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심 ‘무죄 판결’

‘위기’에 처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사회생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계기로 수많은 의혹을 받았던 이 지사의 발걸음이 가볍게 됐다. 이 지사는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원권을 내려놓기도 했다. 이 지사는 최근 법원 1심 판결을 통해 대부분의 의혹에서 자유롭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큰 길로 가겠다”고 한 만큼 향후 대권 행보도 재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판결로 정치적 부담을 크게 덜은 이 지사의 행보와 여권 내 역학 구도를 전망해 봤다.

 

이 지사를 향했던 많은 의혹들이 대부분 정리되고 있다.

이 지사 부인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은 지난해 말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고 조폭 연루설 역시 불기소로 마무리됐다.

정치권에선 한결 자유로워진 이 지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지사가 이제 도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당이 도정활동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무죄 판결을 반겼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이 지사가 문재인정권에 협조한 대가로 받은 면죄부"라며 "사법당국마저 권력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법원은 최근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여당은 판결을 존중하며 이 지사의 도정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은 “친문무죄”라며 판결에 불만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 지사가 이제부터는 버스 대책 마련, 일자리 문제 해소, 서민주거 안정, 청년 기본소득 강화 등 산적한 경기도정에 보다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친문무죄, 반문유죄’ 법치 초월 권력편향의 자의적 잣대가 다시금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 대변인은 이어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검사 사칭, 허위사실 유포 의혹 등 자질부족, 하자 투성이 이 지사의 면죄부 우롱에 1200만 경기도민은 분노할 뿐”이라며 “검경 수사기관도 아닌 사법당국마저 정권의 눈치만 살피는 권력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앞으로 남은 2심, 3심의 공판과정에서 이재명 사건의 전모와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 엄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이 이어지길 기대한다”는게 민 대변인의 주장이었다.
 

“함께한 분들과 손잡고 갈 것”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당시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후보이자 현역 지사였던 남경필 지사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 지사가 검찰에 기소된 직후 문 대통령 지지자 등을 중심으로 출당이나 제명 조치 등 징계 요구가 거세지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은 재판 이후 결론을 내기로 하고 이 지사의 민주당 당원권 정지만 결정했다. 이 지사가 이날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당원권을 회복 받고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다시 거론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 지사는 선고 직후 “지금까지 먼 길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서로 손잡고 큰길로 함께 가시길 기원한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일각에선 ‘큰길’을 ‘대권도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2심과 3심이 남아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이 지사가 사법적 유죄 여부를 떠나 여배우 스캔들 등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일단 항소심과 상고심 판단이 아직 남아 있지만, 1심 판단이 그대로 확정되면 이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고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 정치적 입지도 한층 다질 수 있게 됐다.

이 지사는 소년공 출신의 인권변호사라는 영화같은 인생 스토리를 살아왔다.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지사 자리에 올랐던 이 지사가 다시 큰 길을 준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을 남긴 이 지사의 다음 발걸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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