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연극계 주요상 휩쓴 화제작 '그믐 ,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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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단 동과 공동 제작한 2019 년 시즌 프로그램 < 그믐 ,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원작 장강명 , 각색 정진새 , 연출 강량원 ) 을 오는 10 월 9일 부터 27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

제 20 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한 장강명 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2018 년 9 월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된 < 그믐 ,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은 전년도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쓴 화제작이다 . “ 추상적인 소설의 내용이 신체행동 연극을 주로 펼치는 극단 동의 장점과 잘 결합된 수작 ” 이라는 평과 함께 ‘ 제 55 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 을 비롯해 평론가협회 ‘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한국연극 ‘ 공연 베스트 7’ 등에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이번 작품은 관객과 평단의 찬사에 힘입어 2019 년 남산예술센터의 무대에 다시 한 번 오르게 됐다 .

< 그믐 ,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은 ‘ 기억 ’, ‘ 시간 ’, ‘ 고통 ’, ‘ 속죄 ’ 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을 시도한다 . 극 중 남자와 여자는 고등학교 시절 연인이었다 . 동급생 영훈을 살인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간 남자는 ‘ 우주 알 이야기 ’ 라는 소설을 써 여자가 일하는 출판사에 보낸다 . 여자는 소설의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인 것을 알고 남자를 찾아간다 . 한편 자신의 아들을 죽인 남자를 쫓는 영훈의 어 머니는 재회한 두 사람의 주변을 맴돌고 , 남자는 본인이 저지른 살인이 세상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었는지 깨닫는다 .

작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전개되지 않는다 . 과거 · 현재 · 미래의 순으로 단 한 번만 경험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시간의 개념도 뒤집는다 . 그믐날 자신에게 들어온 ‘ 우주 알 ’ 을 받아들인 남자는 과거부터 미래까지 동시에 볼 수 있게 되면서 시간을 한 방향으로만 사는 사람들의 기억 속 고통을 어루만진다 . 관객은 해체된 시 · 공간 속에서 한 남자의 세계를 조각난 이야기와 파편화된 장면으로 만난다 .

극단 동은 과거로부터 쌓여 온 현재가 아니라 언제인지 알 수 없이 ‘ 계속되는 현재 ’ 를 무대에서 표현하기 위해 극단의 연기 메소드인 ‘ 신체행동연기 ’ 를 작품에 집약시켰다 . ‘ 신체행동연기 ’ 란 감정이나 심리의 표현보다 행동의 나열을 통해 인물과 장면을 전달하는 연기 방법론이다 . 시간의 해체라는 원작 소설의 형식과 신체행동연기라는 연극 양식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을 통해 관객은 저마다의 해석에 따라 인물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달리 볼 수 있는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

또한 , < 그믐 ,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의 미학적인 특징으로는 기울어진 원형 무대를 꼽는다 . 원형의 무대 위에서 저마다의 세계를 표현하는 배우들은 균형이 무너진 채로 끊임없이 돌고 도는 몸짓을 만든다 . 이는 과거 에 대한 기억 , 기억에서 비롯된 고통과 분노 , 현재에 대한 위로를 의미하는 것이다 . 강량원 연출가는 “ 소설을 읽었다면 책과 연극을 비교하는 재미를 , 읽지 않았다면 공연을 통해 작품을 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 ” 이라며 , 작품의 대사인 ‘ 과거로부터 널 지켜줄게 ’ 를 인용하며 “ 이 작품이 기억으로부터 받은 고통을 덜어주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 ” 고 말했다 .

한편 , <7 번국도 >, < 명왕성에서 >, < 묵적지수 > 등 올해 상반기 시즌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 배리어프리 (Barrier-Free)’ 공연을 진행해온 남산예술센터는 이번에도 10 월 18 일 ( 금 ), 19 일 ( 토 ) 공연에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해설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을 제공한다 . 문자통역의 경우 사전 신청을 통해 전용 기기가 비치된 좌석에서 자막과 함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 지체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석은 모든 회차 공연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 청각장애인의 경우 예매처 홈페이지 또는 문자 메시지로 예매할 수 있으며 , 시각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은 전화 (02-758-2150) 예매가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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