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하고 완벽한 여름
짧지만 강렬하고 완벽한 여름
  • 김준아 기자
  • 승인 2019.11.11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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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나 캐나다 살기-12회] 캔모어의 여름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여행은 살아 보는 거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광고 문구이다. 좋아하는 걸 실행하고자 무작정 캐나다로 왔다. 여기서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저 로키 산맥에서 살아 보고, 오로라 보러 다녀오고, 나이아가라 폭포가 보이는 곳에서 일 해보고, 캐나다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 내 꿈은 소박하다. 캐나다에 도착한 순간 다 이룰 수 있는 꿈이 되었으니까. 꿈을 좇는 그 열두 번째 이야기.

 

캔모어의 여름을 소개합니다.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백야. 밝을 백(白,) 밤 야(夜.) White Night. 하얀 밤 혹은 밝은 밤. 한국에서 겪어 보지 않은 현상이기에 더 신비롭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캐나다에 첫 발을 내딛었던 건 5월 중순의 밤 8시즈음 이었다. 시차에 적응 하지 못한 나에게 아침 8시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밝았다. 그리고 여름이 시작 된 7월, 밤 10시가 돼서야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여행자의 신분으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온 나에게 정말 선물 같은 백야 현상이다.

백야란 해가 지지 않아 밤이 어두워 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으로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발생 한다고 한다. 지구가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태양주변을 도는데 백야가 발생 하는 나라들은 태양이 있는 쪽으로 기울어져있기 때문에 24시간 해가 떠 있는 백야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있는 캔모어는 진정한(?) 백야를 가고 있지는 않다. 진정한 백야 현상을 가진 지역들은 길게는 6개월 이상 지속 되면서 밤에 자거나 쉴 때 어려움을 겪는 정도라고 한다. 캔모어는 새벽 4시부터 밝아지기 시작해서 밤 10시가 되면 어두워지는 완벽하게 적당한 백야 현상을 가진 지역이다.

그런데 또 다른 신기한 점은 내가 밤 10시라고 알고 있는 것이 사실 한 시간 당겨진 밤 11시 인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바로 서머타임(Summer time)이라고 불리는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이다. 여름철에 표준시보다 1시간 시계를 앞당겨 놓는 제도로,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잠에 들어 에너지를 절약하고, 햇빛을 장시간 쬐면서 건강을 증진한다는 의미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물론 현재는 불편하고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폐지 된 나라가 많다.

백야 현상과 서머타임의 만남을 캔모어에서 겪다니… 한여름 밤의 꿈만 같다. 만약에 서머타임이 없었다면 밤 11시가 넘어서야 어두워졌기에 정말 피곤한 긴 하루를 보냈을 것 같다. 하지만 백야가 있었기에 짧은 로키의 여름을 그나마 길게 보낼 수 있었다. 백야와 서머타임의 조합은 정말로 완벽하다.

짧지만 강렬하고 완벽한 캔모어의 여름을 소개 해 보려고 한다.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쿼리레이크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1. 쿼리 레이크 (Quarry Lake 주소 : Spray Lakes Rd, Canmore, AB)

캔모어 시내에서 도보 30분, 차를 이용하여 5분이면 갈 수 있는 작은 호수 쿼리 레이크. 굉장히 가까운 곳에 있어 날이 좋으면 정말 많은 캔모어 사람들이 소풍을 나오는 곳이다.

여행을 하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연인이나 부부를 보고 질투를 하거나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 물론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움을 느꼈지만 말이다. 그런데 처음으로 엄청난 부러움을 느끼게 만든 커플을 만났다. 그곳이 바로 쿼리 레이크다.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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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강&브릿지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2. 보우강과 다리 (Engine Bridge 주소 : Spur Line Trail, Canmore, AB)

보우강은 캘거리(캔모어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도시)와 밴프(캔모어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도시)의 주요 관광 명소다. 캘거리와 밴프 사이에 위치한 캔모어에서도 만날 수 있다.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다리와 함께 말이다. 아마 보우강을 볼 수 있는 곳들 중 가장 한적한 곳이 아닐까 싶다.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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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크릭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3. 스프링 크릭 (Spring Creek 주소 : 8 St, Canmore, AB)

캔모어에는 굉장히 다양한 트레일(Trail, 오솔길 혹은 걷는 길)이 있는데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아니, 캔모어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길이다. 다운타운 입구에 있는 얼굴 동상 건너편에 스프링 크릭 트레일의 입구가 있다. 천천히 걸어도 3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 곳이지만 이 곳을 걷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최소 1시간이 흘러가 있다. 자꾸만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을 필수로 방문하고, 정말 많은 주민들이 이 곳에 산책을 가는데 신기하게도 안쪽으로만 들어가면 인적이 드물다. 각자의 시간을 즐기라고 마음을 맞춘 듯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걷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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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4. 다운타운 (Down town 주소 : Downtown Canmore, Canmore, AB)

처음 캔모어 다운타운에 도착했을 때 마치 놀이공원의 기념품가게와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방문한 기분이었다. 아기자기하단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엄청난 맛집은 없지만 맛없는 곳도 없어서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실패가 없다. 구글평점을 보면 이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의 90% 이상이 평점 4점을 넘기는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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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스 마켓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파머스 마켓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5. 파머스 마켓 (Farmer’s Market 주소 : 1000 7 Ave, Canmore, AB)

매년 6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캔모어 다운 타운에 위치한 주민센터 옆에서 열리는 작은 마켓이다. 작지만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한 곳이다. 또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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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 레이크 ⓒ위클리서울/김준아 기자

6. 그라시 레이크 (Grassi Lake 주소 : 3JJ4+JC)

원래 마지막은 주인공이 장식하는 것이지. 캔모어 하면 무조건 그라시 레이크라고 할 수 있다. 캔모어 뿐만 아니라 밴프, 재스퍼까지 이어지는 로키 산맥에는 정말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그 중 비교적 쉬운 코스다. 왕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로 난이도는 중하 정도? 하지만 난이도가 낮다고 해서 기대를 저버리진 않는다. 올라가는 길은 그냥 한국 등산코스와 다름없다고 느낄 수 있는데 도착지에선 처음 보는 색을 지닌 호수를 만날 수 있다. 아! 올라가는 길이 한국산과 다름없다고 해서 절대 혼자 가거나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곰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도 흑곰을 한 번 봤는데 다행히 나와 친구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곰이 우리를 못 보고 앞으로 지나갔다. 그 와중에 몸을 숨기느라 사진을 못 찍어서 엄청 아쉬워했다. 하지만 철없는 소리였다는 걸 나중에 곰에 대해 찾아보고 깨달았다. ‘미련 곰탱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곰은 정말 빠르고 위험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로키에서 하이킹을 갈 때는 곰스프레이와 동행은 필수다. 이렇게 겁을 줬지만 사진을 보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할 곳이 분명한 캔모어의 자랑 그라시 레이크다.

내 꿈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캔모어에서 여름을 즐기고, 이 곳이 얼마나 좋은 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위해 나는 오늘도 꿈같은 여행길이다.

 

김준아는...
- 연극배우
- 여행가가 되고 싶은 여행자
- Instagram.com/juna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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