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경제성장률’, 어디까지 떨어질까
빨간불 켜진 ‘경제성장률’, 어디까지 떨어질까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9.10.07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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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J노믹스

[위클리서울=김범석 기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2.4%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시인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7월에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4∼2.5%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물은데 대한 답변이었다. 정치권과 재계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J노믹스도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흐림’인 경제상황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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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그래픽=이주리 기자

정부가 제시한 경제 성장률 2.4% 달성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7월 초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때는 미중 무역갈등이 하반기에는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고 일본 수출 규제 조치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이를 감안해서 설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일각의 우려만큼 1%대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연구기관들이 1%대를 전망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2%를 넘는 경제성장률을 대부분 전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국민에게는 높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희망고문이나 마찬가지"라며 "경제주체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다 솔직한 전망치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플레이션’ 경보음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문재인 정부는 ‘준 디플레이션’이라는 악재까지 만났다.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을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54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대외 변수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도 여의치 않아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이른바 ‘J노믹스’는 2017년 경제성장률 3.2%라는 성적표를 받으면서 기대를 받았다. 여기에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이라는 호재까지 겹쳤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심상치 않다. 3% 유지는 그림의 떡이었고 오히려 2.7%로 2012년 2.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어둡다. 정부가 제시한 2.4% 달성도 요원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고 대일 관계 등 국제 시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시장은 이미 얼어붙을 대로 차가운 상황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1% 수준에 그치게 되면, 지난 2년간 1.1%나 하락하는 셈이다. 이미 주요 경제연구기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경제와 관련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일찌감치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예측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수치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안 좋아졌다.

홍 부총리도 이와 관련 “지금이 디플레이션이 아니라는 것이지 디플레이션이 올지도 모르는 우려에는 경계심을 갖고 있다”며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이 몇 개월 더 지속되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올해 말까지 물가가 0%대 중반이 되고 내년에는 1% 초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망대로 된다면 디플레이션 공포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외 여건’ 악화

정부 예측이 계속 빗나가면서 이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의 컨트롤 타워라 할 수 있는 정부의 예측 능력이 계속 어긋나면 이를 믿고 움직이는 경제 주체들도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경제성장률 뿐 아니라 취업자 증가폭 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정부 전망치는 논란을 불러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과거 기상청의 ‘태풍 예보’보다 정확성이 더 부족하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더구나 정부의 경제 예측 실패는 부적절한 정책 추진, 국민 세 부담 증가, 정부 신뢰 저해 등 문제점들을 양산할 수 밖에 없다.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2% 안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와 아시아개발은행은 모두 올해 한국 성장률을 2.1%로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1.9%) 등 일부 기관은 1%대 성장을 전망해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2%대마저 깨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일단 정부는 또 다시 수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성장률 전망 오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용 관련 주요지표인 '취업자 증감'도 전망과 실적 간 오차가 컸다. 최근 10년 동안 정부가 제시한 전망과 실제 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오차는 평균 14만 3400명 차이가 났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낙관적인 경향을 보이는 반면 취업자 증감폭은 오락가락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경제성장률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올해는 미중 무역 분쟁 심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 예상치 못했던 대외 변수가 많았다. 대외의존도가 큰 만큼 세계 성장률의 영향에서 자유롭기도 힘들다.

하지만 성장률 전망을 지나치게 ‘장밋빛’으로 설정하면 국민들은 세금 등에 있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건축업을 하고 있는 수도권 50대 남성은 “신도시 개발 사업도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며 “그나마 내년 총선을 전후해 상황이 좀 나아질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게 됐지만 소득주도성장의 실패가 아닌 부정적인 세계경제 여건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경제 전체의 성장률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만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도 상황도 밝은 것만은 아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올해 성장률도 정부 예상을 밑도는 2.0%로 내다봤다.

중기(2019∼2023년) 경제전망 역시 연평균 2.3%로 2%대 중반 수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경제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가 낮게 작용하면서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가미래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우리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며 각각 1.9%, 1.8%로 제시했다.

국회 예산처 관계자는 “인구 감소로 노동 투입이 정체되고, 기술과 경영 혁신 등을 반영한 총요소생산성 마저 제자리걸음인 상태에서 건설·설비투자가 급감해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률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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