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단기(孟母斷機)와 삼천지교(三遷之敎)
맹모단기(孟母斷機)와 삼천지교(三遷之敎)
  • 김경배
  • 승인 2019.10.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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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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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김경배] “여인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주고 희생한다는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5월 8일이면 ‘어머니의 마음’이란 노래가 회자된다.

이 노래의 작곡가인 이흥렬(李興烈)은 ‘한국의 슈베르트’라고 불린다. 깨끗하고 담백하면서도 사랑이 넘치는 가곡들을 많이 남겼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 작품으로는 ‘봄이 오면’ ‘섬집 아이’ 등이 있으며 군가인 ‘진짜 사나이’도 그의 작품이다. 

특히 ‘어머니의 마음’이란 노래를 작곡하는 데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한다. 1909년 7월 17일 함경남도 원산에서 출생한 이흥렬은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두 분의 누이도 일찍 죽어 형님과 함께 어머니의 손에서 자란다. 

푼푼이 돈을 모아 동경 유학길에 올랐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피아노에 정열을 쏟는 정성을 갸륵하게 여긴 고향의 어머니가 매달 30원씩을 부쳐주어 겨우 학비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피아노가 없던 그는 졸업 연주에서는 A급이 모여있는 3부에 나가기 위해 피아노를 사야 했고, 결국 어머니에게서 피아노값 400원을 송금받아 야마하 100호 피아노를 구입, 졸업연주회에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고 동경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하게 된다.

당시 어머니는 피아노값 400원을 벌기 위해 산이란 산을 모조리 뒤져 솔방울을 긁어모아 그 솔방울을 팔아 400원이라는 돈을 마련했다고 하는데 자신을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어머니를 기리면서 작곡한 노래가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한다. 

어머니란 이름은 ‘희생’의 대명사이다. 가진 것을 다 주어도 더 줄 수 없음을 한탄한다. 어머니는 단순히 희생만 하지 않는다.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자상히 방향을 제시해준다. 그래서 어머니보다 위대한 스승이 없다고도 한다.

맹자(孟子)의 어머니 장(仉) 씨는 맹자가 나이를 좀 더 먹은 후, 공부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베를 짜고 있었다. 장씨가 “공부는 어느 정도 되었느냐?”고 묻자 맹자는 “특별히 나아진 게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어머니는 화를 내며 칼로 베틀을 끊어버리면서 말했다. “공부를 그만두는 것은 내가 이 베틀을 잘라 버리는 것과 같다.”라고. 이에 맹자는 두려워서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드디어 아성(亞聖)이 되었다.
(孟母姓仉氏, 孟子之母. 夫死, 狹子以居. 三遷爲敎. 及孟子稍長, 就學而歸, 母方織, 問曰, 學何所至矣. 對曰, 自若也. 母憤因以刀斷機, 曰. 子之廢學, 猶吾之斷斯機也. 孟子懼, 旦夕勤學, 遂成亞聖.)」

이 이야기는 유향(劉向)의 《열녀전(列女傳)》에 나오는데, 맹자의 어머니가 베틀을 잘라 버린 데서 ‘맹모단기’가 유래했다 한다. 우리는 익히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기억하지만 맹자 어머니는 단순히 교육 환경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교만을 경계하고 맹자의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훌륭한 선생이었던 것이다.

맹자 어머니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유명한 서예가인 한석봉의 어머니인 홍주백씨(洪州白氏)나 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申師任堂) 역시 위대한 어머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한 어머니이다. 지고하신 자기희생과 사랑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故 강한옥 여사가 29일 별세했다. 고인은 노환으로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모친상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한다.

강 여사는 부산 영도에서 거주하면서 문 대통령 가족인지도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한다. 오히려 강 여사는 주변의 눈을 피해 인근 성당에서 매일 새벽기도만을 하면서 사실상의 은둔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당선자들과 인사를 하러 찾아뵀지만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자식이 잘나면 누구나 자랑하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이고 부모님의 마음이지만 자식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외로운 길을 택한 듯하다.

어머니의 마음은 성공한 사람이든 실패한 사람이든 똑같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어머니에게 자식은 그러한 존재이다. 자식에 대한 과한 사랑은 사회적 비난을 받지만 자신을 희생한 사랑은 존경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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