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하노이’ 구상 본격화

답보 상태에 있던 한반도 정세가 다시 활로를 찾을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머리를 맞대고 ‘포스트 하노이’ 상황에 대한 해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만간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입장을 자신에게 조속히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다. 또 다시 전환기에 선 남북 분위기를 전망해 봤다.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될 예정이다.

최근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곱 번째로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표에 따르면 한미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공동목표를 달성할 방안에 관해 의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담대한 비전과 지도력으로 한반도 문제의 최종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평가하고 지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적 관여 노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유예를 포함해 지금까지 진전을 이루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관심을 모은 대목은 ‘톱 다운 방식’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설명하는 동시에 차기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의 시기나 장소 등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놀라운 변화 있을 것”

이번 북미회담에선 이외에도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들이 여럿 논의됐다는 후문이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줄 것을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에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미국측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만큼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해나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 있는 미 행정부 고위인사들을 모두 만나 매우 폭넓게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한 점에 있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정상은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내부 동향과 관련 ‘핵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매진한다’는 노선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지금은 적기가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가 되면 북한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그것 또한 일어날 수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달렸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남북미 종전 선언'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일각에선 4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3차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남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큰 그림을 언급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이행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엇붙였다. 그는 또 “나와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는 좋다.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훨씬 낫다”며 “북한과의 관계에서 큰 진전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 아주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전기에 선 한반도 정세가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