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장각한국학연구원 지음/ 글항아리

 

'도시로 읽는 조선'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펴내는 총서의 열네 번째 권이다. 이 책은 역사 흐름이 새겨지는 장소로서의 공간을 이야기한다.

특정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 "공간"은 시간이 흘러 "장소"로 변모하고, 사는 이들의 애정이 스며든다. 이 책은 시간의 상흔과 삶의 족적이 각인된 도시를 탐구하여 읽는 이가 딛고 서 있는 현재의 공간에서 생생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한반도라는 지리 공간을 분할하고 있는 지역 또는 도시들이 어떻게 역사 속의 특별한 장소가 되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우리 역사에서 언제나 첫손에 꼽히는 한양을 시작으로 전통문화의 "보고"인 전주, 천혜의 자연을 품고 조선의 학자들을 키워낸 변산, 살아 있는 신화를 보유한 제주, 제국주의 질서 속에서 조선이 처한 상황을 절절히 증언하는 인천, 일본인 거류지로 조성되었다가 항일운동의 근거지로 변모한 원산, 식민지의 수부이자 근대화의 중심지가 된 경성 그리고 현재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을 다룬다.


여기서 소개하는 아홉 곳의 공간에는 우리가 닿을 수 없는 북한 지역 세 곳이 포함되어 있다. 도시 공간을 거닐며 역사의 흔적을 느끼고 역사적인 장소들의 현재를 확인하는 것은 현대인들이 도시를 여행하는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다른 여섯 곳은 물론이고 평양과 개성, 원산까지도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경험과 기억의 장소가 될 날을 기다리며, 이 책이 그날의 기쁨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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