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벌 총수 사익편취 손볼까
공정위, 재벌 총수 사익편취 손볼까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9.11.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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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저승사자

[위클리서울=김범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지주사는 지난해와 같은 173개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이나 계열사 지분율 등은 대체로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계열사 절반 이상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남아 있어 우려는 여전히 적지 않다.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경제력 집중에 대한 문제는 존속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9월말 기준 지주회사 현황에 따르면 지주사는 지난해 173개에서 15개가 신설됐고 같은 수가 제외됐다. 자회사 및 손자회사, 증손회사 등 계열사는 1983개로 조사됐다. 국내 지주사 상황을 살펴봤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성욱 위원장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그래픽=이주리 기자

총수일가의 무분별한 지배력은 과연 제동이 걸릴 수 있을까.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지주사는 173개였다. 지주사 중 자산총액 5000억원 미만 중소지주사가 94개였다. 지주사 전체 평균 부채비율은 전년과 유사한 34.2%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법령상 기준인 200%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부채비율 100%를 넘는 지주사는 15개사로 나타났다.

대기업 집단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경우는 23개로 전년보다 1개 늘었다. 롯데, 효성, HDC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애경이 대기업 집단으로 편입됐다. 메리츠금융, 한진중공업, 한솔 등은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됐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 집단 962개 계열사 중 760개(79%)는 지주사 체제 안으로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있는 지주사 전환 대기업 집단 21개 중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지주사 체제 외 계열사는 170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가 81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회사는 28개였다. 지주사 체제에 편입되지 않은 사익편취 대상 기업은 64%로 지난해 57%보다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과도한 지배력 방지”

지주회사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8%로 전년 17.1%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일반 대기업 기업집단의 9.8%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의 회사를 이용한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제력 집중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주사 체제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은 유지하되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마무리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39개로 전년 대비 2개 증가했고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 집단은 1년 전보다 1개 늘어난 23개였다. 이 중 총수가 있는 지주사 전환집단은 21개로 전체 962개 계열사 중 760개를 지주사 체제 안에 보유하고 있었다.

총수일가가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는 170개로 전년 대비 57개 증가했는데 이 중 48%인 81개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였다. 규제를 아슬아슬하게 적용받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 회사 28개까지 포함하면 체제 밖 계열사의 64%(109개)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인 것이다.

공정위는 롯데, 효성, HDC, 애경 등 4개 대기업 집단이 새롭게 지주사로 포함되면서 사익편취 규제 대상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사익편취 대상인 81개사 중 9개사는 지주 체제 밖에서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6개사는 총수 2세 지분이 20% 이상이었다.

지주사 중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인 중소 지주사는 94개로 비중이 전년 대비 5.2%포인트 내린 54.3%를 보였다.

지주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4.2%로 법령상 지주사 부채비율 200%를 크게 밑돌았고 일반지주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도 각각 72.7%, 82.5%로 법상 기준을 상회했다. 일반지주사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8%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공정위는 "지주사 체제 밖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이 사익편취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어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및 경제력 집중 우려가 여전하다"며 “지주회사 제도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은 유지하되 제도가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지주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요건을 높이는 내용을 담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상표권 이용 규정 강화”

공정위는 ‘2019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 지배구조를 전환한 뒤에도 지주회사 체제 밖에 계열사를 두며 그룹 총수나 그 일가가 지배하는 계열사가 170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대책을 놓고선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70개 계열사 중 81개는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 해당하며 ‘규제 사각지대 회사’까지 포함하면 109개에 이른다는 점도 눈여결볼 만 하다.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가 부당 내부거래로 총수일가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구실을 할 개연성이 높은 셈이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란 총수 지분율이 30%(상장사 기준) 이상인 계열사를, ‘규제 사각지대 회사’는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30%인 계열사를 의미한다.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회사 중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가 가장 많은 대기업 집단은 지에스(GS)와 효성으로 각각 12개에 달했다. 한국타이어와 애경이 각각 11개로 뒤를 이었으며, 부영(8개), 셀트리온(4개) 등도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총수일가가 높은 지분을 확보한 계열사가 여러 곳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에도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경제력 집중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과정에서 부당한 거래는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주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경영컨설팅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관련 공시 규정 등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모든 용역거래를 공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도 주목할만 하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주회사의 수익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수많은 유형의 거래 중 그 일부만 공시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신설되는 항목 중 ‘경영관리 및 자문 용역 거래 현황’을 ‘경영관리, 자문 등 모든 거래 현황’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상표권을 이용한 사익편취를 막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상표권 사용거래 현황 외에도 상표권 수수료 결정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될 필요가 있다”며 “대기업 집단의 상표권 사용료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근거를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지주회사를 이용한 재벌의 사익편취를 방지하고자 지주회사의 수익구조에 대한 공시 내용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공시 규정 개정안에는 대기업 집단 소속 지주회사가 자·손자·증손회사와의 거래 내역 중 경영관리 및 자문용역 거래현황 및 부동산 임대차 거래현황을 연 1회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대기업 지주회사가 자회사나 손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 외 수익 중 경영컨설팅 수수료와 부동산 임대료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해묵은 재벌 총수들의 불법 사익편취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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