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이 책은 20년 이상 우리말 지킴이로 일하며, 이오덕 어른 유고와 일기를 갈무리한 최종규가 쓴 ''새로 가다듬은 우리말 배움 사전'이다. 새로 가다듬은 우리말 804 낱말과 새로 엮은 우리말 1200 낱말 뜻풀이를 담았다.
글쓴이는 1994년부터 한국말사전을 새로 쓰는 길을 걷기로 하면서 수첩에 갈무리한 낱말을 새로 추스르고 엮었다. 먼저 낱말 하나를 새로 떠올리거나 짓거나 얻은 바탕이 된 이야기를 풀어내고, 이 낱말을 새로 풀이해 보고 이 낱말하고 짝이 되는 낱말도 가지를 뻗듯 새로 엮어 보면서 뜻풀이를 붙여 ‘우리말을 배우는 사전’인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사전에 없는 낱말을 꽤 많이 다루고 있다. 때로는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사전에 있는 낱말, 이를테면 ‘곱절’이나 ‘웃-’이나 ‘따라가다’ 같은 낱말도 뜻풀이를 새로 붙였다. 국립국어원 사전이나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 사전에서 엉성하거나 어설피 다룬 뜻풀이를 바로잡거나 고치기도 했다.
사전에는 ‘늙은몸’이란 낱말은 없고 ‘노구’란 한자말만 있다. 으레 “늙은 몸”처럼 띄어서 쓰겠지요. 이때에 글쓴이는 ‘늙은몸’을 붙여서 새말로 삼고, 이와 맞물려 ‘젊은몸·어린몸·푸른몸·맑은몸·밝은몸·좋은몸·튼튼몸·여린몸·아픈몸’처럼 쓰면 한결 좋다고 생각한다.
영어 ‘리액션’은 ‘맞장구’로, ‘러브레터’는 한자말로는 ‘연애편지’일 테지만 한국말로는 말 그대로 ‘사랑글’이나 ‘사랑글월’로, 오래도록 갈고닦아 솜씨가 좋은 사람을 ‘베테랑’이나 ‘전문가’라 하는데, 오래도록 갈고닦은 ‘솜씨’이니 ‘솜씨님’ 같은 말을 쓰자고 한다.
글쓴이는 늘 쓰거나 듣거나 읽거나 하는 말은 겉보기로는 ‘우리말·한국말’이지만, 껍데기를 벗겨서 속살을 들여다보면 ‘아직 우리말이 아닌 말’이나 ‘참다운 한국말이라 하기 어려운 말’이기 일쑤라고 말한다. 글쓴이는 우리말이 우리말답게 되거나 빛나거나 일어나거나 퍼지거나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한국이란 나라에서 살며 한국사람으로 쓰는 한국말이 슬기롭고 사랑스러우면서 넉넉하고 따사로운 한국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