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탐방] 수유중앙시장(수유골목시장)

 

신설동역에서 북한산우이역까지 가는 우이‧신설행에 올랐다. 목적지는 가오리역. 가오리역에서 내리자 수유동이 나온다. 수유역 방향으로 약 10분을 넘게 걸었다. 큰길가에 있진 않지만 지도를 보면서 가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수유중앙시장(수유골목시장)이다.

수유중앙시장은 강북구 수유동에 있다. 1971년 처음 문을 열었다. 주로 곡물, 채소, 과일, 가공식품, 의류, 신변잡화, 가정용품 등의 업종으로 구성됐다. 건물형 시장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변화했다. 방문 고객들에게 주차장과 화장실을 제공하고 있으며, 37개의 점포들로 구성된 소형시장이다.

 

수유중앙시장 건물을 둘러 수유중앙골목시장이 형성돼있다. 점포가 많진 않지만 인근 주민들에겐 없어선 안 될 장소다. 시장에 들어갔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점포들. 눈부신 햇살 때문인지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점포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할아버지, 유모차를 끄는 아주머니 모두 한 폭의 그림 같다. 여느 시장처럼 시끌벅적하진 않다. 그렇다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동네 마다 있을 법한 작은 시장이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700원에 판매하는 양말이다. 1켤레 300원하는 양말도 보인다. 이렇게 싸게 팔아도 되나 싶다. 또 매장 앞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떨이’제품도 무더기로 쌓아 놨다.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손님이 많이 없는 시간이라 상인들 대부분은 저마다 할 일에 집중한다. 야채가게 상인은 파와 나물을 다듬고, 떡집 상인은 진열된 떡을 정리를 하고, 생선가게 상인은 얼음을 채운다. 생선가게엔 상인 말고 또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있다. 파리를 쫓는 기계다. 같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날이 따뜻하면 아무래도 생선냄새에 파리가 들끓기 마련이다. 부지런히 돌고 있지만 야속하게도 파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전통강정을 파는 가게는 관리하는데 힘을 쓴 모습이다. 햇빛이 강해서 혹여 강정이 상할까봐 널따란 박스로 빛을 가려본다. 또 강정 위에 덮어놓기도 했다. 아무래도 아케이드가 없다보니 자연현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상인들은 적응한 듯 저마다의 대처법이 있다. 자연스러움이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사람들이 만들었기에 인위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런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사람냄새도 나고, 정도 느껴진다.

 

피자집도 보인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오직 시장에서만 판매하는 시장피자다. 가격도 저렴하고 메뉴도 다양하다. 흔히 알고 있는 프랜차이즈 피자점에 대략 반값정도 인 것 같다. 게다가 17년 노하우로 만드는 피자라니 기대가 된다. 바로바로 구워주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겸사겸사 장도 보고 시장을 구경하면 좋을 것 같다. 피자집 옆에는 순대국집, 앞으로는 족발집이 있다. 아무리 작은 시장이어도 있을 건 다 있다. 순대국집에선 순대가 모락모락 김을 내고 족발집에선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미 발목이 잡힌 사람들은 가게 안에 삼삼오오 모였다. 빨간 떡볶이와 진한국물의 어묵을 파는 분식집은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다. 튀김, 김밥뿐만 아니라 더운 날씨와 어울리는 비빔국수, 열무국수도 판매한다.

 

짧은 시장을 돌고 이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안은 시장이라기 보단 마트다. 큰 마트가 1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쪽에는 주류와 생활용품 등을 판매한다. 시장에서 꽤 유명한 분식집도 찾았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숨겨진 맛집이다. 하지만 이날은 문을 열지 않았다. 맛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에 다시 찾아오기로 한다.

 

시장 건물은 마트의 비중이 커서 시장이라기 보단 마트라고 부르는 게 어울렸다. 더 많은 상인들이 내부에도 들어와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좋은 환경이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건물 내부가 더 알차지면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덩달아 주변 골목시장까지 더 활발해질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애용하는 시장으로서 더 탄탄하게 오래가는 수유중앙시장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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