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욕(私欲)은 끊고 천리(天理)에 따르라
사욕(私欲)은 끊고 천리(天理)에 따르라
  • 박석무
  • 승인 2019.09.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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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박석무 ⓒ위클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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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석무]  예나 지금이나 공직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와 백성들은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같은 전제군주국가에서는 백성들이야 벼슬아치들이 시키는 일만 따라서 해야 하는 처지여서 공직자들의 행위나 마음가짐이 나라를 움직이는 일임은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공직자들이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떻게 행정을 펴야 하는가에 대한 사례와 원칙이 담긴 『목민심서』라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습니다.  

공직자들의 마음가짐과 행정이 올바르기 위해서는 몸가짐부터 바르게 하라는 뜻에서 『목민심서』 72개 조항 중 ‘칙궁(飭躬)’을 첫 번째 조항으로 두고 설명합니다. 몸가짐, 몸의 자세나 태도, 마음가짐으로 연결되는 문제를 언급하면서 

“사욕(私欲)을 끊는데 힘쓰고 한결같이 천리에 따르라(務絶私欲 一循天理).”라는 원칙을 천명하고, 어떻게 해야 사욕을 끊을 수 있으며, 천리에 따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썼습니다. 우선 사욕의 억제를 위해서 공정한 마음을 지니는 일입니다. 일은 하지 않으면서 대접만 받고 놀고먹으면서 해야 할 직무를 행하지 않는다면, 그거야 사욕만을 채우는 일이요, 공무(公務)를 방기하는 일이니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여겼습니다.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

일한 만큼 대접받고 공무를 집행한 만큼 녹봉을 받는 일이 사심을 막고 공심으로 돌아가는 첫 번째의 일이라면서 그에 대한 사례 하나를 들었습니다. 

“범문정공(范文正公)이 말하기를 ‘내가 매양 잠자리에 들면 바로 하루 동안 봉양 받은 비용과 공무를 집행한 일을 헤아려 과연 서로 맞먹을 만하면 깊은 잠이 들지만, 그렇지 않으면 밤새 편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날에라도 기어코 맞먹을 수 있는 일을 하고야 만다.’고 하였다.”라는 말을 예로 들어 옛날 어진 이들이 사욕을 막아내던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범문정공은 송나라의 범중엄(范仲淹)이라는 명현으로 높은 지위에 올라 천하에 이름을 전한 정치가였습니다. 다산은 또 『시경(詩經)』의 “저 군자(君子)여 일하지 않고 먹는 일이 없도다(彼君子兮 不素餐兮).”라는 말을 인용하여 일하지 않고 먹고만 지내려는 사욕을 끊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요즘 대한민국의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다산의 이야기나 범문정공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을 만들고 국정을 감시하고 새로운 정책을 정부에 제시해야 할 국회는 열려있는 시간보다는 닫혀있는 시간이 훨씬 많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세비와 수당만을 꼬박꼬박 챙겨간다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거액의 월급을 받고 온갖 융숭한 대접을 받는 고관대작들, 과연 그런 봉급에 해당될 만큼의 일을 했는지 잠자리에 누우면 한 번쯤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놀고도 돈을 벌려고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는 일, 땅투기나 집투기로 그냥 마구 돈을 버는 사람들, 일을 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말에 해당되지 않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운이 좋아 탄로가 나지 않은 공직자들이 많을 터인데 놀고먹거나 그냥 공(空)으로 돈만 벌겠다는 공직자들, 대오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거액의 월급을 받는 공직자들만이라도 돈을 벌고 싶은 사욕만은 절대로 없애야 합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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