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지난주에 세계를 떠들썩거리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골프황제였던 타이거 우즈라는 선수가 몰락했다가 다시 우승하면서 ‘위대한 우승’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온 세계의 각광을 받으며 재기했다는 뉴스가 모든 언론매체에 등장하였습니다. 세계 랭킹 1위를 고수하며 황제의 지위에 있던 선수가 이혼·수술·약물·악몽 등의 비운에 빠져 이제는 ‘끝났다.’라고 자신이 말할 정도로 절망적이던 처지에서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포기하지 않았다.’라는 승리의 소감을 말하며, 랭킹 1199위에서 일약 세계 6위의 위치에 오른 대도약을 이룩해내고 말았습니다. TV 화면을 통해 우승 퍼트를 치고, 엄청난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포효하던 타이거 우즈의 모습은 인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장면이었습니다.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박석무
박석무

그가 승리의 소감으로 말하던 내용에는 참으로 의미 깊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 아들과 딸 두 자식의 아버지에 대한 애정, 그런 가족의 힘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역시 따뜻한 가정만이 인간에게는 가장 큰 행복을 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산이 아들들에게 왜 그렇게 효제(孝弟)를 강조했던가를 다시 깨닫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우즈의 재기를 보면서, 다시 또 다산이 절망에 빠진 아들들에게 해준 편지의 이야기도 생각납니다.

“아무리 어려운 처지더라도 마음속에 약간의 성의만 있다면 아무리 난리 속이라도 반드시 진보할 수 있는 법이다. 너희들은 집에 책이 없느냐, 몸에 재주가 없느냐, 눈이나 귀에 총명이 없느냐, ‘왜 스스로 자포자기하려 하느냐(何故欲自暴而自棄耶)’, 폐족으로만 지내려느냐?”(寄兩兒)라고 말하며 자포자기하는 한 재기의 길은 없지만,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서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재생의 길이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

그렇습니다. 절망해버릴 때, 포기해버릴 때, 용기를 잃어버릴 때는 재기의 기회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즈의 포기하지 않았던 집념이 끝내 세계를 놀라게 하는 위대한 우승을 안게 해주었습니다. 아버지의 간곡한 충고를 들은 다산의 두 아들(학연·학유) 또한 끝내 포기하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고 인격의 도야에 평생을 걸었기 때문에, 정학유는 「농가월령가」라는 탁월한 글을 남겼고, 정학연은 70이 넘은 나이에 폐족에서 벗어나 나라의 은혜로 학자에게 내리는 선공감 가감역(假監役)이라는 명예로운 벼슬이 내렸고, 승급하여 주부(主簿)의 벼슬도 역임하였습니다. 이어지는 다산의 편지에는 “너희들의 처지가 비록 벼슬길은 막혔어도 성인(聖人)이 되는 일이야 꺼릴 것이 없지 않느냐? 문장가가 되는 일이나 통식달리(通識達理)의 선비가 되는 일이야 꺼릴 것이 없지 않느냐?”라고 말하여 정성을 지니고 진보의 길을 택하면 어떤 처지에서도 발전의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불행과 절망의 늪에서도 하려는 욕구만 있으면 반드시 목표에 도달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 모두 성의를 다해 힘쓰는 일에 매진하도록 합시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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