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미군이 한국에서 세균무기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충격적 소식이 알려진 것은 2015년부터입니다. 오산 미공군 기지를 통해 10여 차례나 살아 있는 탄저균을 반입한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것입니다. 미군은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실수였다”라고 변명하였습니다.

오산 미공군 기지를 통해 반입되었던 세균 무기들이 문제가 되자 미군은 부산항 8부두로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부산항 8부두는 미군 전용 부두이기 때문에 검색이나 검역 없이 모든 미군 물자들을 반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항 8부두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도 세균 무기 실험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항 8부두가 있는 부산광역시 남구 주민들과 부산 시민들은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군은 미국에서의 세균 무기 실험실을 인적이 없는 사막에 두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균 무기 실험실의 위험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살아 있는 고위험성 병균은 공기를 매개로 감염되기 때문에 인구 밀집 지역에 둘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냄새도 없고, 색도 없는 이 병원균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90퍼센트 이상입니다. 그러나 미군은 한국에서의 세균 무기 실험실을 인구 밀집 지역에 두고 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이 실험실을 ‘주피터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부산 시민들이 부산항 8부두 앞에서 미군이 한국 땅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균 무기 실험실을 폐쇄하라며 행진하고 있다. ⓒ장영식
부산 시민들이 부산항 8부두 앞에서 미군이 한국 땅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균 무기 실험실을 폐쇄하라며 행진하고 있다. ⓒ장영식

만약에 말입니다. 이 세균 무기 실험실에서 어떤 작은 사고라도 난다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재앙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 재앙은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폭과 버금가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균 무기는 핵폭탄과 다름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위험한 살아 있는 세균 무기 실험이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국방부 그리고 지자체는 그 존재의 유무조차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피터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문제가 되자 미군은 다시 ‘센토’라는 이름으로 세균 무기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세균 무기 실험실의 예산만 180억 원이 책정되어 있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한국 땅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살아 있는 병원체를 반입해서 세균 무기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부산항 8부두의 미군부대 입구에서 미군의 출근 차량들을 제지하고 있는 한 시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외칩니다.

“나와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곳은 여기에서 1킬로미터도 안 된다. 한국 땅에서 이런 끔찍한 세균 무기 실험실이 있다는 것은 미군이 한국 사람들을 개, 돼지 그리고 파리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루타가 아니다. 못된 미국 놈들 물러가라!”

 

부산 시민들은 매일 아침마다 감만동 부산항 8부두 앞에서 세균 무기 실험실로 출근하는 미군의 출입을 제지하고 있다. ⓒ장영식
부산 시민들은 매일 아침마다 감만동 부산항 8부두 앞에서 세균 무기 실험실로 출근하는 미군의 출입을 제지하고 있다. ⓒ장영식

 

<사진작가>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