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힘겨루기’ 한창

한반도 문제가 ‘운명의 시기’를 만났다. 6월말을 전후로 또 다시 중요한 전환점에 설 분위기다. 남북한을 비롯 미국과 중국까지 바쁘게 움직이면서 물밑 전략짜기도 한창이다. 저마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도 치열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도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순서가 어떻게 될 지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중요한 기로에 선 한반도 상황을 전망해 봤다.

 

한반도를 둘러싼 각 나라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미 국무부는 최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는 27일 방한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6월 말 한·미 간 협상 일정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6월 29∼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함께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면면도 관심을 모은다.

그 동안 미국내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제외한 온건파들이 한반도에 모여 북핵 문제를 논의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비건 대표가 방한하게 되면서 북측과의 실무협상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떠 올랐다.

남북한과 미국은 그 동안 북핵 협상 일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왔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미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순서를 선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측과 먼저 만나 의견을 나눈 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 논의를 진척시킨다는 복안이었다. 이 경우 우리 정부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을 먼저 가진 뒤 북·미 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바랬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상황도 이대로 진행되고 있다. 북측으로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되는 내용을 토대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와 화해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김 위원장으로선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
 

“경이적인 미래” 언급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첫 단추는 한미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요한 열쇠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에 달려있다. 남북정상회담은 지리적인 점을 고려할 때도 언제든 열릴 수 있지만 북미정상회담은 그렇지 않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선 의제 선정과 회담 장소 문제 등 준비할 게 적지 않다.

북한과 미국은 최근 들어 난기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의 편지에 매우 우호적인 답장을 보낸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자신이 서로에게 보낸 친서 모두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와 관련 “매우 멋진 친서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경이적인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의 '친서 외교'는 그 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북미 관계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받은 친서에 만족을 표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한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도 발빠르게 한반도 문제를 준비 중에 있다. 청와대는 최근 남북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우려와 관련 “우리도 대북 채널이 있고, 소통은 계속 원활하게 하고 있다"며 ”지금도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 러시아와도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뜨거운 여름을 앞두고 난기류를 탄 한반도 문제가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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