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실패하면 정권에 ‘큰 부담’"
"검찰개혁,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실패하면 정권에 ‘큰 부담’"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9.09.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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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2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 법과 인권개혁 무풍지대인 검찰을 쇄신할 조국 법무장관이 임명됐다. 개혁을 완수할까.

▲ 그건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볼 때, 과연 장관 자격이 있는지는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조 장관을 감싸는 사람들의 입장도 ‘조국이 좀 부끄럽긴 하다’는 기류도 있다. 그런 판단은 국민 각자의 몫이다. 어쨌든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고의 적임자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

다만, 조국 장관이 아니면 개혁을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조 장관 밖에 인물이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장관 임명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다.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때는 그냥 임명한 게 아니다. 임명과정에서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검찰개혁을 하라는 명령을 한 것이다.

 

- 성공여부는.

▲ 조국 장관은 이제 더이상 장관 후보가 아니다. 대통령이 정식으로 임명한 장관신분이다.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장관 한 사람 교체하면서 이렇게까지 논란이 됐던 적은 일찍이 없었고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었고, 조국 장관 개인도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고 본다.

그러나 조 장관에 대한 어떤 적임자 여부를 떠나서, 이왕에 대통령에 의해서 임명되었으니 정말 죽기를 각오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했으면 한다. 물론 여기에는 검찰개혁뿐 아니라 법무, 행정, 교정 등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을 과단성 있게 진행했으면 좋겠다.

 

조국 법무부장관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 지금의 검찰조직과 운용을 보면, 일제 때 검찰 제도를 답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게 된 데는 일제 때 독립군을 잡기위한 방편으로 권한을 부여 받았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자, 점령군 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이 일본 헌법을 바꿨다. 경찰은 1차 수사를 검찰은 기소기관으로 남기면서 보충-보완수사를 할 수 있게 했다.

한국은 미군정이 법을 만들지 않았지만, 해방 공간에서 자체적인 법제도를 만들려 했다. 하지만, 6.25 전쟁이 일어나 제대로 된 헌법을 만들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1954년, 법이 없는 상황에서 일제 때 썼던 법을 그대로 운용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법을 제정하지 못했다.

왜냐면 당시는 친일경찰이 85%나 됐기 때문인데 반민특위법을 국회에서 만들면 경찰이 총들고 들어와 국회위원장을 체포하는 등 요즘 말로 테러를 가했다. 따라서 경찰에게 법적권한을 주지 못했다. 1954년 검찰체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배경이다.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 검찰의 피의자 신문이 반 인권적이라는 지적인데.

▲ 검사가 구속피의자를 조사할 때 고압적인 검찰청으로 부른다. 본래 그렇게 해야 할 규정도 없다. 그냥 ‘나는 높은 사람이니까 그냥 그렇게 하는 거야’ 전부터 내려온 관행대로 한다. 교도소라는 것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곳이다.

외부인이 와서 면회하면 어떤 피해나 손해도 없다. 구치소에 갇힌 사람을 외부로 호송하려면 그에 따른 인력이 필요하다. 차가 와서 호송해야 하고, 피의자에 수갑을 채우고, 포박도 해야 한다. 피의자 1인당 2명 정도다 따라 붙어 계호를 한다.

강력범의 경우는 4명 또는 8명이 따라 붙는다. 너무 과도한 호송체계다. 이것도 법 개정을 안 해도 바로 시정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 말 한마디면 개선이 가능하다. ‘앞으로 검사들이 정말 구속피의자 만나려면 교도소로 가라’ 이게 핵심 내용이다.

 

- 망신주기 포박과 호송도 개선해야 할 문제다.

▲ 피의자와 관련한 모든 움직임이 국민 혈세로 움직인다. 경찰은 구치소에 가서 접견을 하는데, 검사는 왜 가서 안하는가. 이것이 오만한 특권의식이다. 이것을 장관 말 한마디로 바뀐다고 하자, 그러면 국민들이 판단한다.

앞으로 국민 혈세가 덜 들고, 검사들이 건방을 덜 떨겠구나, 도망의 우려도 줄어들겠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피의자들이 굴비 엮듯이 포승줄에 묶여 있으면 창피를 당하기도 한다. 망신주기다. 피의자호송 시 포박 장구(裝具)도 최소한으로 해야 하지만, 우리가 없앤 것은 발에 채우는 족쇄뿐이다.

아직 팔을 묶는 포승만 남아 있다. 한 사람 묶는 것은 포승이고, 둘 이상을 묶는 것은 연승이라 부른다. 그것도 권력자들은 포승으로 하고, 일반인은 연승으로 묶어 호송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딸이 보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참기 어려운 일인가.

 

- 이런 관행 바꾸기 어려운가.

▲ 사실 피의자를 재판에 안 내보내면 되지만, 재판원칙이 공개재판이라 가족들도 오게 된다. 언론도 오고, 관계자와 피의자, 검사, 변호사도 온다. 때문에 재판은 법정에서 하고, 재판을 위해 사람들이 동원돼 호송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그런데 법무부 직원인 검사들 편의를 위해 과연 그렇게까지 호송해야 하는가이다. 이런 정책은 국민에게 찬반표결을 물으면 된다. 조국 장관은 이런 식으로 정책을 통해 자신의 업무에서 성과를 내야한다. 여기저기 다닌다거나 누구를 만나고 할 때가 아니다. 그러면 실패다.

격하된 자신의 입지를 만회할 수도 없고, 현 정부에게도 엄청난 타격이 된다. 오히려 검찰개혁에 발목을 잡힌다. 검찰개혁 아무나 못한다. 죽기를 각오해야 한다. 그러면 산다. 만일 실패한다면 검사들이 원하는 세상이 될 것이고, 국민들이 그토록 원하던 세상을 못 보게 될 것이다.

 

- 국회에 올라간 검경수사권도 초미의 관심사다. 어떻게 전망하나.

▲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수사권조정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대다. 물론 그 정도 수준에서 진전될 수 있지만, 진짜 수사권조정이 되려면 검찰이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법안은 검찰이 ‘특수수사 등을 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

‘특수수사 등’ 즉, 수사 이외의 건들을 모두 다 가져다 붙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시행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 정권이 바뀌면 뭐든지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등’ 자가 무서운 거다.

특수수사라는 것도 특수수사에 걸맞는 개념과 사전적 정의조차 없다. 한 예로, 조국 장관의 부인 건이 과연 특수수사에 해당되는가. 만약에 대학교수가 사문서위조를 했다면, 이것은 애초부터 관할로 보면 일반 형사사건일 뿐이다.

그런데 특수부가 덤벼들어 특수수사 사건이 돼 버렸다. 특수수사는 정의하는 권력이 무섭다는 거다. 검찰이 나서서 ‘이것은 특수사건’이라고 그렇게 정의해 버린다.

 

- 내용을 보면, 수사권이 검찰 몫이다.

▲ 몇 년 전에는 조국 장관이 대학교수였지만, 몇 년 전에 했던 ‘범죄’가 맞는지 모르지만, 그 혐의에 대해서 몇 년 지난 다음에 남편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형사부 사건이 특수부 사건으로 변경됐다. 누가 정하나. 검찰이 정한다.

그래서 특수수사만 한다 해도 위험하다. 특수수사 정의를 검찰이 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And 특수수사 등'이 되면 더 위험하다. 시행령으로 정하기 때문에 검찰 마음대로다.

핵심은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고, 수사를 가지고 국민을 우롱하는 일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검찰의 폐해가 시정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경찰이 옛날보다 나아지는 것은 맞다. 자치경찰 종결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종결하더라도 전권송치주의라 해서 검찰에 전부 넘겨주어야 한다. 검찰은 지휘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경찰수사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예전보다 조금 나아지지만, 그것을 수사권 조정이라 할 수가 없다. 이것도 5년에 한 번씩 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미세한 조정에 그친다. 이왕에 국민적으로 중요한 조국 장관 임명과정에서 이렇게 까지 엉망진창 됐으니 검찰이 진정으로 본격적인 논의를 하고 50년, 100년 동안 흔들리지 않을 새로운 형사구조를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

 

- 검찰 독점기소주의로 인한 사회적 병폐와 폐해가 많다.

▲ 재차 말하지만, 검찰은 전혀 수사를 하지 않는 기소청이 되고, 수사는 경찰을 비롯한 여러 경찰기구들을 통해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 서울시나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산림청 등 대부분의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노동경찰이나 철도경찰 같은 특사경이 그런 식이다.

특사경이 나서서 수사하면 된다. 노동경찰이 지방 노동문제를 수사하면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가능한 검찰의 지휘 없이 자체적으로 수사를 하고 검찰은 재판에 부치고 하면 된다. 미국도 그렇게 하고 있다. 대부분 어떤 나라도 우리나라와 다르다.

만약에 그것도 싫다면 검사들이 직접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등 아는 나라 아무데나 찍어라, 그러면 그 나라대로 하자. 어떤 나라라도 좋다. 이 나라들은 우리보다 훨씬 앞선 나라들이다. 그만큼 우리는 유래가 없는 후진적인 검찰제도를 갖고 있다. 모든 권한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검찰밖에 없다.

 

- 검찰문제를 짚어보자. 권력집단인 검찰의 권한남용을 막으려면.

▲ 얼마 전,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토크콘서트에서 어떤 변호사가 묻기를, ‘영장청구권이 헌법에 적시돼 있지만, 검사는 구속수사나 압수수색, 체포, 구금 등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이 문제도 해법은 간단하다. 검사가 꼭 검찰청에 있으란 법이 있는가. 예를 들면, 경찰청에 검사가 근무할 수 있도록 지부를 두는 식으로 하면 된다. 경찰청 검사지부가 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등도 검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면 간단한 일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전문기관으로서 검사를 활용하면 된다. 헌법을 꼭 바꾸지 않더라도 영장청구권을 검찰청 말고도 국가기관들이 가질 수 있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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