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PK' 혈투

4.3 국회의원 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야당 지도부는 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을 찾아 정부·여당 심판론을 화두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반해 여당인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의 지원유세를 자제하며 여야 간 대결 구도를 피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보궐 선거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여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월 정국을 가를 재보선 판세를 살펴봤다.

 

황교안 대표로서는 첫 번째 시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궐 선거를 앞두고 황 대표를 비롯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한꺼번에 창원을 찾는 것도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됐다.

황 대표는 창원 성산 강기윤 후보 출정식에서 “문재인정부의 실패한 좌파 사회주의 경제실험이 창원 경제를 무너뜨렸다”며 “대통령이 먼저 챙겨야 할 것은 개성공단이 아니라 창원공단”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에 보궐선거가 열리는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은 모두 PK(부산·경남) 지역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는 PK 지역 광역단체장 세 자리를 비롯 민주당이 대부분 승리했지만, 한국당은 이번에는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당 관계자는 “비록 두 곳뿐이지만 이번 선거를 야당이 싹쓸이할 경우 정권 심판 프레임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당은 두 곳 중 최소 한곳 이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통영·고성을 확보하고 창원 성산까지 접수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창원 성산에서 민주당 권민호, 정의당 여영국 후보 간 단일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 대표는 이와 관련 “말이 단일화지 실체는 좌파 연합”이라며 견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창원 성산에 ‘올 인’ 하는 모습이다. 거의 매일같이 창원을 찾아 이재환 후보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더 이상 창원을 국정농단 세력에게 맡길 수 없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동시에 겨냥했다.
 

‘후보 단일화’ 변수

이에 반해 민주당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민주당은 직접적인 지원 보다는 해당 지역에 대한 예산과 정책 지원을 무기로 선거전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창원 성산의 경우는 정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마무린 된 후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황 한국당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 대표가 이번에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창원은 이번 보궐선거의 최대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통영 고성의 경우 한국당이 유리하지만 창원은 격전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세가 강해 정의당의 힘이 큰 곳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단 단일화 과정을 지켜본 뒤 최종 전략을 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선거 과정을 통해 ‘우경화’가 노골화되면 입게 될 역풍도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손 대표는 황 대표에 비해 훨씬 절박하다. 정치적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연동형 비례제가 당내 패스트트랙에 대한 반론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 대표로선 공식 목표는 당선이지만 일단 중요한 당면 목표는 '두 자릿수 이상' 의미 있는 득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내야한다”며 “다당제의 명분을 지켜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지도부의 리더십은 다시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정의당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에 ‘올 인’하고 있다. 이정미 대표, 심상정 의원 등이 총출동해 여영국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이 갖는 상징성이 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다.

여 후보는 "노회찬 의원 지역구였던 창원성산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바란 그의 꿈을 완성하겠다"고 주장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보궐 선거에서 어느 쪽이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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