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경제적 가치 무궁무진한 섬·해양문화 살려야”
“안보·경제적 가치 무궁무진한 섬·해양문화 살려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0.01.1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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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1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대한민국은 동해, 서해, 남해 3면이 바다인 반도 국가다. 섬에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거센 풍랑을 헤치고 수많은 외침을 받아오면서 스스로 생존하는 방식을 터득한 섬사람은 수 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섬은 풍부한 예술성과 상상력의 보고다. 예술가들 대부분이 섬 출신이 많다. 하지만 섬은 아픈 역사도 있다. 좌우 이념대립으로 섬사람들이 겪은 아픔이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현실이다.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대한민국 섬은 전체 섬의 70%가 남해안에 집중돼 있다. 리아스식 해안으로 하천의 침식을 받아 물에 잠긴 해안선이 복잡하다. 물결이 잔잔해 바다 양식이 발달해 있다.

“우리와 비슷한 나라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이베리아반도다. 전 세계에는 약 5만 개의 섬이 있다. 우리는 3,677개다. 우리나라는 작지만 섬이 많은 다도해 국가다. 한반도는 태평양 서북부 황금어장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히는 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은 전남 완도가 고향이다. 어릴 때부터 파도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 그는 지난 1984년 서울로 올라왔는데, 늘 바다가 그리웠다.

섬과 등대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서울에 살면서 파도 소리를 못 듣는 게 답답했다. 그래서 가까운 인천 앞바다로 떠나길 반복했다. 옹진군에 있는 덕적도와 장봉도와 백령도로 자주 떠났다. 그러면서 남녘으로 따니길 반복하며 전국 섬들을 찾았다.”고 말한다.

“섬과 해안선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책으로 쓰고 글을 연재하고 문화체육부와 해양수산부 그리고 해양관련 기관과 학교에서에서 섬과 섬 여행 강연을 했다. 특히 등대에 매력에 빠지면서 등대를 해양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인 데다 등대가 5289개에 이른다. 대형등대가 49개 유인등대만도 38개다. 등대는 선박 항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등대는 아무도 모르는 사람에게 빛이 되어준다.”고 설명한 박 소장은 25회째 섬 사랑 시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관계자들이 반응이 없었지만, 시간이 꽤 흘러 2013년 해양수산부가 ‘해양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책임자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지금은 8곳에 해양문화공간이 조성돼 있다.”고 밝히는 박상건 소장을 충무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박 소장으로부터 바다와 섬, 해양자원, 등대문화, 한강의 섬, 섬의 안보적 가치와 관광적 가치, 해양교육, 섬의 아픈 역사, 관광 활성화 문제 등을 짚어 본다.

 

- 어릴 때부터 해양과 함께 한 삶을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섬과 바다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고향이 전남 완도다. 어린 시절에 집 마당이 바다였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갯바위에서 낚시하고 해수욕을 했다. 밤에는 파도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잠 못 이루길 반복했다. 1984년 서울로 올라오면서 철썩이며 부서지던 그 파도 소리가 그리웠다. 그래서 가까운 인천 앞바다로 떠나길 반복했다. 옹진군 덕적도와 장봉도 그리고 백령도 등을 쏘다녔다. 그러면서 가지 못한 남녘으로 떠났고 결국 전국의 섬들을 찾아 나섰다. 섬 현장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책으로 출판하고 블로그 등 SNS에 글을 쓰고 문화체육부와 해양수산부 그리고 해양 관련 기관, 학교 등에서 강연했다. 그때 섬에 있는 등대를 해양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인 데다 등대가 중요하다. 등대는 아무도 모르는 사람에게 빛이 되어 준다. 나는 그것을 모성애라고 표현한다. 등대에서 어린이에게 해양을 제패한 이순신 장군이나 장보고 위인의 삶을 가르쳤다. 등대원은 해안에서 잡아온 해산물을 특별식으로 내줬다. 이런 캠프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에는 큰 반응이 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2013년 해양수산부가 ‘해양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책임자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지금은 8곳에 아름다운 해양문화공간이 조성돼 있다.

 

- 우리나라처럼 삼면이 바다인 국가가 얼마나 되나.

▲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이베리아반도 지중해 대서양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에는 약 5만 개의 섬이 있다. 우리는 3,677개다. 필리핀도 섬이 많다. 우리나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섬이 많은 다도해 국가다. 한반도를 태평양 서북부 황금어장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독도 문제가 일본과 첨예하게 충돌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독도는 지형적으로 타고난 천혜의 해양자원이다. 우리와 비슷한 해양문화를 간직한 곳이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Iberia)반도다. 이 지역의 시골을 가면 우리나라 시골과 너무 비슷하다. 길에 감이 열리고 돌담길이 나 있다. 바닷바람이 강해 돌을 쌓아 담을 만들고, 거기서 잘 자라는 식물을 심어서 먹는다. 어느 것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 우리가 해남 같은 땅끝마을에 가듯이, 지구촌 섬 여행자들은 지중해 땅 끝 마을인 이베리아반도의 까보라카 해안과 등대를 찾는다.

 

- 섬나라 일본은 어떤지.

▲ 한 때 등대해안을 찾아가곤 했는데 요즘엔 일본에 가지 않는다. 일본 가서 보면 그들이 왜 우리나라를 그토록 침략하겠다는 야욕에 불탔는지를 알 수 있다. 사면이 바다인 일본은 망망대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대륙과 연결돼 농촌과 갯벌 등 아기자기한 해양문화가 있지만, 일본은 정신적 역사적 정서가 강한 듯 하다. 섬 출신인 나도 어릴 적 바다를 보면 육지로 나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육지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섬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꿈을 꿀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일본은 가는데 마다 신사(神寺)가 있다. 우리나라에 단군신화가 있듯이, 일본에도 마법의 창이 건국시화다. 하느님이 창을 드는데 태평양에 바닷물이 떨어뜨렸는데 그게 일본열도라는 것이 아닌가. 그 신화가 일본 정신문화를 지배한 탓인지 지역마다 칼의 문화가 배어 있다. 그래선지 왠지 정이 안 간다.

 

- 섬사람들 기질이 예술적 상상력이 풍부하다.

▲ 섬은 해양문학의 보고라 말할 수 있다. 유명한 이청준 작가와 여러 시인 시인과 예술인들을 보면 대부분 섬과 해안지역 사람이 많다. 처음에 섬문화연구소를 만들 때, 사람들이 ‘왜 해양연구소가 아니고 섬문화연구소?’냐고 반문했다. 사실 바다와 관련한 해양문화 역사를 기록하기가 어렵다. 사람이 섬에서 태어나 살고 역사를 기록하면서 문화가 전승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바다이야기가 나온다. 섬에 사람이 없으면 문화도 없다. 그런 바다에는 해적만 왔다 갔다 할 뿐이다. 몇 십년 째 섬사랑시인학교를 열고 있지만, 처음에는 사람들이 바다를 이해 못 하다가 지금은 해양문학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다. 수준급이다. 섬에 가서 시를 낭송하고 시도 짓고 조개도 캐는 등 섬 문화 체험을 한다. 그동안 사람들은 북쪽인 위로만 가려는 욕구가 강했지 남쪽 다도해로 떠나려 하지 않았다. 이제 연중 전체 인구 절반이 섬을 찾는다. 연륙교 등이 이어지고 연안여객선 시설이 잘돼 있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는 해양민족의 후예로서 자라나는 청소년이게 해양의 도전과 응전정신을, 갯바위에 서식하는 해초를 먹고 사는 어류와 미역 따기 체험 등 풍성하고 희망찬 해양문화를 가르쳐 줘야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것에 비중을 두지 않는다. 여행은 해외로 가면서 우리의 섬과 해양에 관심은 소극적이다. 안타깝다.

 

- 섬의 안보적 가치를 짚어보자. 일본은 중국 남지나 해의 작은 섬 센카쿠(尖閣·댜오위다오) 섬에서 충돌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특정 낙도라는 섬 관리를 통해서 해양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인데.

▲ 독도는 외교적 문제가 강해서 뭐라 단정하기 어렵지만, 노무현 대통령 때는 해양영토분쟁 문제만큼은 확실하게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지금 독도 문제를 보면 관광객이 선착장에 10분간 내리고, 길어야 20분쯤 머물다 온다. 10만 원 이상 비용을 들여가면서 오는데 섬 안에서 만세 부르고, 사진 찍고 올 뿐이다. 왜 우리 영토에서 이래야 하나? 산책로도 만들고 해안가에서 조개도 줍는 프로그램도 만들고 다양한 독도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서 없었던 계획이 됐다. 해양수산부 프로젝트 때문에 독도등대에서 며칠 보낸 적이 있다. 동도와 서도를 출렁다리로 연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등대 뒤편 괭이갈매기 서식지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전망대도 하나 들어서 망망대해를 내려다볼 수 있다면....우리가 왜 그토록 일본 눈치를 봐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독도에 박물관도 만들고 해양문화 거점과 해양문화 체험장을 만들자.

 

- 국제적으로 섬으로 공인받으려면.

▲ 유엔이 정한 섬의 국제기준을 충족하려면 만조, 즉 바닷물이 꽉 찼을 때 섬이 물 밖으로 나와 있어야 한다. 또 흙이 있든지 식물이 살아 있어야 한다. 섬으로서의 생태적 환경이 조성돼 있으면 섬으로 인정을 수 있다. 사람이 꼭 살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실효적 지배를 해야 한다. 지금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랴오위다오)라는 조그만 섬 하나를 놓고 서로 자기 섬이라고 충돌하고 있지 않나. 예를 들어 제주도 섬에 해녀들이 와서 콘테이너를 놓고 물질하며 살면 그게 실효적 지배다.

 

- 독도, 실효적 지배 상태인가.

▲ 그렇다. 해양수산부(해수부) 공무원과 해양경비대가 지키고 있다. 등대는 해수부가 맡는다. 보통 독도에 해양경찰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수부 공무원도 파견돼 근무한다. 국회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하면 경비대와 악수하는 그림을 많이 애용하는데 독도등대 가치와 역할도 중요하다. <2회로 이어집니다.>

 

 

박 상 건   

(사)섬문화연구소 소장
계간 섬 발행인, 시인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언론학 박사
1991년 문학과 지역 詩 발표 등단
샘이 깊은 물 편집부장 역임
국토해양부 무인도서관리위원회 위원 역임  
해양수산부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

저서 : 바다, 섬을 품다(2011) /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 여행(2010) / 상위 5%로 가는 사회탐구교실 1-섬과 바다(2009) / 한강의 섬을 찾아서(2009) / 포구의 아침(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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