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내건 ‘이인영 바람’, 민주당 흔들까
변화 내건 ‘이인영 바람’, 민주당 흔들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5.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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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그룹’ 약진 앞으로

집권여당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으로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인영 의원이 선출됐다. 그만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욕구가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신인 원내대표는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의 대표주자였다. 이 의원은 당내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76표를 얻어 49표를 얻은 김태년 의원을 누르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협상 파트너가 됐다. 이 의원은 경선 내내 ‘혁신과 쇄신’을 핵심 메시지로 삼았다. ‘변화’를 기치로 내건 이 원내대표의 행보와 앞으로의 과제들을 살펴봤다.

 

‘86 그룹’들의 약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그 동안 친문 일색이었던 당 지도부의 모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청와대와의 관계, 한국당과의 논의 과정 또한 관심이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 125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54표를 획득해 37표를 얻은 김 의원을 앞섰다. 노웅래 의원은 34표로 3위에 그쳤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까지 간 끝에 이 의원이 최종 승리했다.

이 원내대표의 당선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당내 86세대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을 비롯 진보·개혁성향 의원들의 정치행동 등이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친문 성향의 ‘부엉이모임’도 이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인물은 친문 핵심인 김태년 의원이었다. 때문에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반영해 이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고 결국엔 영향을 미쳤다. 이 원내대표는 경선 레이스에서 시종일관 '혁신과 변화, 쇄신'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대표와 색깔이 다른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민주당 지도부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변해야 승리 가능”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들은 만만치 않다. 당장 여당 원내사령탑으로 내년 총선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과의 협상도 그의 몫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우리 당이 넓은 단결을 통해서 강력한 통합을 이루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헌신하겠다"며 "늘 지혜를 구하고 우리 의원총회가 협상의 마지막 단계가 될 수 있도록 집단 사고에 근거해 협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앞에서 이끈 3선 의원이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 차원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첫발을 들였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고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19대·20대 총선에선 내리 당선됐다.

이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86그룹 중에서도 전대협 출신 정치인들의 활약이 관심을 모은다. 이 원내대표는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이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화려한 관심을 받았다. 전대협은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장례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1987년 7월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 회의를 계기로 출범했다.

2기 의장 오영식(3선 의원, 전 코레일 대표), 3기 의장 임종석(2선 의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4기 의장 송갑석(현 민주당 의원) 등 전대협 의장들은 현재 정치권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만 전대협 출신 의원들은 20여명에 달한다. 김태년 김영진 우상호 기동민 박완주 박홍근 서영교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노무현 정부에서도 현실 정치에 부딪히며 커다란 벽에 부딪힌바 있다. 그 때의 실패를 교훈삼아 앞으로의 격랑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으로 파행이 지속되고 있는 정국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경기회복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과 주요 민생법안도 숙제다.

최근 들어 민주당 내에서 ‘총선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 원내대표의 고민이 될 전망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차기 총선과 문재인 정부 모두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우리는 변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저부터 변화를 결단한다. 제 안의 낡은 관념, 아집부터 불살라 버리겠다"고 말했다. 변화의 깃발을 내건 이 원내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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