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신당’ 움직임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이 최대 화두로 떠 오르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신호탄을 띄운 이후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하지만 유 의원의 초점은 일단 신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론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변혁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보수를 재건하는 노력은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정치권의 이슈로 부상한 ‘보수대통합’ 움직임을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김용주 기자

‘보수대통합’이라는 꿈은 과연 이뤄질까.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세 확산을 위해 분주한 가운데 또 하나의 축인 바른미래당 상황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당과의 통합에 선을 그은 변혁은 “안철수 전 대표의 제3지대의 길, 합리적 중도를 위한 길 역시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추진기획단은 한국당에서 제안한 보수대통합보다는 '창당'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당장의 외부 수혈보다 내부 인재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당내 청년 인재들도 상당수 포함시켜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신당 창당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숨가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례대표의 경우 개별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의원은 12월 말, 단체 행동을 하고자 하는 의원들은 1월 정도에 합류하는 시나리오가 회자된다.

바른미래당 창당 주역 중 한 사람인 안 전 대표 설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는 ‘변혁’이 주된 채널이다. 결국 한국당과 당대당 통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은 만큼 분명한 선을 긋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보수대통합의 3대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을 내세웠다.

황 대표가 즉각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변혁측과 통합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국당은 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 실무협상자에는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내정하고, 통합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연말연초 ‘분기점’

이와 관련 유 대표는 "일단 상대방 선의를 믿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제안하고, 그런 의지가 확실히 있는 것이라면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혀 문을 열어놨다.

하지만 변혁은 신당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통합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유 대표의 발언도 한국당이 '3대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사실상 통합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에 무게중심을 둔다.

유 대표가 구상하는 통합은 한국당 중심의 통합이 아니라 변혁이 주도하는 개혁보수, 합리적 중도로의 통합이 될 것이라는게 최종 목표다.

한국당 내 분위기가 황 대표 주도의 ‘일방적인 움직임’이라는 불만도 적지 않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여당은 정치적 화해의 길로 가는데 야당만 아직도 탄핵 찬반을 두고 으르릉거린다면 좋아할 사람은 무능한 정권이고, 골병 드는 것은 대다수 국민"이라며 "야당도 여당처럼 정치적 원한과 갈등을 내려놓고 과거 집착이 아닌 미래개혁의 깃발 아래 하나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 내에선 유 전 대표를 향해 끊임없이 구애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현재 기류라면 내년 총선이 쉽지 않다는 위기 의식도 한 몫 한다.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더욱 그렇다.

원유철 의원은 "신당추진기획단 단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통합보다는 신당 추진에 대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신당은 신당대로 할 것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끊임없이 통합을 하자 요청하고, 논의를 하고,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간판을 내릴 정도의 쇄신 의지가 없으면 통합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기존 방식을 넘어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까지의 흐름은 황 대표와 유 전 대표의 통합 논의로 압축된다. 황 대표 측에서 개인간 통화 내용이 유출될 만큼 현재 진행형이다.

일각에선 12월초 상정되는 패스트트랙 법안이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통합의 폭에 대한 인식이 현저하다. 유 전 대표 측은 '새집'을 짓자는 주장을 내세우는 반면 황 대표 측은 당명 변경, 인적 쇄신 등 ‘리모델링’에 가깝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작된 보수 진영의 지각 변동이 어디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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