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역시 공렴을 실천해야
공직자는 역시 공렴을 실천해야
  • 박석무
  • 승인 2019.08.26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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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위클리서울=박석무]  『목민심서』는 12편에 72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편에 6개 조항이 있으니 당연히 72조항입니다. 이 모든 조항을 체계적이고 조리 있게 나열하여 도합 48권으로 이룩된 책이 『목민심서』입니다. 그 많은 내용을 모두 읽는 일은 누구라도 쉽게 여길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전체를 읽을 수 없다면 핵심 내용이 담긴 「율기(律己)편」 하나라도 제대로 읽기를 권장했습니다. 「율기」편 모두 6개 조항이니 그것도 읽기 어렵다면 최소한 「청심(淸心)」 하나의 조항이라도 똑바로 읽을 것을 권했습니다.  

 

박석무 ⓒ위클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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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 조항은 바로 공직자는 ‘청렴’이라는 두 글자를 반드시 제대로 이해하고 그대로 실천하라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에서 청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대로 실천한 대표적인 공직자로서는 중국 명(明)나라 때의 정선(鄭瑄)이라는 사람을 유독 많이 거명했습니다. 명나라의 관인·학자로 이름은 선(瑄), 자는 한봉(漢奉)이며 그의 저서에는 『작비암집(昨非菴集)』과 『작비암일찬(昨非菴日纂)』 등이 있는데 『일찬』에는 목민(牧民)에 관한 정리된 내용이 있어서 더욱 유명한 책이었습니다. 다산은 정선의 말을 인용합니다. 

“자신의 할아버지나 아버지를 계손(季孫:춘추시대의 권력자)이나 도주(陶朱:춘추시대의 최고 부자)와 같은 무리라면 발끈 성내고, 공의(公儀:청백했던 사람)와 백기(伯起:楊震의 자로 대표적인 청백리)와 같은 반열에 올려주면 역시 매우 기뻐하니 이것은 돈 많은 것이 추한 것이고, 순박하고 청렴한 것이 귀한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뜻 둔 바는 귀한 것이 아니고, 귀하게 여기는 것은 추한 것에 많으니, 이는 어찌된 일인가?”라고 말했다면서 속으로는 부귀를 탐하면서 겉으로는 청백을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세속의 인간을 꾸짖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선의 말입니다. “근래 사대부가 밖으로는 공명(公名)을 낚고 안으로는 재산을 경영하며, 천이나 되는 넓은 집채에 기름진 밭이 만 경(頃)이나 되고, 남자종이 개미떼 같고, 비첩은 구름과 같은데, 입만 열면 성명(性命)철학을 고상하게 담론하고 청허(淸虛)함을 자부하니, 비록 혀끝에 오색보련(五色宝蓮:부처님의 장중 화려한 말씀)을 토한다 하더라도 나는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여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가짜 공직자들을 비판하였습니다. 

예나 이제나 부귀와 청빈의 문제는 그렇게 쉽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청렴한 공작자라는 소문이 난 사람도 재산신고로 나타나는 재산은 겉과는 다르며, 정의의 사도로 자처한 고관들도 속을 들여다보면 외형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공무원(公務員)이란 공(公)에 힘쓰는 사람인데, 그 이름과는 다르게 외부로는 공에, 내부로는 사(私)에 힘쓰는 것으로 드러나니, 우리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옛날 중국에서도 그랬다니 부귀와 청빈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인류의 난제일까요. 다산이 그렇게도 강조한 ‘청심(淸心)’, 공직자에게서 청심이 떠나면 그런 나라는 희망이 없는 나라입니다. 공무원이 공(公)에 힘쓰지 않으면 공직사회가 더 바르게 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시끄러운 세상을 조용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공직자들이 ‘공렴’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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