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쿠키 지음/ 장선정 옮김/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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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트위터 개설 열흘 만에 10만 팔로어 달성, 전 게시물마다 수천 건의 리트윗 및 수만 건의 ‘좋아요’ 기록 등 트위터 최대 화제작 ‘잔소리 고양이’가 이 땅의 만화 팬과 ‘집사’들을 찾아왔다. 동물 캐릭터에 강점을 가진 작가답게, 크라프트 배경 위에 담백하게 그려낸 고양이 캐릭터는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는 것만 같아 쓸쓸한 나날, ‘등짝을 후려치며’ 잔소리하던 부모님 혹은 친구의 푸근한 애정이 문득 그리워지는 어느 날… ‘츤데레’ 매력의 잔소리 고양이가 비단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펼치는 모든 이에게 따스한 위로와 감동, 나아가 잔잔한 웃음까지 선사해줄 것이다.

만약, 간식 말고는 만사에 무관심해 보이던 우리 집 도도한 고양이가 실은 누구보다 나를 걱정하고 있었고, 나에게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면 어떨까. 일러스트레이터 겸 만화가 모자쿠키는 이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잔소리 고양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네 컷 만화를 업로드 하기 시작했다. 이 계정은 한 달 만에 10만 팔로어를 모으며 뜨거운 관심과 공감을 일으켰고, 출간 즉시 중쇄를 거듭하며 성공을 거둔다. 그 배경에는 지금의 사회 흐름과 절묘한 상상력의 결합, 그리고 작가 특유의 탄탄한 드로잉 실력이 있었다.

'잔소리 고양이'의 구성과 내용은 간결하고 단순하다. 담백한 크라프트 배경 위에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그려져 있고, 그 고양이가 ‘집사’를 향해 잔소리를 한다. 늦게 들어왔어도 양치질은 하고 자라, 과자에 라면만 먹지 말고 끼니는 제대로 잘 챙겨 먹어라, 자려고 누웠으면 스마트폰 들여다보지 마라, 미루지 말고 미리미리 해둬라, 적절히 운동해서 건강을 좀 챙겨라… 이름도, 성별도, 나이도 알 수 없는(아무 설정 자료도 제공되지 않는다) 고양이 캐릭터가, 엄마도 당해낼 수 없을 만큼 ‘연쇄 잔소리’를 퍼붓지만, 집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감정은 금세 오롯이 전해진다. 피식거리며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어느새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고, 끝내 코끝이 찡해지고 말 것이다. 찬바람만 연일 거세지는 이 겨울, 왠지 더 쓸쓸한 연말연시,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함께 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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