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나가카와 나루키 지음/ 문승준 옮김/ 비채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너의 이름은.>으로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의 시대를 활짝 연 신카이 마코토 감독. <너의 이름은.>은 국내에서도 370만 관객을 모으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 감독의 발자취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이십여 년 전, 게임 회사 직원이던 신카이 마코토는 매일 ‘판타지’ 속 이야기를 다루는 생활을 이어가던 와중에 자신이 사는 ‘현실’에 밀착된 이야기를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그렇게 퇴근 후 새벽까지 매킨토시 한 대로 혼자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 첫 작품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彼女と彼女の猫'를 완성한다. 이후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 등 작품을 거듭할수록 뚜렷한 스타일과 높은 완성도로 더 큰 주목을 받았고, 덩달아 그의 데뷔작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뒤늦게 홈페이지나 동영상 사이트 등을 통해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를 찾아보는 사람이 줄을 이은 끝에, 4부작 TV판 애니메이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EF'와 소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가 탄생하는 데 이른다.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 봄날, 골판지 박스에 담긴 채 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아기 고양이 한 마리. 멀리서 들려오는 전철 소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소리인 건 아닐까 생각하던 아기 고양이에게 관심을 보인 한 사람. 잠시 고민 끝에 ‘함께 갈까?’라는 말 한 마디로 아기 고양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간 ‘그녀’는 고양이에게 ‘초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렇게 아기 고양이는 ‘그녀의 고양이’가 되어 그녀와 일상의 온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소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EF'의 구성과 각본을 맡은 나가카와 나루키가 참여함으로써 원작과TV판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 그녀와 초비의 아름다운 인연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한층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 외에도 초비의 여자친구 ‘미미’, 미미의 보호자 ‘레이나’, 보스 고양이 ‘구로’, 지혜로운 노견 ‘존’과 존의 보호자 ‘시노’ 등 다양해진 캐릭터 덕분에 더욱 풍성하면서도 감수성을 한껏 자극하는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원작의 오 분여 시간에 응축된 스토리가 얼마나 다채롭게 확대되었는지 살펴보는 한편, 원작 속 대사가 소설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눈여겨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신카이 월드’의 출발점이자 그 모든 특색의 원형이라 평가받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소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신카이 마코토 마니아를 위한 작은 선물이자, 새롭게 가지를 뻗는 또 하나의 ‘신카이 월드’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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