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5명 중 1명은 ‘청년’, OECD 1위 오명
실업자 5명 중 1명은 ‘청년’, OECD 1위 오명
  • 김범석 기자
  • 승인 2020.01.20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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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산 넘어 산’

[위클리서울=김범석 기자]  새해가 들어서도 경제계 최대 난제는 ‘청년실업’으로 모아지고 있다. 작년 고용률은 60%를 넘으면서 22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실업률도 높았다. 3.8%로 2001년(4.0%)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도 2015년 집계 이래 최대였다. 그만큼 청년들의 취업난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취업자는 2715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1만 6000명 늘어나 5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청년실업 문제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청년 실업 문제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위클리서울/ 그래픽=이주리 기자

청년실업 문제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712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만 1000명 증가했다. 2017년 이후 30만명대를 다시 회복한 셈이다. 이는 전년인 2018년 증가폭 9만 7000명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은 줄곧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작년 1월 취업자 증가폭은 1만 9000명에 그쳤지만 2월과 3월에는 20만명대 증가폭을 이어갔다. 4월에 잠시 17만명대로 떨어졌으나 5∼7월에 다시 20만명을 넘어섰다.

뒤이어 8월 45만 2000명, 9월 34만 8000명, 10월 41만 9000명, 11월 33만 1000명으로 4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증가폭을 이어갔고 12월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실업자도 106만 3000명으로, 2016년 이래 4년째 1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2018년(107만 3000명)을 제외하면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로 가장 많다는 지적이다.

 

‘구직단념자’ 증가

작년 실업률은 3.8%로, 2001년(4.0%) 이래 가장 높았던 전년과 동일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9%로 전년보다 0.6% 하락했다. 이는 2013년(8.0%)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특히 20대 후반(25∼29세) 실업률은 8.0%로 0.8% 낮아졌다.

그러나 청년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지난해 22.9%로 2015년 집계 이래 최대였다.

작년 연간 고용률은 전년보다 0.2% 상승한 60.9%로 22년 만에 최고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작년 고용률은 66.8%로 전년보다 0.2% 상승했다. 이는 1989년 집계 이후 최고다.

취업준비자는 74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 4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53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세 회복과 고용률 상승과 관련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일자리 사업과 전년도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정부에서 적극적인 일자리 사업 의지가 있어 올해도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청년실업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우리나라 실업자 5명 중 1명은 20대 후반의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업자 중 25∼29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기록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에서 25∼29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21.6%로 조사됐다. 이는 OECD 36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20대 후반은 전체의 7.8%를 차지한다.

실업자 5명 중 1명이 20대 후반이라는 것은 실업 문제가 유독 청년층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뒤이어 덴마크(19.4%), 멕시코(18.2%) 순이었고, 미국은 13.0%, 일본은 12.6%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OECD 국가들의 청년고용지표 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년(15∼29세) 실업률은 2018년 9.5%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8년(7.1%)에 비해 2.4% 포인트 오른 반면 OECD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10.4%에서 9.1%로 감소했다. 또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의 체감실업률은 2018년 22.8%를 기록했다. 실제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실업자 수도 늘었고, 전체 실업자 가운데 청년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진 것이다.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업들이 청년들을 신규 채용하기보다는 경력 위주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신산업이 육성되지 않다 보니 채용문이 좁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산업 육성’ 절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민은 2020년 경제 이슈 1위로 ‘청년실업 및 고용문제’를 꼽았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지역 표본 1,200가구를 대상으로 2020년 경제 이슈 1∼3순위까지 3개 이슈를 선택하도록 해 합계를 낸 결과 1위 ‘청년 실업 및 고용문제’ 49.6%, 2위 ‘부동산 경기’ 28.7%, 3위 ‘생활물가 상승’ 20.6%, 4위 ‘주 52시간 근무제’ 20.5%, 5위 ‘소득 양극화’ 18.5%, 6위 ‘소비심리 및 내수경기’ 17.9%, 7위 ‘저출산 고령화 문제’ 17.4% 등으로 나타났다.

1순위만 집계한 결과에서도 청년실업 및 고용문제가 28.0%로 1위를 차지했으며 부동산 경기가 9.9%, 소비심리 및 내수경기가 7.7%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서울시민은 대다수 경제 이슈가 새해에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13개 경제 이슈 중 개선 전망 점수가 기준치(100)를 웃도는 이슈는 ‘4차 산업혁명 대응’ 1개이고, ‘에너지 정책’(95.3점), ‘청년실업 및 고용’(90.7점), ‘남북경협’(88.6점), ‘주식 시장’(87.3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는 54.8점으로 개선이 가장 힘들 이슈에 꼽혔다.

한편 65세 정년 연장 논의가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실업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정년연장 혜택이 노조가 있는 대기업의 정규직에만 집중돼 양극화가 심해지고 20대 실업과 조기퇴직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정년연장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60세 정년 연장으로 기업 인건비 부담 가중과 조기퇴직 증가, 청년실업 악화, 노동시장 양극화 등이 생겼다고 밝혔다.

정년퇴직자는 60세 정년이 처음 도입된 2016년 35만 5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정체됐지만 조기퇴직자는 연평균 51만 4000명으로 이전 4년간 평균(37만 1000명)보다 늘었다.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에서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부담은 청년채용 축소로 이어졌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인 에코세대가 취업시장에 들어오고 경기도 좋지 않은 데다가 정년연장으로 대기업 신규채용 여력이 축소된 영향이 있다는 해석이다.

청년 구직자 중 4년제 대학졸업자와 대기업 신규채용 규모 격차는 연평균 25만 3000명으로 이전(22만 6000명)보다 커졌다.

한경연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장기적으로 정년연장이 필요하지만, 성급한 정년연장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60세 정년연장의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규제 완화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의료·바이오 등 서비스업 분야, 제조-서비스업 융합 분야, 신산업 등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며 "민간에서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촘촘히 설계하고 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구 변화를 반영 고용 시장을 더욱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고용률(생산가능인구/취업자 수) 중심으로 지표를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절대 인구가 지속해서 줄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 수의 1년 전 대비 증감은 시장의 단면만을 보여준다는 판단에서다.

이 관계자는 “연령별로 인구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며 "보완 작업을 마친 후 마무리 되는대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가 올해는 햇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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