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조국 대전’ 2라운드
추석 이후 ‘조국 대전’ 2라운드
  • 김경배 기자
  • 승인 2019.09.16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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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둘러싸고 양분된 추석 민심

[위클리서울=김경배 기자]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은 여론 향방의 바로메타이다. 더욱이 이번 추석은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7개월 앞둔 시점이라 여야 간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한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야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쟁점화한 반면 여당은 민생과 경제 활성화에 진력하며 밥상머리 화제 선점에 나섰다. 하지만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은 추석 연휴를 지나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인 2라운드에 접어들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생과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을 조명해 본다.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진보 보수 응집, 영남권과 호남권 상반된 분위기

이번 추석의 밥상머리 화제는 ‘조국’과 ‘민생’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전국 민심이 찬반으로 극명하게 나누어졌던 만큼 여야 의원들은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싼 지역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12일 KBS가 추석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잘못했다'라고 평가했다. 긍정 답변은 38.9%('매우 잘했다' 20.8%, '잘한 편이다' 18.1%)인 반면 부정 답변은 51.0%('잘못한 편이다' 13.6%, '매우 잘못했다' 37.4%), 모름·무응답 비율은 10.1%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가 조국 장관 임명을 긍정 평가했는데 30대의 경우 50.6%, 40대는 57.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조국 장관의 딸 입시 의혹 등으로 분노를 표출했던 20대의 경우 42.7%, 50대는 57.7%, 60대 이상의 경우 70.1%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호남이 긍정 평가 58.1%, 부정 평가 23.9%로 전체 지역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다. 반면 다른 지역은 모두 부정 평가가 많았는데 특히 대구·경북(TK)의 경우 부정 평가가 64.9%로 긍정 평가(23.1%)의 거의 세 배에 달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75.0%는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긍정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자는 95.4%의 압도적인 비율로 '잘못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남녀 천 명을 유무선 전화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이번 추석의 화두가 되었다. 조국 장관 임명을 두고 지역간, 세대간, 지지정당에 따라 온도차가 확연히 달랐다. 특히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후유증이 크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부산 지역 한 의원은 “지역감정의 골을 메워가는 시점에, 이런 사건이 있으니까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다른 의원은 “주민들은 ‘대통령이 국민 마음을 이해한다’는 모습을 보길 원했던 것 같다”며 “이번(임명)이 실망감을 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다만 자유한국당도 장제원 의원,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문제로 지지를 잃었다”며 “검찰개혁에 속도가 붙으면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며 지역민심을 전했다.

경기·충청권도 ‘조국 대전’ 여파가 적지 않았다. 수도권 한 의원은 “조 장관 문제를 말하는 주민들이 너무 많아 다른 이야기는 다 묻혔다. 지난해와 달라진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충청권 한 의원은 “민심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며 “당 차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호남지역은 다른 지역과 분위기가 달랐다. 의원들은 40대 이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견고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한 지역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이 진실되게 답하는 모습을 보고 지역 여론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정기국회는 ‘조국 대전’ 2라운드

조 장관 임명 이전 인사청문회에서 한바탕 '조국 대전(大戰)'을 치른 여야는 추석 연휴 이후 물러설 수 없는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추석이 지나면 17일부터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 돌입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후폭풍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2라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사수', 자유한국당이 '조국 파면'을 주장하며 각자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정기국회를 사실상의 ‘총선 전초전’으로 치르려는 자유한국당에 조국 법무부 장관은 ‘최대 호재’다. 해임건의안 처리가 무산되더라도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면서 ‘조국 이슈’를 정기국회 기간 내내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당은 조 장관이 나오는 국회 대정부 질문부터 ‘조국 청문회 2라운드’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정기국회는 오는 17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다. 뒤이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18일),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19일)의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대표연설에서 조 장관 임명의 문제점을 따지고 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 양당은 이미 조 장관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특검 추진에 공조하기로 뜻을 모으며 확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추석 민심 국민보고대회(위선자 조국 사퇴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조 장관 관련 의혹은 조국 일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공직자가 연루된 권력형 게이트”라며 “이제 이 사건은 조국을 넘어서 문재인정권의 문제가 됐다. 이제 우리 국민은 대통령을 의심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정기국회는 야당 편”이라며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를 통해 이번 정기국회를 ‘조국 국감’으로 만들겠다”면서 “조국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를 더 잘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기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은 15일 박찬대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민은 조 장관의 블랙홀에서 국회가 하루 빨리 빠져나오기를 희망한다"며 "국정에 대한 반대와 발목잡기로 일관하는 보수 야당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대정부질문 역시 여야 격돌의 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이 이번 대정부질문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정부질문은 Δ정치 Δ외교·통일안보 Δ경제 Δ교육·사회·문화 분야로 나눠서 진행된다. 보수 야권은 각종 현안을 조 장관 관련 의혹과 연계해 이슈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기국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13조원대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과 자영업·중소기업·청년 지원 법안 등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여야 입장차는 이미 크게 벌어져 있다.

민주당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바른미래당은 대폭 삭감을 예고해 예산안 심사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통과시킨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입장차가 또 다른 뇌관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사안을 놓고서도 여야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조 장관, 검찰 개혁 나서나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연일 강도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조 장관의 인사권 행사의 향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적절한 인사권 행사'를 통한 검찰 통제를 선언한 바 있다.

검찰 일각에선 조 장관이 특수통 중심의 '윤석열 사단' 해체에 나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이 오는 2월 예정된 검찰 정기인사를 앞당겨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공석으로 남겨진 대전·대구·광주고검장과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고검장 3석과 검사장 3석에 대해 인사를 단행할 경우 검찰 간부들의 자리 이동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법무부 등에선 우선적으로 윤 총장 체제에서 '특수통'이 장악한 공안 라인에 대해 다시 '공안통' 검사들의 등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31일자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당시 검사장 승진자 14명 중 '공안통'은 한명도 없었던 반면 대검찰청 공안부장(공공수사부로 명칭 변경)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공안 라인에 특수통 출신들이 대거 등용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특수통 출신인 윤 총장이 과거 특수수사에서 호흡을 맞췄던 특수통 검사들을 중용하면서 공안 라인까지 '윤석열 사단'이 장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 장관이 공안 라인의 공안통 회복을 내세워 '윤석열 사단'의 힘빼기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이 때문에 제기된다.

공안부가 선거 관련 사건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공안 수사에 대해 장악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기 인사 단행으로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팀 핵심 인사들 교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면서 검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앞서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대검 간부들에게 윤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했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실상 법무부가 현재의 수사팀 대신 새로운 수사팀을 꾸리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 장관 관련 의혹 수사는 한동훈(사법연수원 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과 송경호(29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문재인정부 들어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인사들이 맡고 있다. 한동훈 검사장은 2017년 7월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임명돼 사법농단 수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등을 이끌었다. 송경호 3차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역임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와 삼성바이오 수사 등 굵직한 적폐 사건들을 도맡아왔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인사는 "한 검사장은 윤 총장 뿐 아니라 적폐수사에 대한 청와대의 신임을 받아 중용돼 온 사람"이라며 "수사 도중에 수사팀을 교체하는 것은 검찰 조직에서는 물론 국민들 눈에도 너무 속이 들여다보이는 시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른바 '반 윤석열 인사'들을 발탁해 윤 총장과 측근 인사들을 견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 장관은 지난 11일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활동을 활성화하고 그 구성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검사에 대한 1차적 감찰권은 대검찰청이 갖고 법무부는 2차적 감찰권을 갖는다.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는 법무부가 1차 감찰을 수행할 수 있다.

조 장관은 특히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을 통해 임은정(30기) 부장검사 등 검찰 내부의 자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많은 검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 법무검찰의 감찰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내에선 조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임 부장을 언급하면서 감찰제도 개선을 강조한 것을 두고 발언의 배경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갔다.

한 평검사는 "특정인을 콕 찝어 얘기한 데에는 그 인사를 쓰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며 "검찰 조직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 인사인 지는 두 번째 문제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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