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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정다은 기자]  박재학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 나왔다. <지난 세월이 한 나절 햇살보다 짧았다>는 ‘혁명의 시학’이며, 그는 언어의 혁명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변혁시키고,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현실의 혁명을 꿈꾼다. 비록, 실패할 혁명일지라도 무한한 가능성으로서의 혁명을 꿈꾸고, 그 혁명에 대한 꿈을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노래한다.

박재학 시인
박재학 시인 ⓒ위클리서울

박재학 시인은 1999년 ‘펜넷’동인으로 작품 활동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이제 그대가 그리워질 차례입니다>(열린시학 시인선, 2011년), <길 때문에 사라지는 길처럼>(현대시 시인선, 2014년)이 있다. 국제펜클럽 대전지부 감사를 역임했고, 현재 어린왕자문학관 관장, 시대읽기 작가회장, 인터넷 신문 <학부모뉴스 24> 문화예술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대전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았다.

박재학 시인은 ‘길’의 시인이다. 길 위에서 언중(言衆)의 고통을 헤아리고, 좌절과 절망, 소망과 기쁨 같은 것들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며, 삶의 의미에 대해 부단히 성찰한다. 그에게 길은 우리 삶의 양태들이 사는 장소이고 공간이다. 시집 <한 나절 햇살>은 이러한 시적 특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 “비루한 지하 단칸방”(‘소묘’)이나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삐져나온 “운동화”(「멀리서 본다」)가 있는가 하면 “차디찬 물속에 가라앉은” 세월호(‘안에 있으면 안전한가’)와 같은 우리 시대의 상처가 있다. “햇볕에게 속내를 말하는” 나무(‘나무들의 수다’)도 있고, 얻기 위해 싸웠지만 여전히 “헛헛한 공복”일 뿐인 삶의 모습(‘실패한 혁명’)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현실이나 사유한 것들을 섬세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그리고 또 비판적 시선으로 진솔하게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재학의 시는 오래 우리의 눈길을 붙잡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독자들이여. 문득 마음이 쓸쓸할 때 ‘참꽃마리’ 같은 시를 한 번 읽어봤으면 한다. 우리 삶은, 우리 사랑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새삼 되새길수 있을 것이다. 시는 우리 마음의 거울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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