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라는 생각이 밀려들면 이미 늦었다
후회라는 생각이 밀려들면 이미 늦었다
  • 박종민
  • 승인 2020.01.14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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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시인 / 수필가
박종민 시인 / 수필가

[위클리서울=박종민] 한해가 후다닥 지나쳐 갔다. 1년 365일이란 시일이 순식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을 두고 유수와 같다느니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간다느니 하는데 그런 표현 자체가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며 현실에 안존하면서 그냥 미적거리고 있는 얘기이지 싶다.

누군가가 내게 말했었다. 세월의 흐르는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며 40대는 40km 60대는 60km 70대는 70km의 속도로 내달리는 거라고 했다. 그 말을 곱씹어 보니 그럴듯하단 생각이 든다. 지나온 내 생의 과정을 뒤돌아보니 긍정과 부정이 겹쳐오면서 후회가 엄습해오기도 한다. 부정은 잘못됐단 얘기이다.

나의 부정적인 인식은 바로 후회로 연결이 되어 왔다. 그런 후회가 나의 실수라 하기보다는 대응해나가기 적절한 시기를 놓쳐버리고 말았다는 결론이다. 한마디로 타이밍 아웃이다. 그렇게 실기이었다는 생각에 결론지어보면 아찔아찔하다. 왜 그랬을까? 어느 유행가 가사 말처럼 난 바보처럼 살아온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늦은 것이다.

  빠른 세월 시일 속에서는 후회가 더욱 잦아진다. 빠름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후회가 인생을 좀먹는다지 않는가. 후회라는 생각이 밀려들면 이미 늦었다. 되돌릴 수가 없이 적잖이 늦어있는 것이다. 타이밍 아웃이 아닌 타임아웃인 것이다. 이젠 이미 지난 과거이며 흘러서 사라져 가버린 세월에 대고 헛소리와 허우적대며 허튼 발길질을 해대고 있는 거와 같다.

이리저리 나 자신을 돌아다보니 내가 때론 한심하단 느낌이 든다. 내가 그랬던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정신이 들면서 철이 나는가도 싶지만 나와 함께 거쳐서 간 세월이 수십 개 성상을 내가 딛고 밟고 사라져간 것이다. 지나쳐 간 과거를 되돌릴 길은 없다.

후회해 봤자 마음속에 울화통만 자극하며 내 작은 가슴을 쳐대며 냉가슴 앓기이다. 미련도 후회도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공상이며 망상이 돼버린 것이다. 휴지통에 넣어 소각시키거나 쓰레기봉투에 담아 폐기장으로나 보내야만 되는 낡고도 무모하고 무지한 생각일 뿐이다. 그냥 아무 데고 묻어 덮어두고 싶다.

  필자의 실사례 한 가지를 든다. 나는 시방 잇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나이 지긋이 들어 이빨과 잇몸이 성성하고 건강한 사람이 몇이나 되랴 싶지만, 그간 젊어서부터 관리를 전혀 하질 아니했다. 젊어 한때 피가 팔팔 끓는 청춘 시절엔 누가 뭐래도 제대로 보이는 게 별로 없었다.

소주병이나 맥주병을 병따개를 가지고 따는 게 아니라 입에 물고 그냥 따 버렸었다. 지가 뭘 잘났다고 폼 잡고 어느 전설이나 신화에 나오는 힘센 장군이나 된 척하면서 우쭐대고 초싹거렸던 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잔뜩 흘러간 뒤에 언제부턴가 이가 많이 상해 아픈 것이다.

술병을 입에 물고 병마개를 따 대던 어금니가 다 망가지며 상해버렸다. 뒤늦게 치과 치료도 해보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한번 터져 난 나의 잘못이다. 사려 깊지 못하고 행한 어설픈 행동과 잘못 판단해온 죄과를 돌이킬 수가 없는 지경에 까지 이런 것이다.
 
  이제는 후회가 생성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다. 특별한 비책이 따로 없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을 표준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네 생활 속 일상이 복잡하면서 거칠다. 갈수록 살아가는 삶의 마당이 치열하고 처절하며 힘겹다.

매사의 행동거지에 있어서 진지하게 숙고하며 바로 보고 바로 생각하면서 주의하며 조심해야 한다. 예측 할 수 있는 게 후회다. 후회를 예감하고 예측해서 미리 막아야 한다. 후회 없는 인생 삶이 있겠냐만 최소한으로 줄여나가며 살아가는 삶이라면 그것이 행복이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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