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톺아보기] ‘안녕, 헤이즐'(2014년 8월 개봉)

 

영화 ‘안녕, 헤이즐' 포스터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하고 반짝이는 재치와 유머로 희망적 메시지들을 전하는 소설가 존 그린. 그의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The Fault In Our Stars)’가 영화로 나왔다. 영화 ‘안녕, 헤이즐(2014년 8월 개봉)’이다.

이 소설은 뉴욕타임즈, 반즈&노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아마존닷컴 선정 2012년 최고의 책에 올랐으며, 2014년 YA소설 부문 미국 전체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소설이 출간되기도 전에 영화사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힘 있는 소설을 완성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대대적인 성공을 이룬 제작자 윅 갓프레이. 원작의 작품성과 대중성에 대한 확신으로 영화화를 결심했다. 여주인공 ‘헤이즐’ 역을 맡은 쉐일린 우들리는 책을 읽자마자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전 스태프, 배우들이 모두 원작 소설을 읽고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원작에 대한 신뢰감을 확인할 수 있다.

산소통을 캐리어처럼 끌고 호흡기를 생명줄처럼 차고 있는 헤이즐(쉐일린 우들리). 집에 틀어박혀 리얼리티 쇼나 보며 하루를 축내는 날들. 걱정하는 가족에게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참석한 암 환자 모임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미소가 매력적인 어거스터스(안셀 엘고트)를 만난다. 담배를 입에 물었지만 불은 붙이지 않는 ‘상징적인 행동’으로 헤이즐의 맹비난을 재치 있게 받아넘긴 어거스터스. 시크하고 우울증마저 겪는 헤이즐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두 사람은 소설책을 나눠 읽으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이 그토록 좋아하는 네덜란드의 작가를 만나게 해주기 위해 ‘지니의 소원’을 빌어 암스테르담 여행을 제안한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여행길에 오른 두 사람. 자신을 시한폭탄이라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들 과 선을 그었던 그녀와, 거절당할까 두려워 진실을 감춰왔던 어거스터스는 서로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헤이즐 역을 맡은 쉐일린 우들리. 전미 박스오피스 1위의 히트작 ‘다이버전트’에서 강인한 여전사 역할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며 ‘헝거게임’ 시리즈의 제니퍼 로렌스를 잇는 할리우드 최고의 신예 여배우로 주목 받았다. 조쉬 분 감독의 말에 따르면 “쉐일린 우들리가 연기를 시작하고 10초 만에 헤이즐임을 알았다”고 할 만큼 헤이즐 그 자체였고 150명이 참가한 오디션에서 당당히 주인공 역할을 따냈다.

 

영화 ‘안녕, 헤이즐' 스틸컷

특별한 사랑에 빠진 순정남 어거스터스를 연기한 안셀 엘고트. 어린 시절부터 다수의 연극 무대에 서며 재능을 키웠다. 영화 데뷔 2년차인 그는 어거스터스 역할을 얻기 위해 휴대폰으로 직접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보낼 만큼 열정을 보였고, 먼저 캐스팅된 쉐일린 우들리와 함께 오디션장에 호흡을 맞춘 후 최종 합격했다. 193cm의 큰 키에 훈훈한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는 그는 자신감이 넘치고 영화의 유쾌한 분위기를 이끄는 어거스터스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영화에서도 충분한 감동이 몰려왔다. 단순히 아픈 소년, 소녀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죽음을 앞에 둔 이들의 다양한 시선이 있다. 하지만 무겁지 않다. 죽음을 앞둔 두 소년, 소녀는 덤덤하다. 남은 생을 자신의 방식대로 너무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게 보낸다. 그들은 견뎌낸다는 모습보다는 삶을 살아간다는 모습이 어울렸다.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잔잔한 여운을 준다. 내가 만약 시한부 인생을 산다면, 내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하루를 살고 어떤 사람을 만날 것인가. 또 어떻게 떠날 것인가. 어쩌면 우리 모두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