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조롱 광고 후폭풍 ‘유니클로’ 사업조정 ‘정조준’
위안부 조롱 광고 후폭풍 ‘유니클로’ 사업조정 ‘정조준’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9.10.22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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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재점화

[위클리서울=김범석 기자]

한일간의 ‘경제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니클로의 ‘위안부 조롱’ 광고 파장까지 겹쳤다. 한동안 잠복기에 들어갔던 대일 감정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는 계기가 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유니클로가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업조정 제도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경영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중재하는 방법이다. 연말을 앞두고 또 다시 시작된 양국의 경제전쟁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정다은 기자, 김용주 기자, 유니클광고 캡쳐

대규모 불매운동에도 버티던 유니클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대대적인 세일을 홍보하던 유니클로는 ‘위안부 조롱’ 광고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의 원성에 직면해야만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감사에서 “부산에서 유니클로 때문에 복잡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해당 유니클로 주변 전통시장에 2000여개 중소 의류매장이 있는데, 불매운동이 끝나고 잘 팔리기 시작하면 2000여개 중소매장에 문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유니클로 매장은 이달 말 부산 동구 범일동 인근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 지역 1㎞ 반경에는 부산진시장, 남문시장, 평화시장, 자유시장 등이 있는데 모두 의류 전문시장이라는 것이다.

상인들은 유니클로가 들어서면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며 입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우 의원은 유니클로를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니클로 규제’ 움직임

박 장관도 “사업조정 점포에 유니클로가 해당할 수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라는 곳이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의 계열사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또 “중기부도 사업조정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여부를 검토했다. 검토 결과 해당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민적 공분이 높은 가운데 박 장관의 입장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에 따르면 대기업 또는 직영점형 체인점은 사업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니클로는 일본 기업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51%와 49%를 보유한 회사이다. 이로 인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롯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유니클로가 상생법에 따라 사업조정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사업조정 신청기관인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아직까지 유니클로와 관련한 사업조정이 신청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니클로는 한일간 감정이 격화된 상황 초기부터 불매운동 대상이 된 데다 일본군 위안부 조롱 광고 논란까지 발생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사업조정 제도가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예전과 같은 판매력을 되찾기란 힘들어 보인다.

우 의원은 “다만 사업조정 대상이 될 경우에도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얘기가 많다”며 “중기부 장관이 할 수 있는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3년 이내 기간 조정해서 연기한다거나, 생산시설을 축소할 수 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차원에서 유니클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편 유니클로는 최근 공개한 영상 광고가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다는 논란이 일어 엄청난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98세 할머니와 13세 소녀의 대화로 이뤄져 있다. 소녀가 할머니에게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질문하자 할머니가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대답한다.

전세계로 방영된 이 광고의 원문은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그렇게 오래된 것은 기억 못 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전파를 탄 광고만 ‘80년’이라는 수치가 들어가게 의역됐다.

때문에 유니클로가 위안부 피해 배상 문제와 이로 인해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 등 민감한 사안을 의도적으로 언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니클로 측은 “최근 방영된 유니클로 후리스 광고 관련한 루머에 대해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해명하며 광고 송출 중단을 결정했지만 반발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조롱에 대한 사과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유니클로 측은 아직 대국민 사과 등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순한 의도’ 광고

중기부 종합감사에서도 유니클로의 위안부 폄하 논란 광고는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국가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법적 제재 근거가 없다면 이참에 제재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도 이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라며 "관련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상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위안부 모독 논란에 휩싸인 유니클로 광고에 대해 의도적이라며 비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피해자들이나 한국인들이 '확실하게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광고"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고에 출연한 '98세 할머니'를 언급하며 "지난해 강제징용 판결에서 동원 피해자 5분이 승소 판결을 받으셨는데, 다 사망하시고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씨가 판결 당시 98세셨다"고 지적했다.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는 광고 문구에 대해서도 "이러한 내용은 한국어 자막에만 들어갔다"며 "80년 전이라는 것은 1939년,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그 시기"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광고를 만들 필요가 없다. 98세가 아니더라도 90세 할머니를 내세워도 됐고 70세 할머니도 됐다"며 "왜 상징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나이의 두 사람을 등장시켜놓고 또 '잊어버렸다'는 말을 일부러 하게 하고 80년 전이라는 내용을 붙이고 한국에서는 내보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결과적으로는 굉장한 상처를 줄 수 있는 그러한 광고가 됐다"라고 분개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또 “요새는 한국 내에서 유니클로를 사기 시작한 분위기가 있지 않냐. 그것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역시 불매운동을 못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며 "결국은 자존심이 없는 민족이다라든가 역시 일본 제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민족이다는 얘기들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니클로 위안부 조롱 광고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한일 경제전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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