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보울러 지음/ 포이에마

 

교수가 된 지도, 난임을 거쳐 아이를 낳은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서른다섯의 케이트 보울러는 어느 날 결장암 4기 판정을 받는다. 그녀는 탄탄대로로 뻗어나갈 것만 같았던 인생이 끝나리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암에 걸렸다는 사실 이상으로 그를 괴롭힌 것은 그가 믿었던 축복과 긍정에 대한 관념, 그리고 비슷한 신앙관을 가진 사람들이 위로를 한다며 던진 말들이었다.

암 선고를 받기 전에 케이트는 (많은 미국인들이 그러하듯이) 하나님이 부와 건강과 같이 누가 봐도 명백히 축복 같아 보이는 ‘축복’을 부어주신다고, 그리고 모든 역경은 성품을 시험하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암을 마주하면서 그러한 신념에 의문을 갖게 된다. 그는 이 책에서 울부짖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부당한 말을 냉소적으로 맞받아치기도 하며 자신의 고통에 이유를 대는 이들에 맞서 자신의 뜨거운 고통과 믿음과 삶을 변호한다.

이것은 죽음을 앞둔 사람의 에세이지만, 삶을 멀리서 내려다보며 쓴 글이 아니다. 오히려 진창에서 뒹굴며 소리지르는 사람의, 하지만 스스로와 남을 세련되게 웃길 줄 아는 사람의 글이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 고통 속에서도 스스로를 탓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 타인의 고통에 함부로 자신의 이유를 갖다 붙이는 누군가에게 마음 상한 이들에게 속시원한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계속 두드리면 저 문이 곧 열릴 거예요!” 이런 말은 (적어도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믿음에서부터 출발한다. ‘번영 신학’은 이와 같은 믿음을 공유하는 신학으로, 하나님이 올바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물질적인 부, 사회적인 성공, 번창하는 가정 등을  주신다고 믿는다. 이런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케이트는 묻는다. “‘당신은 무한합니다’라는 아주 조그만 부분을 포기한다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은 최대한의 것을 꿈꾸고 실현해낼 것을 요구받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원인을 분석한다. 문제는 이 원인 분석이 잘못 이루어질 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한 사건을 신학적으로 섣부르게 해석하는 경우에 그렇다. ”치유가 성스러운 권리인 영성 세계에서 질병은 고백하지 않은 죄의 징후이다. 즉 용서의 부족, 신실하지 않음, 반성 없는 태도, 혹은 부주의한 말의 징후인 것이다. 고통당하는 신자는 풀어야 할 수수께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이 책은 ‘부, 건강, 성공, 행복=하나님의 축복’이라는 등식의 이면에는 ‘가난, 질병, 실패, 고통=하나님의 벌/나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기회’라는 등식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는 저자가 암 선고를 계기로 두 번째 등식을 맞닥뜨린 후에 자신이 지녔던 믿음의 실체를 깨닫게 되는 경험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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