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톺아보기] ‘악인전' (5월15일 개봉)

 

영화
영화 ‘악인전 포스터

연쇄 살인마를 잡기 위해 조직 보스와 형사가 손을 잡는다? 소재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 영화가 개봉했다. 겉모습은 조직 보스지만 관객들에겐 ‘마블리’로 불리는 배우 마동석, 부드러운 이미지와 반대로 강한 역할을 잘 소화하는 배우 김무열이 만났다. 영화 ‘악인전(5월15일 개봉)’이다.

조직 보스 장동수(마동석)와 강력반 형사 정태식(김무열).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이들은 공통의 목표를 위해 손잡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시작된다. 중부권을 장악한 장동수가 접촉사고를 가장해 접근한 남자에게 공격당한다. 졸지에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겸 목격자가 된 장두식. 격투 끝에 겨우 목숨은 구했지만 그의 자존심은 산산조각 난다. 때마침 연쇄살인 사건을 홀로 사건을 추적하던 정태식. 범인을 잡기 위해 또 다른 검거 대상이었던 장동수와 손을 잡게 된다.

마동석과 김무열의 새로운 연기시도였다. 시도는 좋았으나 성공적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마동석은 특유의 거대한 체구와 강한 인상으로 형사, 조직 보스 역을 맡아왔다. 하지만 특유의 재치로 포인트를 주며 캐릭터의 맛을 살려냈다. 덕분에 생긴 별명이 ‘마블리(마동석+러블리)’다. 항상 호감이 가는 캐릭터를 맡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하지만 큰 결점이라면 ‘마블리’를 내려놨다. 팬들이 기대하던 마동석의 이미지가 사라지고 그의 외모에 어울리는 강한 인상만 보여준다.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하고 싶었던 것일까. 의도는 모르겠으나 ‘마블리’ 이미지에 손을 들고 싶다.

정태식 역을 맡은 김무열도 마찬가지. 항상 강한 캐릭터를 맡아왔지만 이번엔 어설펐다. 부드러운 외모 뒤에 보이는 카리스마가 그만의 매력이다. 정태식과는 멀다. 툭하면 발끈하고,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내 멋대로 행동하는 털털한 이미지. 노력을 많이 한 것 같지만 그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선과 악을 단정 지을 수 없었다. 나쁜 놈을 잡기 위해 두 나쁜 놈이 손을 잡는다. 누가 더 나쁜가에 대한 고민은 영화가 보여준다. 무게를 두고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다. 범죄를 다룬 액션 장르인 만큼 꽤 잔인하다고 알려졌지만 생각보다 잔인하지도 않았다.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많이 봐왔던 내용이다. 신선한 충격과 공포도 없다. 호불호가 크게 나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열렬한 환호를 받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러기엔 이미 관객들에겐 익숙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영화 ‘악인전 스틸컷
영화 ‘악인전 스틸컷

칭찬할 점이라면 너무 잔인하지 않는 선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다. 칼로 찌르고 사람을 고문하는 장면이 계속되지만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관객들의 상상에 맡긴다. 자극적인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반 간접적으로 자극을 준다. 그렇지만 2시간의 상영시간 내내 잡히는 적절한 긴장감은 칭찬할만하다.

짜릿하고 신선한 내용은 아니었다. 마치 요즘 날씨 같다. 덥다가도 시원해지고 시원해지다가도 더워지고. 애매한 선을 오간다. 하지만 마동석과 김무열의 조금 다른 이미지를 보고 싶다면 한번 쯤 보는 걸 추천한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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