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단위 ‘친환경 에너지타운’ 주민이 주관해야"
"지역단위 ‘친환경 에너지타운’ 주민이 주관해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1.0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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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동종인 환경정의 공동대표-2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1회에서 이어집니다.>

동종인 환경정의 공동대표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동종인 환경정의 공동대표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 기후변화를 보자. 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IPCC가 개최돼 '1.5 특별보고서'를 선언했지만, 영국의 한 환경단체는 한국을 기후 악당국가로 지목했다.

▲ 역대 정권들이 친환경 정책을 표방했지만, 사실 그렇게 적극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거나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한국이 전혀 환경문제를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환경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템포가 너무 늦고 COPE 등 국제환경회의에 정부대표단이 참가를 하지만 뭔가 책임성과 권한을 갖고 협상이나 제안을 할 수 있는 재량권이 없다. 국제환경외교문제에서 너무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표단에게 협상할 권한이나 책임을 줘야 하는데 정부 훈령만 받고 가기 때문에 국제환경회의 내내 아무 발언도 못 하고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No!’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환경기후 분야에서 ‘적성국가’로 지목돼 버렸다. 일반 환경 NGO들도 많이 참석하지만, 대표단의 전문지식도 많이 부족하다. 해당 국가 대사가 가든지 하는 식이기 때문에 환경에 문외한인 인사가 참가한다.

 

- 환경 전문 관료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나.

▲ 그렇기는 하지만 일을 할 만하면 다시 또 바뀐다. NGO 단체들도 오지만 국제회의에서는 옵서버로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적극적인 발언이나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 어차피 각국의 대표들이 하기 때문에 한국은 너무 환경문제에 소극적이었다. 그동안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도 너무 높았다. 199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에너지 사용량이 거의 두 배씩 늘었다.

그에 따라 온실가스도 10년에 두 배, 네 배 이런 식으로 급증했다. 온실가스저감목표가 1990년을 기준으로 해서 2010년까지 20년 동안 5.1% 줄이는 거다. 하지만 석탄 오염이 증가했다. 그런 구조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방어 논리만 반복해 왔다. 목표를 세워 제시하더라도 잘되지 않았다.

 

- 정부 의지와 일관성이 부족하다.

▲ 2020년까지 정부가 20%를 줄이겠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가능성이 낮다. 나아가 2030년까지 37% 줄이겠다고 했지만, 이것도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환경 당국이 좀 더 적극성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권한도 더 주고 회의에서 발언권을 부여하는 등 재량권을 줘야 한다. 한국도 나름의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무런 권한도 없고 책임성이 너무 약하다.

국제환경회의는 각국 대표들 간에 엄청난 토론과정과 전문지식이 동원되는 현장인데도 전문 인력이 너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공무원 대표 팀도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국제회의에서 영어 실력도 너무 짧다. 외국은 한 분야에 전문가가 정해지면 계속 그 분야에 달라붙어서 일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환경 관련 네트워크나 정보가 엄청나다.

 

- 한때 Non-CO2 폐기물 에너지화에 노력해 왔다. 어느 정도 진행 중인가.

▲ 폐기물 문제는 상당히 오래된 문제다. 과거에는 폐기물 처리는 소각 아니면 매립이 전부였다. 우리는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천연자원이 별로 없다. 석탄도 부족하고. 하지만 폐기물만큼은 엄청나게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 국가 토지 규모에 비해서 소비량과 폐기물 발생량이 엄청나다.

지금은 매립지도 없어지는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을 통해서 ‘폐자원 에너지화’로 가야 한다. 이 용어를 쓴 것은 제가 처음이다. 폐자원은 가연성 폐기물과 유기성 폐기물이 있는데, 가연성은 생활폐기물을 말하고 유기성은 음식물이나 슬러지 등을 말한다.

우리나라 생활폐기물은 물에 젖은 게 많고 1Kg 당 1500KCal가 안됐다. 그런데 분리수거를 하면서부터 종이나 플라스틱이 많아져 1Kg당 발열량이 3000KCal에 육박하고 있다. 거의 석탄 발열량과 같다. 이것을 가공하면 더 많은 열이 나온다.

 

- 온실가스를 대체할 에너지로 보이는데.

▲ 폐기물은 굉장히 좋은 에너지자원이다. 이게 쓰레기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서 각 지역마다 님비(NIMBY) 현상 때문에 매립지가 사라지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 자원을 잘 가공해서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강화하고 친환경적으로 활용한다면 전기생산도 할 수 있는 등 에너지로 각광받을 수 있다.

온실가스도 마찬가지다.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인데 물질을 태우면 저절로 나오는 가스다. 이외에 공장이나 여러 가지 분해과정에서 배출되는 가스가 있다. 이것은 충분히 잡아낼 수 있다. 온실효과는 훨씬 크다. 그런 온실가스를 저감시킬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등 두 가지 일을 같이 병행하면 효과가 커진다.

 

- 중앙집중식을 탈피한 '에너지 지역화'가 급선무다.

▲ 그러나 정부의 의지가 크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아직도 폐기물 에너지화는 유효한 과제다. 에너지 자립마을이나 지역 에너지화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에너지가 중앙집권화되어 있다. 한전만 해도 전체적으로 집중화되어 있고, 대형시설이 많다. 사실 그런 전력생산을 위한 발전과정을 모두 따져보면 에너지 생산성과 효율이 상당히 낮다.

원래 에너지양에 비해 실제 에너지는 10%도 안 된다. 그 지역에서 전력을 생산해서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먹는 물도 그 지역에서 개발해서 먹어야 가장 좋다. 전기나 에너지도 가능하면 그 지역에서 가능한 에너지 즉, 태양광이면 태양광 또는 가연성 폐기물, 온실가스 등 몇 가지 에너지를 조합해서 규모도 커지면 발전까지 하고 열을 쓰면 된다.

 

- 외국은 어떤가.

▲ 그 지역에서 전기 같은 에너지를 생산하면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서 폐기물을 가져오면 문제가 되지만, 자체 지역의 폐기물을 쓰면 별문제가 없다. 독일만 해도 마을 공동체 단위별로 ‘지역 에너지 타운’이 여러 군데 설치돼 있다. 이 에너지 타운이 잘 정착된 지역은 하나의 관광자원이 되면서 전 세계에서 견학을 오는 등 외화벌이를 하는 일거양득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사업을 할 수 있다. 지금 원자력발전소를 어마어마하게 짓고 있지만 지역마다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에너지 마피아 세력들이 대규모로 원전건설을 하면서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이런 정책들을 막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원자력도 일부 필요한 에너지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 우리와 달리 일본은 폐기물 에너지화 선진국이다. 상황을 말해 달라.

▲ 일본은 폐기물 에너지화가 엄청나게 잘돼 있다. 전기생산 규모에까지 가 있다. 전력을 생산하려면 규모가 커야 하는 데 폐기물을 모아 집단화시켜서 발전한다. 특히 바이오매스를 잘 활용하는데 전 세계가 보러 올 정도로 모범적인 나라다.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문라이트’(Moon Light)라는 프로젝트를 세워 쓰레기를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 왔다. 철제나 알루미늄 등은 분류해서 재활용하고 나머지 폐기물을 태워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은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있고, 에너지화를 위한 시설이 미흡하다.

또 재활용 비율만 해도 세계적인 수준인데 재활용으로 분리해서 가지만 재활용하는 것은 극히 일부다. 나머지는 모두 매립된다. 진정한 의미의 폐기물 리싸이클링이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이다. 재활용률은 세계 정상급인데 재활용 수준은 떨어진다.

 

- 정부의 에너지 재활용에 대한 의지가 문제다.

▲ 어쨌든 한국도 지역 단위로 친환경 에너지타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이 주관이 돼서 운용되도록 해야 한다. 이익이 남더라도 지역에서 활용하면 된다. 그런 구조로 가야 이 사업이 힘을 받는다. 그렇다고 지역주민의 힘으로만 가는 게 아니다.

환경전문가나 지자체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주관 자체는 지역주민이다. 우리는 지역주민의 반대도 심하고 또 정부의 종합적인 사고와 의지가 부족하다. 여기에 관련 예산도 적다. 이것은 환경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산업자원부 문제도 아니다. 또 농림부나 외교부 문제도 아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적인 시스템으로 가야 해결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기후나 에너지 문제와 상관없이 쓰레기 처리만 하면 끝날 게 아니다. 산업부와 농림부도 한시적으로 갈 게 아니라 총체적 연계성을 가지고 가야 한다. 오히려 자신들의 명예만 찾는 일을 골라서 하려 하는 데 문제가 있다.

 

- 에너지 전문부서와 전문 관료가 요구되는데.

▲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약간의 '호프마인드'(Hope Mind)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효과를 내려 하지 말고 길게 가야 한다. 조금 일 할 만하면 공무원들이 보직이 바뀌고 하는 게 문제다. 일본의 지자체 공무원들을 보면 거의 반은 환경전문가다. 웬만한 전문가들도 함부로 얘기하지 못할 정도다.

경험도 많고 실무에 관한 한 전문가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우리도 공무원들이 지역 에너지화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등 전문화가 요구된다. 물론 실패에 대한 책임은 물어야겠지만, 일하다가 실패한 것을 과도하게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격려를 해줘야 한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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