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는 바다 건너 중국의 미세먼지보다 가까이 있으니 영향이 더 크다. 정부가 당장 가동을 멈추면 될 일인데 못하고 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최근 들어 기후변화와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더 악화됐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진 원인을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 방식도 문제다. 탈 원전 정책이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하면서 자유한국당에게 꼬투리 잡혀 공격받고 있지만 대안을 자신있게 내세우지 못한다. 그런 틈새를 타고 ‘원전-석탄’ 세력이 꿈틀대고 있다. 재생에너지조차 ‘탈 재생’으로 갈 판국이다. 새만금에 대규모 태양광을 설치하려는 등 나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이원영 처장은 “에너지수입 세계 4위인 한국은 에너지비용 부담이 매우 높은 반면에 재생에너지 잠재력은 많은 나라다. 재생에너지는 수입이 필요 없는 순수 국산에너지다. 그런데도 재생에너지를 공격하고 논리에도 안 맞는 석탄과 원전을 유일한 대안이라 말하는 세력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원전은 언제 멈출지 알 수 전력망을 불안정하게 한다. 원전이 늘면 석탄과 가스발전도 같이 늘어나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그동안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같이 늘려왔다. 오히려 정치인들이 특정 대기업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발언이 공공이익인 양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있다.”

“1000만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너무 소심하고 좌우 눈치를 본다”는 양이원영 처장으로부터 갈수록 심화되는 초미세먼지 문제와 탈 원전, 탈 석탄, 재생에너지, 8주년을 넘긴 후쿠시마 원전 문제 등을 들어본다. 3회로 나눠 게재한다.

 

- 얼마 전 최악의 초미세먼지로 국가적 환경패닉에 빠졌다.

▲ ‘7일간의 환경재앙’이었다. 지금 수치는 낮아도 초미세먼지는 일상화됐다. 피해만 해도 천문학적인 액수다. 2015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12조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 4조원으로 낮아지긴 했다지만 문제는 국내요인도 크다는 점이다. 특히 충남 지역에 집중된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소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은 남북으로 퍼져서 수도권과 충북, 전북지역에 피해를 준다. 겨울과 봄철의 대기정체가 겹치면 피해는 더 커진다. 석탄사용이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베이징도 이번에 타격을 받았는데 그나마 중국은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빠르다. 중국은 재생에너지가 30%고 원전이 10%다. 한국은 석탄이 45%, 원전 30%, 나머지가 가스발전과 석유, 재생에너지다. 중국과 한국 모두 미세먼지 산업구조다.

 

- 서해안이 국내 미세먼지의 진원지라는 말인데.

▲ 정확히 말하면 인천의 영흥발전소 6개가 석탄발전소이고 충남에만 30개 석탄발전소가 몰려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1만2000톤 가량이다. 석탄 2만 3000톤 중 절반이 이곳에서 태워진다. 한마디로 미세먼지 발전소다. 이곳의 현대제철소도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이다. 현대제철소는 한국 3대 제철소 중 하나다. 이 공장 하나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만도 엄청나다. 제철과정에서 사용하는 ‘코크스’로 인해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나온다. 최근에 현대제철소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이 2배가량 늘어났다. 제철과 제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총량이 20%인데, 현대제철소 한 곳에서만 35%를 배출한다. 제철소와 발전소에서 나온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위로 올라가면 수도권을 덮고, 아래로 가면 전북이, 옆 내륙으로 가면 충북이 피해를 받는다. 그러니까 수도권-충북-전북 세 지역은 초미세먼지 ‘레드 존’(Red Zone)이다.

 

- 특히 MB정권 때 화력발전소가 급증했다.

▲ 인천과 당진에는 석탄발전소가 몰려있는 ‘석탄화력 벨트라인’ 지대다. 이명박 정부 당시 4차와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로 추가된 석탄발전소가 15기이다. 이중 인천과 충남에 10기이고 이 중 당진의 당진에코석탄발전소만 이 정부 들어 취소되었고 나머지는 모두 건설되어 운영 중이다. 이명박 정부 말기에 대기업인 민자석탄발전소를 대규모로 계획에 반영시켜 박근혜 정부에서 확정되었다. 모두 6기 6기가와트 설비다.

 

-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가스발전은 어떤가.

▲ 수도권 코밑 충남지역의 30기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바다 건너 중국보다 더 가까우니 영향이 더 크다. 30기 발전설비는 총 18기가와트 정도다. 봄철에는 전력소비가 적어서 하루 중 가장 전기를 많이 쓰는 때와 비교해도 공급예비력은 20기가와트 정도다. 충남에 있는 석탄발전 30기는 당장에 가동을 멈춰도 전력수급에 문제없다. 못하는 이유는 가스발전 비용이 더 비싸게 들기 때문이다. 가동률이 78%인 석탄에 비해 가스는 45%다. 현재 세계 가스시장 현물가격은 싸지만 가스공사가 대규모로 장기계약해서 구매한 가스비용이 비싸다보니 가스발전이 현재로서는 더 비쌀 수밖에 없다.

 

- 전력요금이 오른다는 얘기인가.

▲ 현재 국내 총 발전설비는 119기가와트다. 봄철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날 하루 전기사용량은 많으면 75기가와트다. ‘대기 중’인 공급전력이 90기가와트가 넘는다. 석탄발전 60개 전력을 합해도 고작 37기가와트다. 석탄전기 절반을 가스로 대체하면 가구당 월 3000~5000원 정도의 전기료가 올라가는 걸로 보고 있다. 석탄발전 가동률을 낮추고 가스가동률을 70%로 끌어올리면 된다. 그런데도 당국은 전기요금 올린다는 소리 듣기가 무서워서인지 손을 놓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이런 틈을 타 구시대 기득권인 석탄세력-원전세력과 결집해 가스발전을 공격하고 재생에너지 무용론을 들먹이며 원전을 주장한다.

 

-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인데.

▲ 미세먼지와 에너지정책도 결국 정치문제다. 석탄은 결코 싼 에너지가 아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사는 마스크 값만도 하나에 3천원이다. 비싼 공기청정기 구입하는 등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부자들은 몇 대씩 살 수 있지만 서민들은 건강을 잃고 고통만 가중된다. 정부도 전기요금 안올리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바람에 자기 덫에 걸려 버렸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약점을 잡고 발목을 붙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핵폐기물 1위, 원전밀집 1위, OECD석탄발전 밀집도 1위, 미세먼지 문제해결 최하 국가다. 이런 성적표를 갖고도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석탄발전소는 산업부 책임이다. 환경부가 그 권한이 없으니 급기야 야외 공기청정기까지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 석탄발전과 미세먼지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 현 정부가 석탄발전을 줄이지 못한다는 것을 한국당이 뻔히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원전세력’을 등에 업은 한국당은 국민안전이나 미세먼지 줄이는 게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세력이다. 보수언론도 정치권과 야합해 보도하면서 탈원전과 에너지전환을 정쟁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 지금의 정부도 문제지만 한국당은 적반하장식이다. 석탄발전소는 이명박 정부가 15개, 박근혜 정부가 12개 늘렸다. 석탄발전소가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삼성 등 모두 민간업체라 취소하는 일이 더 어렵게 꼬여버렸다. 지금 정부가 보다 과감하게 석탄발전을 취소하고 미세먼지를 배출량 줄이려면 관련법을 정비해서 민간석탄발전업자들 적정 보상을 해주면 되는데 지금 국회에서 무얼 기대할 수 있겠나. 반면에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60기 중 58기는 공기업 한전이 100% 소유한 자회사들이다.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면 이들 석탄발전소를 겨울과 봄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시즌에 가동을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 마저도 못하고 있다. 전기요금 덫에 빠져버린 것이다. <2회로 이어집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서강대학교 생물학 학사
독일 라이프찌히 대학 경영학 석사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공공정책학 석사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 국장
에너지대안포럼 기획운영위원회 위원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국장
에너지전환포럼 이사
現 환경운동연합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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