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바른미래호’ 물리적 분당 초읽기?
한지붕 두가족 ‘바른미래호’ 물리적 분당 초읽기?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9.1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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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징계’ 후폭풍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추석 연휴를 맞아 잠시 주춤하던 바른미래당 내 불협화음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제는 전면전 양상으로 급변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최근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켰던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하면서 당권바파와 비당권파의 대결은 루비콘강을 건넌 모양새다.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주장해온 하 최고위원에게 중징계가 내려지면서 당권파는 비당권파에게 심각한 상처를 줬다. 미래당은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원수 9명)와 유승민·안철수계 연합군인 비당권파 15명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분열 직전의 미래당 상황을 살펴봤다.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가 결정적인 치명타를 입었다.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최근 “윤리위 전체회의에서 3시간 논의 끝에 하태경 최고위원의 징계를 '직무정지 6개월'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당 내분이 극심할 때 손 대표를 겨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윤리위에 회부됐었다.

윤리위의 징계 의결은 최고위의 추가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어 사실상 하 최고위원의 징계가 확정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징계로 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손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와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가 4대 4가 됐다.

지금까지는 5(비당권파)대 4(당권파)의 구도였다. 하지만 하 최고위원이 징계를 받게 됨에 따라 최고위원회에서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면 결정권은 당 대표가 가지게 됐다. 당내 의사 결정권이 손 대표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때문에 비당권파 최고위원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은 하 최고위원의 징계를 막기 위해 당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여기까지였다.

비당권파는 불신임 요구서가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될 물리적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그 사이 당권파 측은 윤리위원회 회의를 강행했다.

이번 결정으로 바른미래당 내 내홍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비당권파는 손 대표의 퇴진을 주장하며 전면전에 돌입했다. 이미 그동안 손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 회의에 비당권파 측은 아예 참석을 하지 않는 등 한지붕두가족의 모습을 보여줬다.
 

어느 쪽이 ‘짐’ 쌀까

비당권파는 리더십 실종 등을 이유로 손 대표를 비판했지만 결국 결정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열세에 직면하게 됐다.

하 최고위원은 징계결정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는 당권에 눈이 멀어 내부 숙청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어 "물러나야 할 사람은 손 대표"라며 "추석까지 당 지지율 10% 안 되면 물러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 당장 지키시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 대표는 지난 4월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미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독단적 당 운영, 정상적 당무 방해 등을 명분으로 양측이 법적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내 최다선 의원인 정병국 의원은 “이제 시작된 문재인 정부와의 싸움에 바른미래당이 결연히 참전할 수 있도록 손 대표는 사퇴하라"며 "손 대표가 지금과 같은 상태로 가면 중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 최고위원은 “직접 사과를 네 번이나 하고 다 끝난 일”이라며 “정권 2인자 조국과 싸워야 할 시간에 당내 2인자인 하태경 제거에만 몰입해 있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계파간 정면 충돌이 다시 시작됨에 따라 정치권은 또 한 번 정계개편의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는 양상이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비당권파는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계와 국민의당 출신의 안철수계 의원들로 구성됐다.

비당권파인 오신환 원내대표도 징계 결정 직후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했다”며 손 대표에게 공세를 취했다.

표면적으론 이번 결정이 계기가 됐지만 바른미래당의 불협화음은 이미 4월 보궐선거 참패 이후 지속돼 왔다. 손 대표가 추석 전 당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한 약속을 사실상 번복하고, ‘조국 정국’에서 비당권파 일부가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를 꾀하는 등 독자 행동에 나서면서 물리적 분당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결정이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내 관계자는 “비당권파 일부가 결정적인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다음 총선을 치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앞날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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