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인사말 듣는 재미,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앵무새 인사말 듣는 재미,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 김초록 기자
  • 승인 2019.04.05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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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록의 어른을 위한 동화] 봄내와 앵무새

 

사진=pixabay.com
사진=pixabay.com

봄내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봄내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다 수정약국 옆에 새로 문을 연 애완동물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어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가게 안에는 야릇하게 생긴 새들이 참 많았어요. 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던 봄내는 새장에 갇힌 노란 색깔의 앵무새 한 쌍과 눈이 마주쳤어요.

머리에 단 깃털을 살며시 세우고 낯선 사람을 쳐다보는 눈빛이 너무 귀여웠어요.

봄내는 새장 곁으로 바짝 다가가 손가락으로 요리조리 장난을 쳤어요. 앵무새는 그런 봄내의 손가락 장난에 겁을 먹었는지 회나무에 올라앉아 숨죽이고 있었어요.

키기 작달막하고 몸이 뚱뚱한 주인아저씨가 봄내를 보고 눈웃음을 지었어요. 봄내는 아저씨가 꼭 삼촌 같다고 생각했어요.

며칠 전 시골에서 올라온 삼촌은 서울 구경을 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저녁 무렵에야 돌아오곤 했어요. 봄내는 오늘 삼촌과 함께 놀이공원에 가기로 약속이 돼 있답니다. 내일이면 다시 시골로 내려가야 하니까 삼촌과 같이 지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애완동물을 파는 자그마한 가게 안에는 앵무새 말고도 예쁜 새들이 많이 있었어요. 철사로 엮어진 새장마다에는 처음 보는 새들이 저마다 고운 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집으로 돌아온 봄내는 설거지를 하는 엄마한테 앵무새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는 아무 말이 없는 엄마를 졸랐어요.

“엄마, 우리도 앵무새 길러요. 내가 잘 기를 수 있단 말이에요.

봄내의 말을 듣고 난 엄마는,

“그래, 내일 한 번 가보자구나.

봄내는 신이 났어요. 앵무새를 기르게 된다는 것이 너무 기뻐서이지요.

그로부터 며칠 후. 봄내네도 앵무새 한 쌍을 사 왔어요. 직장에서 돌아온 아빠도 무척 좋아하셨어요.

아빠는 앵무새 이름을 ‘이쁜이라고 지어 주었어요.

앵무새를 기른 지 두 달이 지나자 진풍경이 벌어졌어요. 앵무새가 봄내 손가락에 올라앉기도 하고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말도 할 줄 알게 된 것이지요. 봄내는 너무 신기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어요.

봄내는 아침저녁으로 앵무새의 인사말을 듣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즐거웠어요.

앵무새는 방에서 밖을 내다보고 겁을 먹던 건 옛 적 일이고, 이제는 봄내네 식구들과 아주 친해졌어요.

봄내는 집에서 기르는 앵무새를 친구들한테 자랑했어요.

“너희들 앵무새 봤니? 얼마나 귀엽다구. 앵무새가 사람 말소리도 흉내 낸다니까.

“와, 정말 신기하다. 그런 새가 있다니….

“오늘 우리 집에 가 볼래? 앵무새 구경시켜줄게.

“정말!

봄내네는 요즘 시끌시끌하답니다. 친구들이 앵무새를 구경하겠다고 매일같이 모여들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는 앵무새가 손가락에 올라앉기는커녕 새장에서 나오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봄내는 알고 있답니다.

친구들이 모두 가고 나면 앵무새는 호로록 휘파람을 불기도 하고, 머리에 단 노란 깃털을 멋지게 세우기도 하고, 손가락에 올라서기도 한다는 것을요.

앵무새는 봄내를 볼 때마다 휘휘, 호로록 하며 재롱을 피웠어요.

앵무새는 머리에 왕관처럼 생긴 깃털이 있답니다. 가끔 그 고운 깃을 부채처럼 세워 펴기도 하는데, 꼭 동물원에서 본 공작새와 닮았지 뭐예요.

오늘은 일요일. 아침밥을 먹고 난 봄내는 아빠와 함께 약국 골목에 있는 애완동물 가게에 갔다가 주인아저씨한테 앵무새 얘기를 듣게 되었어요.

“앵무새는 날기를 좋아해요. 그러니까 새장은 되도록 넓은 게 좋지요. 손놀이를 한다고 너무 자주 만지지 마세요.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다행히 앵무새는 질병에 강하답니다.

주인아저씨는 앵무새에 대한 전설이며 기르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요즘 봄내는 아침마다 베란다에 나가서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고 물을 갈아준답니다. 앵무새가 좋아하는 조, 피, 카나리아씨드 같은 먹이를 번갈아 주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배추 이파리를 넣어주기도 했어요.

앵무새는 장난을 무척 좋아해서 새장을 물어뜯기도 하고 가끔 몸에 물을 튀기면서 놀기도 했어요. 나무 홰대를 쪼아서 흠집을 내기도 하고요.

봄내는 앵무새를 기르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어요. 그게 뭐냐고요? 앵무새는 먹이를 먹을 때 발로 집어서 입으로 가져간다는 것이지요. 거의 모든 새들이 부리로 먹이를 쪼아 먹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지요.

앵무새는 하루가 다르게 봄내와 가까워졌어요.

봄내의 봄은 앵무새가 곁에 있어 더 신난답니다.

<수필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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