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 특별전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 특별전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9.04.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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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왕궁 ‘경주 월성’ 발굴 성과 총망라하여 소개

한성백제박물관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과의 공동기획 특별전시회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을 4월 5일(금)~6월 2일(일) 개최한다. 오는 4월 5일(금) 오후 3시,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신라의 왕궁 ‘경주 월성(月城)’의 유물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2012년 개관 이후, 백제 한성도읍기를 중심으로 국내외 고대 왕궁 시리즈 특별전시회를 수차례 개최해왔다. 이번 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월 13일 체결한 학술교류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신라의 고분과 그곳에서 나온 화려한 유물은 우리에게 꽤 익숙하다. 이에 비해 천년 왕국 신라의 왕들이 거주하며,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고 신성한 의례를 치뤘던 왕궁은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다행히 월성의 실체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발굴조사를 통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는 파사이사금 22년(101년)에 월성을 쌓고,그 내부에 왕궁을 만들었다고 한다. ‘월성月城’은 성벽과 해자로 둘러싸인 전체적인 모습이 달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월성의 발굴은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장기 프로젝트이다. 현재까지 월성을 둘러싼 해자의 시기별 변화, 성벽 축조 과정, 내부 중앙건물지의 성격 등이 밝혀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까지의 발굴 및 연구 성과를 토대로 월성이 신라 왕궁으로서 자리잡게 되는 과정을 밝히고, 월성에서 이루어진 다채로운 삶의 흔적을 조명하고자 한다. 전시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문헌과 유물을 통해 월성의 역사와 시간에 따른 변화 모습을 소개한다. 월성 안팎에서 출토된 ‘의봉4년개토(儀鳳四年皆土)’명 기와 등을 통해서는 7세기 통일을 전후하여 대규모 정비사업을 벌이며 왕궁의 범위를 확대해갔음을 알 수 있다. 월성의 방어시설인 성벽과 해자에서 출토된 다량의 유물이 전시되는데,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월성 해자에서 2018년에 출토된 배 모양 목제품과 방패 모양 목제품을 최초 공개한다.

월성 해자에서는 2018년 하반기에 ‘배 모양 목제품’와 ‘방패 모양 목제품’이 발견되었다. 연대측정 결과 이 목제 유물들의 제작시기는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로 밝혀졌다.

월성 출토 ‘배 모양 목제품’은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선수(船首)와 선미(船尾)가 분명하게 확인된다. 유물의 안팎에 불에 탄 흔적이 있어, 물과 관련한 의례용으로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방패 모양 목제품’은 2점이 출토되었다.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사례이며, 현재까지 가장 온전한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실제 무기로 사용했거나, 수변의례시 의장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2부에서는 월성의 다채로운 삶의 흔적을 조명한다. 왕릉의 부장품들이 무덤 주인의 사후 세계를 위한 것이었다면, 월성의 유물에서는 신라인의 생생한 삶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서는 야생동물이 가축화되어가는 과도기의 모습, 사람이 먹거나 의례용으로 사용한 흔적이 드러나는 식물 씨앗, 익살스러운 모습의 토우, 그리고 신라인이 직접 남긴 생생한 기록인 목간(木簡)과 글자가 새겨진 기와·토기편 등의 문자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목간은 종이가 널리 쓰이기 이전, 글자를 적기 위해 만든 나무 조각을 말한다. 현재 월성 해자에서 출토된 목간과 목간 형태의 목제품은 180여 점이며, 이 가운데 글자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30여 점에 이른다. 월성 목간에 적힌 문자를 통해 신라의 행정구역 및 관직체계, 중앙정부의 지방지배와 문서행정, 이두를 통한 언어 표현 방식의 변화, 그리고 약재나 종이 사용 등의 귀중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하는 목간에서는 소규모 부대를 지휘하는 지방관인 ‘당주(幢主)’와 곡물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6세기 단양신라적성비에 보이는 지방관의 명칭인 당주가 목간에서는 처음으로 등장한다. 또한 벼,조, 피, 콩 등의 곡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그 부피를 일(壹), 삼(參), 팔(捌)과 같은 갖은자로 표현했다. ‘동궁과 월지’ 출토 목간에서 갖은자가 확인된 바가 있는데, 신라의 갖은자 사용이 통일신라 이전부터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중요 유물이다.

* 갖은자 : 보통 쓰는 한자 보다 획을 더 많이 하여 모양과 구성이 전혀 다르게 된 한자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월성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의례를 다루었다. 지신(地神)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황칠(黃漆)이 담긴 합과 같은 지진구(地鎭具)를 묻어두고, 사람을 제물로 바쳐 월성 공사의 무사함을 기원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월성 내외부에 세워진 왕실 발원 사찰 유물을 통해 불국토(佛國土)를 실현하여 신라의 안녕을 염원했던 신라 왕경인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월성 서성벽에서는 인골 2구와 부장품인 그릇들이 발견되었다. 무덤구덩이가 없는 이 인골들은 거대한 토목공사를 할 때, 공사가 무  사히 이루어지기를 기원한 인주(人柱)로 추정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 충혜왕 4년조의 기록이나 성덕대왕신종, 심청전 등에서 설화로만 전해져 왔다. 월성 인골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인주의 사례이다.

한성백제박물관-경주문화재연구소 공동기획 특별전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은 4월 5일(금) 오후 3시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6월 2일(일)까지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기간 동안 총 10회에 걸쳐 전시 연계 아카데미 <신라 월성 기행>도 진행한다.

전시 및 전시 연계 아카데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성백제박물관 홈페이지(http://baekjemuseum.seoul.go.kr)를 참고하면 되며, 기타 문의사항은 한성백제박물관(02-2152-5837)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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