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권자들의 선택

총선이 일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변화의 지점이 많이 남아있지만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기에 충분하다. 국회가 한동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내년 총선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문재인 정부 심판론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의 속성상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여야 모두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 지지층은 아직 견고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4∼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6명에게 내년 총선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이에 따르면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집계됐다. 반면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0%였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연령별로 시각이 크게 달랐다. 30대와 40대에선 ‘여당 승리’ 의견이 우세했고 60대 이상에선 ‘야당 승리’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50대에서는 양쪽이 팽팽했다.

이념별로는 보수층이 ‘야당 승리’에 무게를 둔 반면, 진보층은 ‘여당 승리’의 손을 들어줬다. 중도층에선 ‘여당 승리’ 47%, ‘야당 승리’ 41%로 팽팽하게 맞섰다. 무당층에서는 ‘여당 승리’(28%)보다 ‘야당 승리’(42%)가 우세했고 30%는 의견을 유보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 올라 46%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부정 평가 역시 1% 상승해 46%로 수치가 같았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12%), ‘외교 잘함’(10%),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8%), ‘복지 확대’(7%), ‘서민 위한 노력’, ‘개혁·적폐 청산·개혁 의지’, ‘안전·사건사고 대처’(이상 5%) 등이 거론됐다.

반면 부정 평가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5%), ‘북한 관계 치중·친북 성향’(13%), ‘일자리 문제·고용 부족’(5%),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최저임금 인상’,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상 3%) 등이 거론됐다.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와 같은 39%, 자유한국당이 1% 상승한 23%로 집계됐다. 정의당은 1% 상승한 8%, 바른미래당은 2% 오른 6%, 민주평화당은 1%였다.

정치권 인사는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큰 틀에서 친여 색채가 강한 만큼 한국당이 정계개편을 통해 얼마나 분위기를 상승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연이은 말실수 등으로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는 올 여름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후반기에 남북 문제와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한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간 대결도 여전히 관심이다. 20대(긍정 43%, 부정 44%)와 50대(긍정 47%, 부정 48%)에서는 팽팽했고 30대(긍정 63%, 부정 31%)와 40대(긍정 54%, 부정 41%)에서는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긍정 30%, 부정 59%로 부정적 여론이 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긍정 48%, 부정 43%), 인천·경기(긍정 47%, 부정 44%), 대전·세종·충청(긍정 49%, 부정 45%), 광주·전라(긍정 74%, 부정 24%) 등에서 긍정 평가 비율이 높았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긍정 28%, 부정 63%), 부산·울산·경남(긍정 35%, 부정 55%)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전반적으로 수도권 민심은 여권의 근소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부산, 경남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79%, 정의당 지지층의 71%는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 91%,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 56%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무당층의 향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치권이 계속 대치 정국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