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탈출 불구 ‘경상흑자 목표’ 경보음
적자 탈출 불구 ‘경상흑자 목표’ 경보음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9.07.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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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여전히 노란불

폭염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 경제가 회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를 회복했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줄었고, 핵심인 상품수지 흑자액은 수출 부진 탓에 5년여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흑자 규모도 정부 목표인 605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여전히 먹구름이 낀 한국 경제를 전망해 봤다.

 

사진=pixabay.com
사진=pixabay.com

무더위 속 한국 경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49억 5,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6억 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012년 4월 이후 7년간 지속됐던 역대 최장 기간 흑자 행진을 멈췄다.

일단 적자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희망적이다.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된 것은 매년 4월 외국인 주식 배당이 집중되는 특수요인이 사라지고, 만성 적자인 서비스수지도 상당히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경상흑자 규모는 전년동월 대비 41.3%나 줄었다. 올 들어 경상수지는 2월부터 넉 달째 1년 전에 비해 악화(흑자액 축소 또는 적자 전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품흑자는 53억 9,000만달러로 2014년 1월 36억 7,000만달러 이래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무엇보다 수출이 480억 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0.8% 급감한 이유가 가장 크다.

정부 관계자는 “미ㆍ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단가 하락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9.2% 감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36.2%) 이래 최대치로 줄었다.
 

‘서비스수지 적자’ 개선

이에 반해 서비스수지 적자는 9억달러로 2016년 12월 6억 6,000만달러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ㆍ일본인 입국자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구성 항목 중 운송수지와 여행수지가 전년동월 대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1∼5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55억 3,000만달러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지난달 무역흑자가 41억 7,000만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경상흑자는 한은 전망치인 245억달러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4월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 발표 때 올해 경상흑자 규모가 상반기 245억달러, 하반기 420억달러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66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이 달 중으로 예정된 한은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상반기 수출 부진을 감안해 전날 연간 경상흑자를 605억달러로 하향조정했지만 이 역시 갈 길이 멀다. 현재 상황이라면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하반기 반등이 점쳐지던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가 내년 이후로 늦춰질 거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쳤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연간 흑자액이 600억달러를 밑돈 건 2012년 488억달러 이후 처음이다.

정부 안팎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5년여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위축되면서 사실상 올 상반기 한은 전망치 245억달러 달성은 어려워졌다. 경상수지는 2012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8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가 지난 4월 6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무엇보다 상품수지 흑자가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게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5월 상품수지 흑자는 53억 9000만달러로 전년동월 107억 9000만달러에 비해 54억달러가 줄었다. 지난 2014년 1월 36억 7000만달러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대폭 축소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5월 수출을 보면 480억 3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수입도 426억 4000만달러로 1% 줄었다.

한은은 “서비스 수지 주력품목인 운송, 여행 수지와 건설 수지가 전반적으로 개선이 됐다"며 "중국과 일본 동남아를 중심으로 입국자가 늘어났고 면세점 매출도 늘어나 수지가 개선된 영향도 반영됐다"고 전했다.
 

‘한반도 난기류’ 기대

서비스수지는 9억달러 적자로 개선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6년 12월(-6억6000만달러)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소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여행수지 적자도 9억 4000만달러로 전년동월(-13억6000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규모가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1인당 여행소비가 둔화하며 여행지급이 지난해 5월 26억 1000만달러에서 25억 1000만달러로 줄어든데다 여행수입이 같은 기간 12억 5000만달러에서 15억 7000만달러로 증가하면서 여행수지가 좋아졌다. 5월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수는 지난 201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서는 등 입국자수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는 1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2억달러), 지난 2014년 10월(1억7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의 흑자 규모다.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입이 역대 2위 수준인 10억 6000만달러를 기록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급 지급 등으로 지난 4월 43억 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본원소득수지는 11억6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한편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월 45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2억2000만달러 늘었고,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26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5억9000만달러 증가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주식투자는 23억1000만달러 빠져 감소 전환했다.

재계 관계자는 “무언가 위기를 돌파할 만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라며 “한반도 분위기가 급진전된 것이 시장에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한국 경제에도 한줄기 소나기가 내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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