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시계 ‘상상 그 이상의 일’ 일어날까
한반도 평화시계 ‘상상 그 이상의 일’ 일어날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7.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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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 실무협상 준비

드라마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분단의 상징이었던 장소에서 남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회동을 가졌다. 판문점에서 가진 남북미 정상들의 첫 만남은 한반도 평화제체 구축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한과 미국은 조만간 실무진을 구성해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한 로드맵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반도 평화시계에 있어 획기적인 장면으로 남을 이번 만남이 어떤 후속 결과로 이어질지 전망해 봤다.

 

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한국전쟁이 끝난지 66년만에 새로운 이정표가 쓰여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고 얘기를 나눴다. 정전협정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을 비롯 남한의 대통령이 함께 모인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초로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돼 화제를 모았다. 세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멈춰섰던 북·미 비핵화 협상은 다시 가속도를 얻게 됐다.

무엇보다 평화에 대한 그림이 더욱 구체적으로 나아갔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반도에 반세기 넘게 지속돼 온 분단체제를 한반도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만남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것”이라며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대통령이 되셨다.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남다른 용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남측 자유의 집에서 53분 동안 단독 회동을 가지며 사실상 북미 3차 정상회담도 가졌다.
 

‘역사적인 순간’

미 백악관 홈페이지도 ‘역사적인 순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백악관 홈페이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북한 땅을 함께 밟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메인 화면에 비중있게 다뤘다.

'역사적인 순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며 왼손으로 김 위원장의 팔을 두드리고, 김 위원장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담은 캡처 화면이 대문을 장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오는 김 위원장에게 "내 친구"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반갑습니다. 이런 데서 각하를 만나게 될 줄 생각 못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해 정말 좋았다. 우리는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문 대통령도 의미 부여와 후속 조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과 관련 "이로써 남북에 이어 북미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전협정 66년 만에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잡았고 미국의 정상이 특별한 경호 조치 없이 북한 정상의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이어질 북미대화에 있어서 늘 그 사실을 상기하고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아나간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회동과 관련 ‘상상력의 힘’을 강조했다.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 간의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루어졌다. 그 파격적인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다.”

그는 이어 “기존의 외교문법 속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상상력은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정치·외교에도 못지않게 필요하다는게 그의 말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중대한 국면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실로 어려운 역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끊임없는 상상력의 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치에 있어서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고 언급하며 “과거의 정치문법과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일 있을 것”

드라마같은 장면이 연출됐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위한 작업은 이제부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진 간 차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드림팀’이 구성될 것이라는 기대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앞으로 많은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많은 실무진이 노력해왔다. 비건 대표는 상당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측은 실무진에서 뭔가 합의할 수 있을지 노력할 것이다. 복잡한 일들이 남았지만 우린 큰 승리를 이뤄내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이 실무팀을 선정해 이미 명단을 갖고 있으며 비건 대표가 실무팀의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는 전문가인 동시에 한국과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실무팀을 꾸리는 이유에 대해선 ”우리는 이미 팀을 갖고 있고, 양측이 선호하는 상대들과 얘기하기로 한 것이다.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며 “서두를 필요는 없다. 서두르면 항상 실패를 하게된다"고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김 위원장에게 하노이 회담도 큰 성공이라고 얘기했다. 오늘과 같은 만남이 다시 이어졌기 때문에 더욱 성공으로 본다"며 "언론은 반대로 보도했다. 회담이 합의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그건 성공이었고 이후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몇달 간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양측은 아주 긍정적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오늘 상황 이후 과거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백악관 만남’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앞으로 단계에 따라 어떻게 진행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관련 “이렇게 평화적으로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문 대통령 덕분"이라며 "북미 대화에는 문 대통령도 긴밀히 관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 이후 한반도 정세는 평화기류 쪽으로 급속하게 선회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고 극복해야 할 대상 또한 만만치 않다. ‘드림팀’을 통한 실무 협상에서 어떤 보따리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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