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검증 VS 총력 방어

여의도 정치권이 ‘청문회 정국’을 맡아 물밑 움직임이 한창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7명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맞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단단히 벼르고 있다. 최근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동시에 도마 위에 오른 것에 대한 반전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4월 재보선과 관련 문재인 정부 흠집내기는 정점을 달릴 전망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는 정치권 분위기를 살펴봤다.

 

7명의 후보자 중 몇 명이나 생존에 성공할까.

‘강력한 창’을 앞세운 자유한국당과 ‘총력 방어’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최대 격전지의 주인공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대표 인사인 김 후보자는 강력한 대북대화론자로 분류된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안보정책의 실패를 증명한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김 후보자 사수에 ‘올 인’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자를 지켜내지 못하면 '한반도비핵화, 평화프로세스' 자체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4선의 최재성 의원 등을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치했다.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산 넘어 산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서민주거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자리다. 그런 만큼 세 채를 갖고 있는 다주택자인 최 후보자는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장관 후보자에 임명되기 직전 딸 부부에게 증여한 분당 아파트와 2000년대 초반 분양권을 사들여 소유하게 됐지만 한번도 살지 않고 갭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난 잠실 아파트, 차관 시절에 분양받은 세종 펜트하우스 아파트에 대한 설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명 중 생존자는?

조동호 장관 후보자와 진영 행안부 장관 후보자도 부동산 투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진영 후보자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팽' 당한 경력 때문에 당을 옮긴 전력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장에 서게 됐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심기가 편할 리 없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의혹이 적지 않다. 한국당은 박 후보자의 소득과 지출규모, 배우자의 종합소득세 납세여부, 아들의 이중국적 등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의혹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자는 국회에서 대표적인 저격수로 통했다. 박 후보자가 그 동안 공격 대상의 사퇴 이유로 제기했던 사안들을 스스로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사청문회가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다고 해도 인사청문보고서를 놓고 신경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적격 부적격 여부를 떠나 한국당이 일부 후보자들에 대해선 아예 보고서를 채택해 주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정부 부처 7곳의 수장이 바뀐 이번 개각은 문재인 정부 들어 3번째 개각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문성과 신상에 큰 결격 사유가 없다'고 옹호하는 분위기지만 야당은 7인 전원에 대해 '친북 성향, 위선 개각, 대충대충 개각'이라며 결격 사유를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후보자들에 대해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불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문재인 정부 7대 배제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각 상임위별로 청문회 준비 사항을 점검하고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친북 성향, 위선 개각, 대충대충 개각"이라며 "국민 눈높이가 아닌 문 대통령 눈높이 개각에 대해 송곳 같은 MRI식 검증으로 철저하게 파헤쳐 달라"고 당부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청와대의 인사검증 7대 원칙도 대통령 공약에서 한참 후퇴한 것인데 그것마저도 안 지킨다"며 "지난 내각도 이보다 나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개각은 최악보다 더 나쁘다. 경악할 수준의 인사"라고 비난했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는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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