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제주답게 그냥 그대로 둬
제주를 제주답게 그냥 그대로 둬
  • 장영식
  • 승인 2019.11.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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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위클리서울=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제주 도민과 녹색당을 중심으로 세종시 정부청사와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도 20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광주 영산강유역 환경청 앞에서는 비자림로를 지키는 농성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9일기도가 시작되던 날에는 세종 정부청사 앞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제주 청년 노민규 씨가 16일간 단식농성 끝에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습니다.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 박찬식 상황실장은 11월 1일부터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9일기도가 11월 3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날 미사에서 강론을 맡은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인 허찬란 신부는 복음 말씀의 자캐오를 인용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함께 촛불을 들고 고통을 겪었던 이들의 마음을 공감해 달라”며 “목숨을 걸고 단식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는 이들의 심정을 헤아려 이곳으로 내려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전면 취소를 위한 9일기도 첫째 날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사제단의 모습. ⓒ장영식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전면 취소를 위한 9일기도 첫째 날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사제단의 모습. ⓒ장영식

제주도민들은 제주2공항이 강정 해군기지처럼 미국의 공군기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정 해군기지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치지 않은 것처럼 제주2공항도 제주도민들의 결정권인 민주적 공론화 과정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민이 도민 스스로가 제주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제주도청 앞에서 그리고 전국의 곳곳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주도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제주2공항 건설 사업을 백지화해야 합니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로 입은 상처가 치유되기도 전에 다시 제주2공항 추진으로 제주도민들을 갈등과 분열의 현장으로 내몰고 있는 제주2공항 건설 사업은 취소해야 합니다. 제주도는 해수면 상승으로 기후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미 제주의 제주다움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정치의 위기이며,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제주를 제주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제주다움을 지켜나가는 지혜일 것입니다.

 

문정현 신부가 평화의 인사를 나누기 위해 평화의 섬 제주 강정을 상징하는 '강정의 평화'를 노래하고 있다. ⓒ장영식
문정현 신부가 평화의 인사를 나누기 위해 평화의 섬 제주 강정을 상징하는 '강정의 평화'를 노래하고 있다. ⓒ장영식

촛불의 이름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감히 이럴 수가 있습니까. 문재인 정부가 촛불의 정신을 왜곡하지 않는다면, 제주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합니다.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고 있는 무능한 정부로 낙인 찍히는 일이 없기 위해서라도 제주2공항 건설 사업은 취소해야 합니다.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토건 사업 중심의 정책으로부터 전환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는 미래 세대들에게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자연은 특정 세력의 돈벌이를 위한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며 형제요 자매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주 청년이 청와대 앞에서 제주2공항 건설 반대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문재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장영식
제주 청년이 청와대 앞에서 제주2공항 건설 반대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문재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장영식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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