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율, 진유탁 지음/ 김영사

 

인스타그램에 일상카툰 ‘뉼툰’을 연재하며 놀라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디자이너 커플 율리와 타쿠. 어느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세 달 동안 치앙마이에 거주하며 겪고 느낀 것을 따뜻한 그림체의 만화와 솔직담백한 에세이에 담았다.

각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의 갈림길에 있던 중, 그토록 꿈꾸던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위해 무비자 여행기간 89일을 꽉꽉 채워 떠난 율리와 타쿠. 설렘과 두려움 속에서 89일짜리 샛길을 무작정 걷게 된 그들이 치앙마이에서 마주친 것은, 하루하루 느긋한 충만함과 사람들의 따스한 온기였다. 그 따뜻함을 독자에게 전하고자 인스타그램 미공개 에피소드를 더한 65편의 카툰, 율리와 타쿠가 각각 10편씩 쓴 에세이, 그리고 치앙마이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실었다. 또, 부록으로 저자가 직접 그린 치앙마이 투어 지도를 담아 다양한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게 했다.

어느 때부턴가 ‘디지털노마드’의 성지라 불리며 여유로운 여행의 메카가 되고 있는 치앙마이. 태국 북부에 위치한 치앙마이는 태국 제2의 도시이자, 문화와 역사를 고이 간직한 옛 수도다. 잘 알려진 방콕의 시끌벅적한 인상과는 달리 쾌적한 자연환경을 가진 평화롭고 느긋한 도시로, 최근에는 저렴한 물가와 뛰어난 인터넷 환경 덕분에 전 세계의 디지털노마드들이 모여들어 일과 여행을 동시에 즐기고 있는 곳으로 거듭났다.

두 백수 디자이너 율리와 타쿠도 그동안 꿈꿔왔던 디지털노마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치앙마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퇴사 후 갑자기 여유로워진 시간을 즐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박혀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결정한 ‘89일간의 치앙마이 살이’. 결정의 이유는 ‘지금 가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라나.

낭만적인 기대와는 달리, 그들을 기다리던 것은 찌는 듯한 태국의 날씨와 공항 택시기사들의 살벌함이었다. 율리와 타쿠에게는 아직 헤쳐 나가야 할 길이 많았으니. 예산에 맞는 숙소를 구하려 발품을 팔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괴로워하고, 일거리가 없는 나날들에 익숙해져야 하고, 막연히 펼쳐진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져야 했다.

하지만 세 달간의 ‘짧은’ 치앙마이 살이 동안 율리와 타쿠는 인생 첫 ‘내 집’을 구하고, 태국음식의 맛에 매료되고, ‘디지털노마드’로서의 커리어를 한 발짝 내딛게 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었던 일과 쉼의 밸런스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여유롭고 편안하게 계속되는 일상과, 하루하루 만나며 미소를 주고받게 된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며 그동안 바라왔던 라이프스타일을 얻게 된다. 이 89일간의 따스한 일상은 율리와 타쿠가 그리고 쓴 만화와 에세이에 오롯이 담겼다.

잠시 거쳐 가는 단기 여행이 아닌, 느긋하게 머무르면서 내 삶의 한 부분을 채워가는 ‘살이’. 율리와 타쿠가 그랬던 것처럼, 치앙마이를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천천히 걸을 것’을 권한다. 그래야 그들이 보낸 일상의 따스한 온기와 마주친 사람들의 미소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이 책에는 두 여행자가 겪고 느낀 것을 담은 따스한 그림체의 만화와 솔직담백한 에세이, 그리고 사진들을 실었다. 저자가 직접 그려 부록으로 담은 치앙마이 그림 지도가 재치 있고, 치앙마이에 처음 가게 될 독자들이 유용하게 참고할 만한 팁과 에피소드들이 인상 깊다. 무엇보다 집 구하기, 쇼핑, 맛집에 대한 정보와 함께, 두 작가의 재치 있는 시선이 포착한 순간순간의 묘사는 여느 ‘○달 살이’류의 책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재미를 맛보게 해준다.

율리와 타쿠의 치앙마이 3달살이 그림일기를 통해, 독자의 마음에도 일상의 온기, 그리고 어디든 떠나고 싶은 ‘뽐뿌’가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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