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보수통합’ 군불때기 성공할까
황 ‘보수통합’ 군불때기 성공할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5.3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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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가능성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론’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보수세력이 힘을 합치지 않는한 상당히 힘든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최근 들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대통합’을 언급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통합의 한 축으로 불리는 바른미래당과 관련 ‘외투’를 입으면 합치기 어렵다며 단계적 통합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는 ‘보수대통합’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당대당 보다는 ‘개별 입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바른미래당을 향해 외투를 벗어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의원 개개인의 입당이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다.

통합의 한축인 바른미래당은 “답할 가치도 없다”며 반발했지만 실제 고민은 적지 않다는게 정치권 관계자의 말이다. 이 인사는 “최근 재보선 결과를 봐도 바른미래당이 총선 성적표는 긍정적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손학규 대표 사퇴론도 결국은 총선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모두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움직임이다.

황 대표는 개별 입당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당대당 통합의 경우 총선 공천 등 지분확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다. 한국당으로서는 개별 입당이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황 대표는 최근 바른미래당과의 통합과 관련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도 ”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과정 상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개별 입당이 좋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당을 합치는 게 목적은 아니기 떄문에 통합부터 시작해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지향한다.

때문에 당장 한국당과 당대당으로 합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보수 방향으로 조금 더 우향우 해야하지만 손학규 대표나 안철수계 성향을 볼 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기호 3번 자강론”

미래당으로서도 ‘개별 입당’ 운운은 반갑지 않은 표현이다. 이미 동등하지 않은 조건에서 ‘통합’을 말한다는 비판이 따를 수 밖에 없다. 한국당이 개별 입당을 통해 주도권을 쥐겠다고 버틴다면 반발은 불가피하다.

개별 입당 방침은 한국당이 적극 추진하는 인재 영입의 연장선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개별 입당을 통해 일단 함께 하자는 뜻이다. 문을 열어놔야 대통합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6월과 가을경 대규모의 인재 영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6월에 거물급 영입 등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9월 정도에 새로운 얼굴들을 추가해 추석 분위기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시을, 초선)과 무소속인 이언주 의원(경기 광명시을 재선) 등의 영입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군으로도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최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하는 등 보수 색채를 뚜렷이 하고 있다. 정 의원은 호남권 인사가 필요한 황 대표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인사다.

정 의원은 당의 내홍이 정리된 뒤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홍이 정리되서 방향이 잡혀야 한다”며 “우선 바른미래당이 잘 될 수 있도록 하고, 타이밍을 봐서 개인적인 문제를 접근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는 이들의 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두 사람 모두 전체적인 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한국당에 입당한다고 해도 차기 총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확실치 않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바른미래당도 공식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그런 발언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바른미래당은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사퇴를 굳힌 의원총회에서 “다른 당과 합당이나 연대 없이 기호 3번(바른미래 몫)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손 대표의 거취와 당의 분열 상황은 여전히 정계개편 가능성을 만들어주는 뇌관이다. 손학규 대표, 호남계 등 당권파와 안철수계, 유승민계 모두 ‘동상이몽’의 입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승민계 한 의원은 당대당 통합론에 대해 "변화가 없는 한국당에 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안철수계는 “거론할 가치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당장 1년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모두 ‘보수대통합’을 외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 남은 정치 일정 속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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