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 말고 이런 핫플이?!
용산 전자상가 말고 이런 핫플이?!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9.05.2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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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동네 마실하기] 용리단길

 

경리단길, 망리단길, 송리단길 등. 요즘 인기 있는 거리 이름을 ‘~단길’이라 부른다. 오래된 거리에 예쁜 맛집, 카페 또 쇼핑할만한 가게들이 새로 들어서며 주목을 받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SNS를 통해 홍보되고 전파돼 떠오른다. 요즘엔 용리단길이 떠오르고 있다. 용산 주변일대를 말한다. 용리단길을 찾아 용산역부터 삼각지역까지 걸어보았다.

 

용산역 1번출구로 나간다. 인터넷에 올라온 추천대로 걸어보기로 했다. 출구로 나가면 역 광장이 나온다. 계단을 내려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다. 2017년 8월, 일제강점기시대 일본에 의해 강제로 징용에 끌려가 희생당한 조선인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깡마른 노동자가 한손엔 곡괭이를 들고 있다. 한쪽 어깨엔 새가 앉아있다. 자유를 갈망하는 것이다. 동상아래엔 글귀가 적혀있다. ‘눈 감아야 보이는 조국의 하늘과 어머니의 미소, 그 환한 빛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굳은 살 배인 검은 두 손에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일제강점기시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1인당 1억 원씩 배상하라고 최종 판결을 냈다.

용산역 철도회관 마당에는 연복사탑중창비가 있다. 고려의 수도 개성엔 연복사가 있었다. 공민왕 이후로 버려졌다가 태조 이성계에 의해 재건됐다.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내력을 담아 세운 비석이다. 110여 년 전 일제가 용산으로 반출한 후 미처 일본으로 가져가지 못해 이곳에 남게 됐다. 어서 빨리 제자리인 개성 연복사로 찾아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산역 앞엔 용산철도병원(등록문화재 제428호)이 있다. 용산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다. 그 미적 가치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 철도기지로 개발된 후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의 연구동으로 사용됐다. 내후년 2021년엔 욕사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광장에서 신용산역으로 건너간다. 신용산역쪽 거대한 건물 두 개가 보인다. 그 중 정육면체로 딱 떨어진 건물이 바로 아모레퍼시픽이다. 용리단길이 탄생한 것은 아모레퍼시픽 건물이 들어서고 나서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미술관, 맛집, 카페, 서점 등이 있어 문화공간으로 인기다. 그러면서 맛집과 카페들이 아모레퍼시픽 주위에 삼삼오오 몰렸고, 사람들이 이곳을 용리단길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 뒷문으로 나왔다. 왼쪽으로 길을 건너면 용리단길이 시작된다. 아직은 빼곡히 들어차진 않았지만 곳곳에 숨겨진 예쁜 가게들이 많았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분위기 있는 가게가 들어서니 골목이 확 살아난 느낌이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작은 카페서부터 한 건물 전체가 카페나 음식점인 곳도 있었다. 시간이 애매해서 그런지 한산한 골목길. 덕분에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좋은 곳들은 미리 눈도장 찍어 두었다. 아직은 입소문이 덜 나서 그런지 가게 안에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더 여유로워 보였다.

용리단길에서 나와 다시 큰길가로 왔다.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향했다. 삼각지역에 다다르면 화랑거리가 나온다. 1960~70년대 전성기였던 이곳은 현재 그 명맥을 잇는 수십 개의 화랑과 액자가게만 남아있다. 박수근, 이중섭 화가들도 이곳을 거쳐 갔다고 한다. 가게 안으로는 상인들이 부지런히 액자를 만들고, 조립하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그림들도 액자와 캔버스로 나와 외관에 전시돼있다.

 

화랑거리 끝자락에선 유명한 삼각지 대구탕 골목을 만날 수 있다. 30년이 넘는 세월을 자랑한다. 처음 자리 잡게 된 것은 1979년. 이젠 몇 남진 않았지만 아직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는다. 대구탕 골목이 유명해진 건 순전히 군인들 덕이다. 삼각지 주변에는 육군본부 등 군인들이 많았었다. 그들이 주요 단골이 됐고, 전국에서 모여드는 동료들에게 맛을 보이면서 그 맛이 전국으로 소문났다. 또 전출과 파견 근무 등이 많은 군인의 특성 상 외지에 갔다가 오랜만에 돌아와 부대에 복귀 전 대구탕 한 그릇을 먼저 먹고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생각보다 용리단길은 많이 번창하진 않았다. 그래서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은 맛집과 예쁜 카페를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새 상권들이 들어서며 용리단길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건물이 뒤섞이며 묘한 조화를 이뤘다. 더 주목받을 일은 이제 시간문제다. 곧 입소문이 퍼져 더 많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질 것이다. 용리단길을 찾아온다면 소개해드린 코스로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용산의 오래된 역사를 알고 또 보는 재미까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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