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에 해박했던 다산
국토지리에 해박했던 다산
  • 박석무
  • 승인 2019.08.19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위클리서울=박석무]  다산의 글을 읽다보면 그의 해박한 학문에 놀라지 않을 때가 없습니다. 일반 유학자들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국토지리에까지 참으로 해박한 지식을 지녔음을 알게 되면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교통이나 통신이 지극히 불편하던 시절이어서 생활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야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다산의 글에는 조선 전국의 국토와 지리에 밝았으며 더구나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함경도 끝의 지역까지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던 점은 놀랍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정약용
정약용

“부령(富寧)은 본디 북옥저(北沃沮)의 땅으로 한 무제(武帝) 때에는 현도군(玄?郡)에 속하였고, 고구려 대무신왕(大武神王)이 이를 취하여 자기 땅으로 삼았으며, 발해(渤海) 때에는 동경(東京) 용원부(龍原府)에 속하였다. 금(金)나라 때에는 문수(門水) 이남을 옮겨 모두 내지(內地)로 삼았는데, 부령은 야라로(耶懶路:지금의 함흥)과 알새(斡塞)를 순행(巡行)하고, 삼잔수(三潺水:지금의 三水)에 부(府)를 설립하였으니, 이 일을 증험할 수 있다. … (「부령도호부사 이종영에게 당부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부령의 역사와 지리에 관한 지식을 누가 제대로 이해라도 하겠는가요. 원(元)나라 때, 고려 때, 조선 초기까지의 모든 내용을 제대로 열거하여 부령의 역사·지리를 제대로 밝혀준 다산은 목민관으로 가는 이종영(李鍾英)에게 당부합니다. 

“도호부사는 부령부에 도착하면 지도(地圖)와 지지(地志)를 고증하고 열람해야 한다.”라고 권고하여 자기가 담당하는 고을의 역사와 지역 및 지도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충고를 겸하였습니다. 다산은 벼슬할 때에 저술한 「지리책(地理策)」이라는 정책건의서에서도 

“천하에 다 궁구할 수 없는 것은 지리이고, 천하에 구명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지리보다 더한 것은 없다(天下之 不可窮者地理 而天下之所不可明者 又莫如地理也).”라고 말하여 국토지리를 제대로 아는 일이 통치에 절대 불가결하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라는 방대한 지리서로 편찬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되면 조선의 전도(全圖)를 국가의 힘으로 제작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정조의 서거와 신유옥사의 발발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던 아픔이 있습니다. 정조가 더 오래 살고 다산의 지혜가 합해져 조선 전도가 제대로 제작되어 똑바로 독도 같은 지역이 밝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일본이 입도 벌리지 못하게 했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세종 때에는 김종서(金宗瑞)가 알목하 연변을 개척하여 비로소 석막의 옛 땅에 영북진(寧北鎭)을 두었다가, 말년에 이르러 도호부(都護府)로 승격하여 ‘부령’이라 부르고 육진(六鎭)의 하나로 삼았다.…”(같은글)라는 뛰어난 지식, 역시 훌륭한 목민관이 되려면 관할지역에 대한 넉넉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산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 뉴텍미디어 그룹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 07108 (등록일자 : 2005년 5월 6일)
  • 인터넷 : 서울, 아 52650 (등록일·발행일 : 2019-10-14)
  • 발행인 겸 편집인 : 김영필
  • 편집국장 : 선초롱
  • 발행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목로 72(신정동)
  • 전화 : 02-2232-1114
  • 팩스 : 02-2234-8114
  • 전무이사 : 황석용
  • 고문변호사 : 윤서용(법무법인 이안 대표변호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리
  • 위클리서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05 위클리서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aster@weeklyseoul.net
저작권안심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