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근로 희망 연령 ‘73세’

[위클리서울=김범석 기자]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가운데 노인들의 구직 활동 실태가 조사됐다. 이에 따르면 고령층 5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구직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경험한 고령층 비율도 64.9%로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더 많은 노인이 더 오래 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60대 후반 남성 K씨는 “청소가 됐든 경비가 됐든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며 “우리 나라는 너무 일찍 사회활동을 접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년층의 취업 실태를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그래픽=이주리 기자
ⓒ위클리서울/ 그래픽=이주리 기자

고령층의 상당수가 구직 경험과 취업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55∼79세) 인구는 1384만 3000명이었다.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7.6%로 전년동월대비 0.9% 상승했고 고용률은 55.9%로 0.7% 올랐다.

고령층 중에서 55∼64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5년 5.7개월로 전년동월대비 0.8개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19년 2.2개월로 0.8개월 감소한 반면, 여성은 11년 8.1개월로 2.4개월 증가했다. 일자리를 그만두는 평균 연령은 49.4세로 남성이 51.4세, 여성이 47.6세로 조사됐다. 평균 연령의 경우 전년 동월대비 0.3세 올라갔다.

노년층의 구직 경험도 5명 중 1명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고령층 중 18.8%는 최근 1년간 구직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전년동월대비 1.9% 올라간 것이다.

구직 활동은 친구·친지 소개 및 부탁(38.3%), 고용노동부·기타 공공 취업알선기관(32.2%), 신문·잡지·인터넷(10.2%) 순이었다.
 

‘평균 수명’ 증가 추세

구직 활동과 함께 실제 취업경험자도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취업을 경험한 고령층 비율은 64.9%로 전년동월대비 1% 상승했다. 취업경험 횟수는 대부분(82.9%) 한 번에 그쳤으며 성별로는 남성(76%)이 여성(54.8%)보다 21.2% 높았다.

이에 반해 지난 1년간 직업능력개발훈련에 참여한 비율은 16.3%(226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0.7%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경험한 일자리가 ‘생애 주된 일자리와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2.5%로 전년동월대비 1.2% 하락했고 전혀 관련 없음(17.6%)은 1.2% 상승해 직무 연관성을 살리지 못하고 취업하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앞으로 더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 인구 비율은 64.9%로 897만 9000명에 달했다. ‘언제까지 일하기를 원하느냐’에 대한 희망 근로 상한연령도 평균 73세로 전년동월대비 1살 많아졌다.

노년층 응답자들은 장래 근로 희망자의 일자리 선택기준으로 일의 양과 시간대(28.4%), 임금수준(23.8%), 계속근로 가능성(16.6%) 순으로 답했다. 임금 수준은 남성은 150만∼200만원 미만(22.8%), 여성은 100만∼150만원 미만(26.7%)이 가장 높았다.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율은 45.9%(635만8000명)로 전년동월대비 0.3% 소폭 올랐으며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1만원으로 4만원 증가했다. 남성은 4만원 늘어 79만원, 여성은 5만원 늘어 41만원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활로’ 필요

취업 활동 기관 관계자는 “평균 수명이 늘면서 노년층의 10명 중 6∼7명은 평균 70대 중반까지도 일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업종 발굴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년층이 일하려고 하는 목적은 60%가 생활비 충당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연금 수령자의 비율이 고령층의 절반에 못 미쳤으며, 월평균 수령액도 61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구직 경험이 없는 미취업자의 비구직 사유는 건강상의 이유(39.9%), 가사·가족 반대(22.7%), 나이가 많아서(19.5%) 순으로 높았다. 그만큼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구직 활동에 중요한 변수인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이 일을 하기 원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60.2%)이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32.8%였다. 현재 취업자의 경우는 92.1%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무엇보다 고령층 인구들이 기대하는 근로 연령이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조사에서 근로 연령은 평균 73세였다. 특히 일자리를 선택할 때 임금수준(23.8%)보다는 일의 양과 시간대(28.4%)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성에게 특히 그랬다.

일자리 선택 기준으로 여성은 일의 양과 시간대(36.0%), 남성은 임금수준(25.9%)을 가장 많이 고려했다. 희망 일자리 형태는 전일제(58.8%)가 시간제(41.2%)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전일제 희망 비중이 줄어들고, 시간제 희망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게 통계청의 설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에서 실업자수와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부진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통계청 최근 조사에 따르면 54∼79세 고령층 인구는 1384만 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0%인 40만 2000명이 증가했다. 고령층은 인구구조 변화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5년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380만명대까지 늘어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경제활동인구(797만 4000명), 취업자(773만9000명), 경제활동참가율(57.6%), 고용률(55.9%)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취업 기관 관계자는 “노년층들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생계에 도움이 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각종 통로들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이 부분에 좀 더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날로 고령화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년층들이 취업 통로를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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