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사람들은 왜 행복한 것일까?
북유럽 사람들은 왜 행복한 것일까?
  • 이석원 기자
  • 승인 2019.04.0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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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기획]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살아보기 / 이석원

‘행복’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삶에서는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상대적인 평가로 규정되고는 한다.

과거 세계 각국의 행복을 나타내는 몇몇 지수에서 히말라야의 소국인 부탄이나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같은 나라가 세계에서 행복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라고 발표된 적이 있다. 실제 그 나라 시민들은 대체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스웨덴 사람들을 비롯한 북유럽 사람들의 삶이다.(사진 = 이석원)
일상 속에서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스웨덴 사람들을 비롯한 북유럽 사람들의 삶이다.(사진 = 이석원)

하지만 그 나라들은 상당히 가난하다. 두 나라 모두 1인당 명목 GDP가 3000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이 나라들의 시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외부와의 단절에서 이유를 찾는다. 즉 더 부유한 나라의 삶을 알지 못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빈곤감을 느끼지 못하고 부족함도 인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들의 행복은 정서적으로는 절대적인 가치이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상대적이기도 하다.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절대적인 정서이지만, 그들보다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상대적 경제성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20일 유엔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유엔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 SDSN)에서 ‘세계 행복 보고서 2019(World Happines Report 2019)’를 발표했다. (http://worldhappiness.report/ 참조)

이 지수는 156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동안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per capita),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 평균 수명(healthy life expectancy), 삶의 선택의 자유(freedom to make life choices), 관용(generosity),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perceptions of corruption) 등 모두 6개 항목으로 측정됐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듯이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에 랭크됐다.

10점 만점에서 핀란드가 7.769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7.600점과 7.554점으로 2위와 3위를, 아이슬란드가 7.494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북유럽과 인접한 네덜란드가 7.488점으로 5위를, 스위스가 7.480점으로 6위에 올랐지만 그 뒤를 이어 북유럽의 중심국인 스웨덴이 7.343점으로 7위에 랭크됐다.

일반적으로 북유럽 국가를 지칭하는 노르딕 다섯 나라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가 최상위 순위에 모두 자리 잡은 것이다.

북유럽 국가 중 스웨덴의 순위가 가장 낮은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사회학자이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인구와 경제 규모에서 이유를 찾기도 한다. 다른 네 나라인 핀란드와 덴마크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에 비해 경제 규모와 인구가 월등히 높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면서 ‘덜 행복’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탈(KOSIS)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스웨덴의 인구는 1005만 명이 조금 넘고, 덴마크가 577만 명, 핀란드가 556만 명, 노르웨이가 540만 명, 아이슬란드가 34만 명 정도다. 덴마크와 핀란드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비해 인구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아이슬란드는 0.3% 수준이다.

또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스웨덴이 5380억 달러가 조금 넘고, 노르웨이가 3988억 달러, 덴마크가 3248억 달러, 핀란드가 2518억 달러, 아이슬란드가 239억 달러를 조금 넘고 있다. 노르웨이가 스웨덴에 비해 74% 수준이고, 덴마크가 60%, 핀란드가 47%, 아이슬란드가 0.4% 수준이다.

인구와 GDP 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한 나라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데이터를 놓고 봐도 스웨덴은 다른 북유럽 네 나라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다보니 행복 지수가 조금 낮게 나오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한다.

게다가 지난 2010년 이후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 등에서 들어온 난민들이 다른 네 나라에는 거의 없지만 스웨덴에는 약 20만 명(인구의 2% 수준)에 이르는 것도 스웨덴이 다른 네 나라에 비해 행복 지수가 낮을 수 있는 이유로 분석된다.

그럼 굳이 북유럽 나라들을 구분하지 않고, 스웨덴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문화권으로 놓고 봤을 때 이들 나라의 행복 지수가 높은 이유는 무얼까? 단지 1인당 GDP가 높은 것? 또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 복지 시스템?

 

SDSN의 세계행복보고서 2019. 홈페이지 랭킹 표를 편집했다.
SDSN의 세계행복보고서 2019. 홈페이지 랭킹 표를 편집했다.

스웨덴 사람들은 북유럽 사람들의 행복 지수가 높은 이유를 1인당 GDP나 복지 시스템에서만 찾지는 않는다. 경제적인 욕망이 크지 않고, 작은 행복이 행복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는 미니멀리즘이 더 큰 이유라고 말한다.

스웨덴 생활 중에 만난 많은 북유럽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삶과 국가의 사회 안전망’ 때문에 자신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들 상당수는 “어떤 사람들은 큰 집과 좋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고가품으로 치장하며 그 나름의 행복을 느끼겠지만, 그런 타인의 삶을 보면서 행복을 구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북유럽에서는 개인이 어떤 순간에도 국가의 시스템으로부터 버려지지 않는다는 확신 때문에 더 행복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결국 한 나라 속에서 구성원으로서의 개인들은 그것이 절대적인 가치로의 행복이든, 상대 평가한 행복이든 결국 스스로 만족하고, 사회 시스템이 뒷받침해주면 과도한 경쟁력 다툼이나 필요 이상의 성공 의지가 아니더라도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참고로 SDSN의 ‘세계 행복 보고서 2019’에서는 G2라고 불리며 세계 경제를 양분하는 미국(6892점)과 중국(5191점)은 각각 19위와 9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 대국인 일본(5886점)은 58위, 그리고 한국(5895점)은 일본이나 중국보다 앞선 54위다.

<이석원 님은 한국에서 언론인으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스웨덴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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