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워싱턴 초청’도 계산된 ‘11월 대권’ 승부 카드"
"김정은 ‘워싱턴 초청’도 계산된 ‘11월 대권’ 승부 카드"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9.07.12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층인터뷰]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2회

<1회에서 이어집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평화운동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평화운동가

- 계획적인 느낌도 든다.

▲ 트럼프 자신도 그럴 생각을 가졌을 수도 있다. 어쨌든 G20 오사카 정산회담에 가기 전부터 김정은 만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북미 정상회담은 없겠구나.’ 하는 기대를 접은 상태였다. 트럼프도 그렇게 말했고 어떤 물밑 작업도 없었다. 본인이 애초부터 염두에 두고 그랬는지는 몰라도 하루 전날 ‘트윗’을 날린 것도 극적인 반전효과를 노리고 흥행몰이를 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사카 회담 중에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헤드라인을 바꾸기 위해 깜짝 놀랄만한 빅 이벤트가 절실했을 지도 모른다.

 

- 트럼프의 ‘깜짝쇼’ 한번이 아니다.

▲ 2018년 4월 김정은과 전격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수락한데는 그만한 상황이 있었다. 그때가 포르노 여배우가 트럼프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려던 참이었다. 모든 언론들이 이것을 헤드라인으로 잡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면서 기자회견이 취소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언론의 헤드라인을 바꾼 사례가 있다.

 

- 다른 사례도 있나.

▲ 하노이 2차 회담 당시에도 전직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엔이 청문회에서 ‘트럼프는 거짓말쟁이고 사기꾼’이라 폭로하려던 시점이었다. 이때 트럼프는 급박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하노이 노딜’(Hanoi No Deal)을 선택하면서 또 한 번 언론의 헤드라인을 바꿔치기 해 버렸다. 이번의 판문점 회동도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 열기가 미 전역에서 후끈 달아올랐던 상태였는데 ‘깜짝쇼’로 인해 그 열기가 급격히 식어버렸다.

 

- 미국 야권과 보수언론이 깎아 내렸는데.

▲ 반 트럼프 정서가 강한 민주당 같은 기득권 세력으로서는 트럼프의 판문점 회동이 상당히 기분 나빴다. 차기 대선 토론회에서 여론몰이를 통해 흥행을 노렸던 시점에서 갑자기 트럼프가 ‘깜짝쇼’를 하는 바람에 국민들의 관심이 민주당에서 트럼프에게 시선이 쏠려버렸고 관심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그들은 트럼프가 자신들을 ‘엿’ 먹였다고 여긴다. 트럼프도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불쾌감도 상당했을 것이다.

 

- 김정은 워싱턴 초청도 대선효과 극대화 전략 아닌가.

▲ 트럼프에게 대선 극대화 변수는 많다. 정치적 타이밍으로 보면 극적효과를 거둘 시기는 당연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 치러지고 있을 때가 될 것이다. 그때 김정은 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해서 또 다시 ‘물 타기’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니면 내년 9월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열리는데, 그 시점에 맞춰 김 위원장을 뉴욕으로 초청할 수도 있다. 유엔총회에서 김 위원장이 전 세계 정상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북미정상회담을 갖게 된다면 민주당의 대선 열기는 실종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대선효과 타이밍의 극대화라 할 수 있다.

 

- 트럼프가 재선 욕심에 북 핵 ‘동결’을 한다면.

▲ 그런 우려에 대한 북미 간의 실무협상 핵심쟁점은 장외에서 먼저 지펴졌다. 보수언론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6월30일과 7월1일자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 핵 ‘폐기’에서 ‘동결’을 목표로 좌표이동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다양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NYT보도의 신빙성과 의도를 차치하더라도 북미협상에서 상호 조율된 합의를 도출해낸다는 것은 난제 중의 난제다.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특히 더 그렇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유-불리(有-不利)를 많이 따질 것이고, 반(反) 트럼프 진영은 북미협상 문제를 놓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다.

 

- 향후 전개될 북미 실무협상 어떻게 전망하는지.

▲ 향후 북미협상 결과에 대한 경우의 수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북 핵 동결과 상응한 조치의 교환이다. 여기서 동결이란 북한이 핵물질을 생산하는 시설을 폐기함으로써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 수 없게 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북한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의 골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11개의 제재 가운데 민생과 관련된 5개를 해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영변 이외의 핵시설이 포함되지 않은 것과, 또 하나는 북한이 미국이 제시한 비핵화 정의에 동의하지 않았다.

 

- 비핵화 이뤄질까.

▲ 그것은 트럼프도 김정은도 모른다. 그들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핵 협상 줄다리기를 놓고 ‘깜짝쇼’ 같은 이벤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극적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트럼프로서는 뭔가 확실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절묘한 타이밍을 노릴 것이다.

 

- 보수언론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앞서 말 한대로 NYT 등 보수언론들은 향후 북미협상에서 ‘동결’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한 북 핵 ‘폐기’가 아니라, ‘동결’ 수준에서 합의를 이루고,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를 통해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이를 엄청난 치적으로 포장하면서 내년 11월 재선에서 활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북 핵 동결이 재선에 도움이 될까.

▲ 트럼프 행정부가 북 핵 동결 수준에 만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핵물질 생산시설의 폐기는 과거 전임 정부보다는 상당히 우수한 성과였지만, 60개 안팎의 핵무기는 그대로 남는다는 점에서 냉혹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트럼프는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고 나서부터 북한을 상대로 더 강력한 합의를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북 핵 동결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은 그가 말한 공언수위에 한참 못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는 이 문제가 고려대상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의 재선에서도 뚜렷한 카드가 안 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을 것이다. <3회로 이어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