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혹시 치앙마이에서 노래하는 소녀 봤어?”
“언니 혹시 치앙마이에서 노래하는 소녀 봤어?”
  • 김준아 기자
  • 승인 2019.07.18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기, 주나 – 세계여행]

<여기, 주나>는 여행 일기 혹은 여행 기억을 나누고 싶은 ‘여행가가 되고 싶은 여행자’의 세계여행기이다. 여기(여행지)에 있는 주나(Juna)의 세계 여행 그 다섯 번째 이야기.

 

주말 마켓은 치앙마이를 꼭 주말에 방문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주말 마켓은 치앙마이를 꼭 주말에 방문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면 요리 20밧. 한화로 약 720원. 하루종일 배 부르게 먹고, 편하게 다니고, 사고 싶은 걸 다 사도 하루에 2만원이면 충분했다. 놀라운 건 숙박비 포함.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
면 요리 20밧. 한화로 약 720원. 하루종일 배 부르게 먹고, 편하게 다니고, 사고 싶은 걸 다 사도 하루에 2만원이면 충분했다. 놀라운 건 숙박비 포함.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

운명처럼 찾아간 태국 방콕의 매력에 푹 빠진 나는 길을 나서지 않으면 방콕에 영원히 머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여행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태국 마사지 자격증을 위해 태국 치앙마이로 향했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북부 지역에 위치 한 도시로 몇 년 전부터 한국인들에게 한 달 살기로 유행을 하고 있는 곳이다.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치앙마이에 도착한 순간 단번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방콕보다 더 저렴한 물가,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취향 저격을 당할 예쁜 관광지들, 훼손되지 않은 자연까지. 하지만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한국인이 많지 않았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마사지 스쿨 수료한 날 선생님들과 함께. “대장, 소장, 위”라는 말을 한국말로 말해 준 선생님들.
마사지 스쿨 수료한 날 선생님들과 함께. “대장, 소장, 위”라는 말을 한국말로 말해 준 선생님들.

기차를 타고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마사지 스쿨에 등록했다. 타이 마사지, 오일 마사지 등 다양한 종류의 마사지 수업이 하루 맛보기 코스부터 한 달 코스까지 다양한 코스로 준비되어 있는 치앙마이 마사지 스쿨. 생각보다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3일 단기 과정을 들었고, 수업은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다. (3일 코스 수강료는 한화 약 10만원으로 방콕의 절반 가격이다. 그래서 치앙마이로 갔다.) 같은 수업을 듣는 수강생끼리 서로 마사지를 해주고, 선생님의 모델도 되기 때문에 무료로 마사지까지 받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2명의 선생님이 함께 하는데 신체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알려준다. 그렇게 3일 이상 배우는 사람들에 한 해 수료 하는 날은 시험도 보고 자격증도 준다. 한국 인터넷을 보고 찾아 간 곳이라서 그런지 한국인들이 꽤 방문했던 곳인 듯 했다. “소장, 대장, 위” 같은 단어를 한국말로 말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쉽게 배울 수 있었고, 그 후로 장거리 비행기를 타거나 피곤한 날이면 혼자 발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부모님께서 내가 빨리 귀국하기를 바라시는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태국 마사지 자격증을 따는 게 버킷리스트였던 이유도 바로 이거다. 한국에 돌아가서 부모님 마사지 해드리기.화창한 어느 주말, 하루 종일 마사지 스쿨 수업을 듣고, 주말 마켓에 가는 길에 처음으로 썽태우를 탔다. 썽태우는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치앙마이에서 여행자들에게 굉장히 유용한 이동 수단이다. 멈춰 있거나 지나가는 썽태우를 잡아타면서 목적지를 말하고, 내릴 때 20밧(한화 약 720원)을 주면 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썽태우에 적혀 있는 숫자 30을 보고 30밧부터 시작하는 줄 알고 얼마인지 물어보고 탄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물어보는 순간 관광객 티가 나서 썽태우 기사들이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이다. 숫자 30은 최대 가격이고 기본 20밧이다. (공항과 장거리 제외) 나도 처음에는 당연히 물어보고 탔는데 태국에서 알게 된 친구가 말해주었다. 이것이 장기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길게 머물기에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제대로 알게 된다.

 

썽태우 내부에서 본 바깥 모습.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다.
썽태우 내부에서 본 바깥 모습.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편안하게 주말마켓에 가서 치앙마이의 오후를 즐겼다. 치앙마이에는 평일 저녁 마켓부터 토요 마켓, 일요 마켓 등 다양한 마켓이 열린다. 특히 주말 마켓은 치앙마이를 꼭 주말에 방문해야하는 이유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일요 마켓이 가장 규모도 크고 가장 저렴하다.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하지만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태국 음식과 태국 마사지, 방콕보다 더 저렴하고 더 다양한 기념품들, 그리고 길거리 예술가들의 음악 등. 이 모든 것들이 하루 종일 그곳에 있어도 지치지 않게 만들어 준다. 특히 학비를 위해 노래를 부르러 나왔다는 한 소녀가 있는데 소녀의 목소리에 한참이고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정말 놀라웠던 건 2년 전 먼저 치앙마이 여행을 다녀온 여동생이 내가 치앙마이라는 소식을 듣고 “언니 혹시 치앙마이에서 노래하는 소녀 봤어?”라고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 항상 노래를 부르는 소녀. 그 소녀의 노래를 다시 듣고 싶어서 빠른 시일 내 치앙마이에 다시 방문 할 계획이다.

그 소녀의 목소리만큼 인상이 깊었던 게 있다. 오후 6시가 되어 태국 국가가 울려 퍼지면 갑자기 모든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고 나라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모습이다. 태국의 모든 공공장소에서는 오후 6시에 국가가 울려 퍼진다고 한다. 일요 마켓 같은 경우에는 수많은 현지인들과 그 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있기에 마치 도시 전체가 멈춘 듯한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버스처럼 여러 사람이 타지만 택시처럼 목적지에 내려 주는 썽태우 내부 모습. 가끔은 썽태우에서 만나서 수다도 떨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버스처럼 여러 사람이 타지만 택시처럼 목적지에 내려 주는 썽태우 내부 모습. 가끔은 썽태우에서 만나서 수다도 떨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혼자 길을 나서 버킷리스트를 위해 마사지 수업을 듣고, 썽태우를 타고, 마켓에서 청아한 소녀의 노래를 들으며 치앙마이를 느낀 하루. 혼자 하는 여행의 매력은 모든 선택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멈추고 싶으면 멈추면 된다. 오로지 나의 선택에 따라 나에게 집중 할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시간.

나는 여행을 하면서 여행을 왜 떠났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 떠났어. 내가 어떠한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종일 어떠한 선택을 하는지 알아가고 있거든.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이렇게 나는 오늘도 나를 알기 위해 여행길이다.

 

김준아는...
- 연극배우
- 여행가가 되고 싶은 여행자
- Instagram.com/junatou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 뉴텍미디어 그룹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 07108 (등록일자 : 2005년 5월 6일)
  • 인터넷 : 서울, 아 52650 (등록일·발행일 : 2019-10-14)
  • 발행인 겸 편집인 : 김영필
  • 편집국장 : 선초롱
  • 발행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목로 72(신정동)
  • 전화 : 02-2232-1114
  • 팩스 : 02-2234-8114
  • 전무이사 : 황석용
  • 고문변호사 : 윤서용(법무법인 이안 대표변호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리
  • 위클리서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05 위클리서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weeklyseoul.net
저작권안심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