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안풍’ 만들 수 있을까
제2의 ‘안풍’ 만들 수 있을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0.01.2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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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안철수 ‘독자 노선’

[위클리서울=김승현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또 다른 태풍이 등장했다. 1년 4개월여만에 돌아온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이고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안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보수통합론에 대해서도 “1대1 진영 구도로 가는 건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일이다”고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정치권 판도를 뒤바꿀수도 있는 안 전 대표의 행보를 전망해 봤다.

 

1년 4개월여만에 돌아온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신당 창당할 뜻을 밝혔다. ⓒ위클리서울/김용주 기자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언급하며 주사위를 던졌다.

그의 독자 행보 구상대로라면 이번 총선은 1대1 양자 구도보다는 여러 정치 세력이 경쟁하는 다당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신당 창당과 진보 진영 정당 간 선거 연대 등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이제 안 전 대표의 선택은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을 기반으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거나 또 다른 ‘안철수당’을 만드는 방식으로 총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실용은 이상적인 생각에만 집착하는 것을 거부하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렵고 외로운 길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7년 전 저를 불렀던 바람을 가슴 깊이 담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일차적인 공격 대상은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그는 “정권 폭주를 저지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현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야당도 그의 일침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등을 향해서도 “반사이익에만 기대느라 혁신하지 못한다”며 “반문재인, 비한국당 기조 속에서 기존 보수·진보 진영에 만족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을 목표로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그는 과거 비슷한 구상으로 성과를 올린바 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해 호남과 수도권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 38석을 얻어 제3당이 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리모델링 VS 새 집

하지만 이번엔 더 어려운 승부가 될 수 있다. 대선 과정을 거치며 안 전 대표에 대한 평가가 냉엄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과거처럼 신선한 이미지를 불러오기엔 약발이 다했다는 평가다.

안 전 대표의 귀국 일성에 정치권의 평가도 엇갈린다. 한국당은 안 전 대표가 일단 ‘반문 연대’에 공감하고 있다며 여전히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문재인 독주 견제라는 차원에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함께하겠다는 제 뜻은 변함없다”며 “안 전 대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당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독자노선과 불출마 발표 때 다소 놀란 듯해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박수 대신 팔짱을 낀 채 신중하게 듣기만 했다.

안 전 대표는 구체적인 창당 계획에 대해 “일단 여러분을 만나 상의하려고 한다. 그러고서 최선의 방법 찾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초 구상이 변화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신당 창당’ 수준의 바른미래당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손학규 대표의 용퇴를 압박하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안 전 대표가 제2의 돌풍을 불러오긴 위해선 호남의 지지 회복과 ‘안풍’의 도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호남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변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호불호도 분명해 졌다.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을 물어보는 여론조사에서도 안 전 대표는 평균 20%가량을 기록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황 대표와 달리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일정 부분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선거판을 통째로 바꾸는 파괴력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안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으로부터도 당 복귀에 대한 요구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일단 선택은 ‘중도 독자 노선’이었다.

현재 상황에서 중도층을 중심으로 40%의 민심을 일차적인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대선 때보다도 상황은 쉽지 않다.

어렵고 외로운 길을 택하겠다고 공언한 안 전 대표가 4월 총선과 차기 대선 과정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2의 안풍’을 만들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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